배달사고 날라, 시간에 쫓겨 못 다한 -3편- 황룡얘기를 조금 더하고 넘어가야겠다. 카르스트
장관 지형을 이뤄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황금색의 황룡(黃龍)...
송경하 작품
그곳을 오르며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비경을 캠코더에 담고 담는데, 가끔 탁탁 튀며 화면이
짜증을 낸다. Head에 이상이 감지된 것이다. 세상에~ 이것 또한 고산증에 떨고 있는 건가?
만보 고개 갸웃갸웃 거리며 오채지 전망대 까지 와, 자연의 으뜸이며 대빵인 태양의 살아
있는 빛을 그대로 받아 오색찬란한 물빛으로 춤 추며 나를 반기는 오채지(五彩池)를 넣으
려는데, 에~고 에고~ 캠코더 산소부족 호소하며 그만 가버렸다. 이를 어쩌나...
핸식이 엉아 작품
서울에서 준비물 챙길 때, ‘흰돌모임 역사 30주년 기념’의 중요성과 더불어 함께하는 이화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모두에게 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 속에 제일 신경 썼던
부분이 빵구나 눈앞이 캄캄했다. 혹시 하는 마음에‘캠’을 두개를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
이다 하나 만 가지고 온 것을 내심 후회했지만, 이미 비행기타고 여기 왔다. 만보인들 어쩔
수 없는 일... 온몸에 힘 쭉 빠져 터벅터벅 내려오며 갑자기 생각난 것은 일행 중 선배이신
윤치영 선배님(작년 정년퇴직)께서 가지고 온 같은 기종 캠코더였다.
한줄기 햇살... 죽으라는 법은 없어... 만보는 행운아... 늴리리 맘보가 되어 룰루랄라~~~
가벼운 발걸음이다.
선배님께 ‘캠’을 접수하고, 도착(22:40)한 숙소 파라다이스 호텔내의 풍경은 밤을 아름
답게 수놓고 있었다. 조도를 적당히 조화시켜 형형색색 은은하면서도 휘황찬란하게 꾸며놓은
조명은 밤의 포근함을 느끼게 하고, 로비 중앙에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호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피해 짝을 지어 한가로이 밤을 보내는 백조들은 연정(동백 생각)을 부른다.
식당에 들어서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깔끔하면서 우아한 뷔페식당. 무수히
많은 음식 중에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골라 점심과 마찬가지로 배 불리 또 먹었다. 나와
마찬 가지로 후배 껄떡이(김창연) 또한 만만디 체질이라며, 연신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하며
희희낙락이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회장님이 다녀와 말씀하신대로 고산증에 시달린 울 많은 일행들...
저녁 식사도 못하고 핼쑥한 얼굴로 그냥 숙소로 올라간 것이 배부른 다음에야 생각난 것이다.
마눌 포함 욱이 그리고 나만 믿고 천안에서 올라온 순자씨... 뭐 훔쳐 먹다 들킨 것 같은
느낌... 산 사람이라도 잘 먹어야 된다는 말에 위안을 삼으며 숙소에 올라와 드리워진
창 커튼을 걷었다.(24:00)
건너편 하늘에는 신이 주신 하나밖에 없는 둥근 보름달이(음력 6/15) 휘영청 밝은 모습을
하고 호텔 높은 빌딩위에 걸려있다. 세상 어디에서 보나 똑 같을 수밖에 없는 달을 서울하늘
을 떠나 이곳 구채구에서 보는 맛, 감정은 더욱 맛있어 콱 깨물고 싶다.
감정에 취해 마냥 달님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일, 내일을 위해 캠코더에게도 밥(충전)을 줘야
한다. 총 다섯 개의 밧데리, 시간과의 싸움이다. 평생 웬수, 애물덩이 막내 넘은 고산증에
속이 울렁인다는 핑계에... 엄마 약손이 필요하다는 지극히 합당한 명분까지 내세워 순자씨
와 한방 쓰는 진정한 내(만보) 것... 지 엄마 품에 앵기고... 룸메이트 선배(송조웅)는
샤워 후 피곤한지 금방 깊은 잠에 빠져 들었지만, 누워있으면 행여 잠들라 걱정되어 졸린 눈
부릅뜨고 그냥 기다리며,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이 돼서야 만보는 구채구의 새벽을 맞으며
잠에 곯아 떨어진다.
모닝콜(06:30)에 눈이 떠졌다. 선배는 이미 일어나 WC 에서 음식 처리장과 씨름을 하고 있다.
평소 장이 부실해 고생하는 선배는 시원하게 거시기를 마무리 못했는지 나오면서 궁시렁이다.
사람이 가져야 할 것 중의 기본이며 진짜 꼭 필요한 것,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하는
세 가지의 복을 갖고 있을 때, 요즘 흔히 말하는 웰빙족이 될 수 있는 조건인데...
사람 사는 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07:00 깔끔 상쾌한 아침식사(뷔페)를 하고 로비로 나와, 안개를 허리에 휘감고 병풍처럼
둘러싸인 장엄한 돌산을 로비 투명유리로 보면서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어젯밤에 보았
던 로비 야경의 풍경이 아름다웠던 여자(처녀)라 치면, 아침의 풍경은 분명 씩씩하고 건장한
청년 남자였다. 호텔의 명칭에 걸 맞는 파라다이스 호텔(별 다섯) 만보 인정했다.
지상의 낙원이라고...
(살아있는 병풍) 파라다이스 호텔 뒷산
08:20 구채구에 가기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제 고산증으로 고생했던 회원님들 하룻밤을
보내면서 대부분 원기회복 됐지만, 몇 명은 아직도 고생이다. 그중 설사까지 동반한 순자氏
아침도 못 먹고 시간에 쫓겨 내려오다. 그만... 뽀지직... 노 팬티란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일... 사실대로 말하는 동갑네기 화끈한 순자氏, 또 사실 그대로 팍팍 써야하는 만보의
~살가이~ 골 때린당.
구채구 가는 길, 주변에는 오지였던 이곳에 공항이 생겨 많은 관광객이 찾아, 호텔 신축을
비롯한 공사들이 이뤄지고... 규모에 비해 많은 일꾼들로 부쩍 인다. 될 수 있는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을 동원해 배 고품도 조금은 해결하고, 개발도 하려는 만만디 방식 그들
만이 할 수 있는‘양수겸장’을 보면서, 졸~라 빨리빨리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빨리해서 물새고, 무너지고 지랄염병 떠는 것 보다는 날 것 같아서다.
08:50 구채고 매표소 입구에는 장족의 복장을 한 점잖은 아찌가 카우보이 모자 폼나게 눌러
쓰고 허리 옆에는 칼(단검)을 차고 있다. 또한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분빈다. 초등학교 때
엄마 손잡고 창경원 벚꽃놀이 구경 가 엄청 많은 사람들 틈에 잠시 엄마를 잃고 울었던 생각
이 난다. 사람의 욕구 중 하나인 구경,‘동화세상 구채구’의 비경을 구경하기 위해 우리의
회원님들 소풍 나온 유치원 애들처럼 조잘대며 질서정연 대열 갖춰 길게 줄을 서있다.
만보의 매니저 회장님이 넣어주신 사진
다음 편 만보의 ~살가이~ 동화세상 구채구를 기대해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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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만보의 허튼소리... 봉창 한마디...
요즘 목동 의과대학은 증축으로 인한 ‘빨리빨리’ 난리 아닌 난리라, 만보 2학기
개강(7/16월)을 앞두고 지난 토욜(21:00)과 일욜(24:30)붙잡혀 현장 사람들과 함께했다.
강의실이 별관동(영안실)에 접수되어 신축(95년 5월)되기 전 까지의 임시강의실 시설물
점검 및 시청각 기자재 설치를 했기 때문이다.
빡빡한 공사 일정에 사람과 장비가 할 수 있는 한계에서 오는 부실이 염려된다.
내가 의과대학 근무하며 11년을 지나는 동안 꽤 많은 하자를 접하면서 느꼈던 것은 싼 것은
고작 맛없는 비지떡 밖에 될 수 없다는 거다. 공사비 깎았다고 좋아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그 들이 바보 멍텅구리 짱구 아닌 이상, 깎은 만큼 싼 자재로 도배를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7~8년 전, 2층 복도 전체가 천장에서 물이 하염없이 주룩주룩 흘러 원인
을 찾은 결과 얼마 차이 안 나는 싼 것을 쓴 스프링클러(자동소화설비)의 결함 때문이었다.
신축한 그해 부터 비오면 여지없이 새는 여러 곳을 만보의 요구로 모 건설 전문 A/S 팀이
뻔질나게 드나들면서(3년) 뜯고 바르고 별 방법을 다 동원하였지만 헛다리 긁고, 결국 외부
업자(만보의 고딩♀ 동창 남편)를 통해 4년 만에 가까스로 해결 할 수 있었다. 시설과 직원
들도 다 아는 일...
항간에 목동 의대 시설과장(영양가 없는) 이라고도 불리며, 마눌 동백이에게 비싼 밥 얻어
묵고 사는 못 말리는‘오지랖’ 만보 헛소리 안한다.
이루 말 할 수 없는 많은 문제... 더 이상 나열하면 요즘 모 TV 주인공으로 나오는 역사적
인물, 왕회장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것 같아 여기서 끝내야겠다.
어제도 늦은 퇴근 길, 경비실로 부터 삐리릭 핸폰 날아왔다.
임시 강의실에 빗물 들어온다고...
구채구의 아름다운 물... 강의실에 흘러 들어오는 물... AC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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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올림픽이 한창이지만, 스포츠 광인 만보, 요즘 그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멕시코 전도 졸며 봐 생각도 안 나고... 그리스와의 축구 경기는 물론 과거 올림픽
금메달 꿈을 그리며, 만보가 한때 열씨미 운동했던 유도 경기도 못 봤다. 오늘 출근 해서야
우리에게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겨주어 기쁨을 준 소식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의대 여학생
들이 이원희 선수를 칭찬하며, 그의 외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 나누는 것을 귀 동냥
으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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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에게 2:0으로 뒤진 채, 전반을 끝내고 후반 시작 하자마자 한골을 또 먹고도 낙심하지
않고 열심히 뛰고 뛴 울 선수들... 조재진의 빠른 머리로 내리 2골...
놀랜 말리 선수... 급한 나머지 머리로 자기네 골문을 두둘겨 3:3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축구 8강 진출 확정(04:20) 울 선수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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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들른 모든 분들 좋은 하루 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