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즈음이면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신혜교 부장님이 소식을 전해주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이웃 동아리 소식을 들려주셨습니다.
"23년 이웃동아리 공모형 심사했습니다.
23년 이웃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활동해보고 싶다고 신청한 모임이 무려 58개입니다.
450명 실인원!
이런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이런 분이 지역에 사시는구나...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심사를 통해 45개 모임을 선정했습니다."
이웃 동아리 활동으로 이렇게 다양한 주민을 만납니다.
서귀포서부복지관은 ‘주민 주도형’과 ‘사회복지사 제안형’
두 가지 방식으로 이웃 동아리를 운영합니다.
이번에 들려주신 소식은 주민 주도형 동아리입니다.
주민들이 스스로 원하는 동아리를 꾸리면,
복지관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공간이나 행정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2021년에는 31개 동아리 360명이었는데,
23년은 더 늘었습니다.
한국 사회 여러 청년 활동의 핵심에는 마음을 읽어주고, 공동체를 만들어주고,
공동체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세 흐름이 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생활세계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이루어졌던 이 세 가지를
이제는 누군가 주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이 세 가지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어디에서도 살피지 않기도 합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나서야 하는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첨단 자본의 상품이나 거짓 종교의 광풍이 그 빈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진실한 이웃 관계가 더욱 절실한 시기입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모든 거래에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 시대.
이런 사회 속에서는 네트워크(관계, 공동체)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모든 관계에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입니다.
비용만 있으면 온갖 만남이 가능해진 시절이지만, 그럴수록 여유 자본이 없는 이는 더욱 외롭습니다.
드라이브-스루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시대이지만, 이동 수단이 없는 이는 더욱 고립됩니다.
스마트폰 앱 터치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지만, 터치 도구와 정보가 없는 이는 더욱 소외됩니다.
인간성을 마음에 두고 인간애를 붙잡는 이들의 역습. 복지관이 나설 때입니다.
복지관 사회사업의 핵심은 ‘관계’입니다.
둘레 사람과 좋은 관계는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세우고 지탱하는 바탕입니다.
튼실한 관계망은 문제 대처와 해결의 원천입니다.
풍성한 인간관계와 이웃 관계가 역경을 이겨내는 탄력성이 됩니다.
둘레 사람과 좋은 관계가 있다면 외로움과 고립과 소외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행인 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복지관과 사회복지사는 선한 일을 하는 곳과 그런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곳에서 주선하는 이웃 모임이라면 믿음이 갑니다. 신뢰가 모임을 찾게 만듭니다.
옆집은 있어도 이웃은 없다는 시대이지만,
서로 무관심한 이웃을 변하게 하는 것도 결국 이웃입니다.
이웃이 이웃을 고귀함으로 이끕니다.
단, 누군가 주선할 때 가능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시대를 읽어가며 나아가는
서귀포서부복지관, 응원합니다.
첫댓글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나설 때입니다.”
“인간성을 마음에 두고 인간애를 붙잡는 이들의 역습. 복지관이 나설 때입니다. 복지관 사회사업의 핵심은 ‘관계’입니다.”
요즘들어 사회복지사, 특히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을 고민했습니다. 복지야성-전문가 편을 읽으면서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전문성이라 할 만한 요소가 있을까.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흔히 사회복지사는
안으로는 상담 기술을 익히면 좋다, 밖으로는 사회운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을 늘 받는다고 하던데..
정체성을 분명히 해서 마땅한 일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고 싶어요.
선생님 글로 또 배웠습니다.
안연빈 선생님, 짧은 글인데도 그 속에서 배움을 얻네요.
고맙습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에 쓴 글 일부를 인용했어요.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전문성이라 할 만한 요소가 있을까?
하기 나름이지요.
누구나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나 하는 일 같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