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목자의 길"(요 10:11~15)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 달아나는 것은
그가 삯꾼인 까닭에 양을 돌보지 아니함이나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서론: 오늘날 우리 교회가 직면한 영적 위기
사랑하는 MD사역자 여러분, 그리고 목회 동역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참으로 마음 무겁고도 거룩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날 왜 수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 방황하고 있는가?”
과거에 교회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이 찾아와 위로를 얻는 안식처였습니다.
절망에 빠진 이들이 소망을 얻고,
삶의 길을 잃은 이들이 진리의 말씀을 듣고 다시 일어서는 영적 고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은 어떠합니까?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받으러 들어온 교회가,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주는 장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말씀의 영적 양식을 먹고 영혼이 날마다 생명력을 얻어야 할 강단에서,
도리어 성도들이 영적 기근에 시달리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리고 있습니다.
양들이 목자를 신뢰하지 못하고, 목자의 음성을 들어도 마음이 평안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하나님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보여주어야 할 목자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도를 주님의 사랑으로 안아주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목자가,
도리어 성도를 아프게 하고 실족하게 만드는 가시가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오늘 우리는 남을 탓하기 전에, 세상을 비판하기 전에, 강단에 서는 우리 자신부터
하나님 앞에서 찢기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과연 나는 주님이 맡겨주신 양들을 목숨 다해 사랑하는 선한 목자입니까,
아니면 양들의 영혼보다 나의 안위와 유익을 먼저 계산하는 삯꾼에 불과합니까?
본론
1. 교만과 계급의식을 버리고 종의 섬김을 회복해야 합니다
성도가 목자에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게 되는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목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교만과 계급의식입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의 직분을 맡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성도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여기기 시작한다면 목회는 본질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신학적 지식은 성도를 진리로 인도하고 섬기기 위한 도구이지,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거나 성도를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바울은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운다”(고전 8:1)고 했습니다.
참된 지식은 사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더욱 겸손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세우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인자가 온 목적도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려 함이라고 하셨습니다(막 10:43-45).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기시며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요 13:14-15).
목자의 권위는 높은 자리나 학위, 직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낮아지고 희생하며 섬기는 삶에서 나옵니다.
베드로 역시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3)고 권면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를 아래 사람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어 가는 지체와 동역자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2. 강단의 거룩함을 회복하고 말씀 앞에 성실해야 합니다
강단은 목회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정치적 견해, 감정과 하소연을 쏟아놓는 자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지친 영혼이 위로받으며, 죄인이 회개하고 새 힘을 얻는 거룩한 자리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2)고 명령했습니다.
따라서 설교자는 무엇보다 말씀 앞에 성실해야 합니다. 에스라는 하나님의 율법을 연구하고,
먼저 자신이 실천한 후에 백성에게 가르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스 7:10).
설교자에게도 같은 순서가 필요합니다.
먼저 말씀을 깊이 연구하고 묵상하며, 그 말씀 앞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순종한 뒤에 성도에게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요 21:15-17)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목자에게 맡겨진 중요한 책임은 양들에게 영적인 양식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강단에 서기 전에 “내가 전하려는 말씀이 정말 본문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인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성경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아닌가”를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설교는 화려한 언변이나 유머가 아니라 기도와 묵상, 말씀과의 씨름,
그리고 먼저 순종한 삶에서 나오는 생명의 선포가 되어야 합니다.
3. 언행이 일치하는 정직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도들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주는 것 가운데 하나는 목회자의 말과 삶이 다른 모습입니다.
강단에서는 사랑을 외치면서 실제 삶에서는 분노와 미움을 드러내고, 물질의 유혹을 경계하라 말하면서
자신은 돈과 권력과 명예를 좇으며, 거룩과 정직을 가르치면서 일상에서는 거짓과 위선으로 살아간다면
성도들은 목회자뿐 아니라 그가 전하는 말씀에 대해서도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지 아니한다”(마 23:3)고 책망하셨습니다.
야고보도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지 말라”(약 1:22)고 했습니다.
목회자는 말씀을 잘 설명하는 사람 이전에 말씀을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물론 목회자도 연약한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했을 때 인정하고, 죄를 범했을 때 회개하며, 성도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정절에 있어서 믿는 자에게 본이 되라”(딤전 4:12)고 권면했습니다.
목회자의 진정한 영향력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진실한 삶에서 나옵니다.
삶이 뒷받침되는 설교만이 성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4. 성도를 수단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영혼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참된 목자는 성도를 교세 확장이나 자신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께서 맡기신 귀한 영혼으로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요 10: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대로 삯꾼은 위험이 닥치면 양을 버리고 도망합니다.
결국 선한 목자와 삯꾼의 차이는 양을 사랑하느냐, 아니면 이용하느냐에 있습니다.
교인 수와 재정, 건물의 규모가 교회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목회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을 때까지 찾아 나서는 목자의 모습을 통해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눅 15:4-7).
바울도 목회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라고 권면했습니다(행 20:28).
성도는 목회자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성도가 경제적인 어려움과 질병, 가정의 아픔과 영적 시험 가운데 있을 때
목자는 함께 아파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다른 의견이나 비판을 제기한다고 해서 성도를 적으로 여기거나 배척해서도 안 됩니다.
목자는 넘어지는 양을 일으키고, 길을 잃은 양을 찾아가며,
상처 입은 영혼이 다시 설 수 있도록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결국 참된 목회는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낮아지는 것이며,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이고,
말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 영혼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모든 목회의 기준과 가장 완전한 본은 양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신 선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결론: 회개와 결단,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길로
사랑하는 목회자 여러분, 그리고 성도 여러분.
지금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통회하고 자복해야 할 때입니다.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고 실족하게 된 것은 그들의 믿음이 약해서만이 아닙니다.
목자인 우리가 먼저 겸손하지 못했고, 말씀 앞에 성실하지 못했으며, 삶과 말이 일치하지 않았고,
주님의 마음으로 성도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도를 향해 손가락질하기 전에,
바로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해야 할 가장 큰 죄인임을 고백해야 합니다.
지식의 교만을 십자가 앞에 내어놓읍시다.
준비 없는 무성의한 강단을 통회하며 말씀의 깊은 샘으로 다시 들어갑시다.
말만 무성했던 위선의 삶을 벗어버리고, 삶으로 말씀하는 정직한 증인이 됩시다.
양떼를 이용의 대상이 아닌 목숨 바쳐 섬길 천하보다 귀한 영혼으로 다시 가슴에 품읍시다.
예수님은 선한 목자로서 우리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그 흘리신 피로 우리를 구원하셨고, 그 사랑으로 우리에게 양떼를 맡기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다시 그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이 피 흘려 사신 성도들을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며 겸손히 섬기는 자리로 돌아갑시다.
우리가 진정으로 돌이켜 선한 목자의 제자로 바로 설 때, 상처받고 방황하던 양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와
영혼의 쉬어감을 얻고, 이 땅의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을 온전히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은혜가 우리 모두와 한국 교회 위에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 안에 있는 교만과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예수님처럼 낮아져 섬기게 하옵소서.
말씀을 맡은 자들이 기도와 묵상으로 강단을 거룩하게 지키며, 전하는 말씀을 먼저 삶으로 살아내게 하옵소서.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을 버리고 잘못을 인정하며 회개하는 정직한 목자가 되게 하시고,
성도를 숫자나 목회의 수단이 아니라 주님께서 피로 사신 귀한 영혼으로 바라보게 하옵소서.
잃은 한 영혼을 끝까지 찾아 품으신 선한 목자 예수님의 마음을 주시고,
맡겨진 양들을 사랑과 눈물로 섬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