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유럽여행에서 프랑스 파리를 관광할 때 나타나는 고질적인 부조리 한가지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럽여행 패키지 관광상품은 국내에서 함께 출발한 여행사 직원이 일행들을 데리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서 코스를 돌면서 현지 여러 도시마다 있는 새로운 가이드를 만나서 관광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가이드 마다 각종 옵션 관광이 있는데 현지 가이드들은 이 옵션 관광에 목을 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물론 그들의 생계와 관련된 것 인만큼 이런 행태에 대해서 굳이 일일이 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에서는 눈에 보이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옵션 관광이 존재하며
제가 십여년전 처음 갔을 때도 하든 옵션이 최근에 다녀오신 일부 패키지 여행 얘기를 들어보니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기에 도저히 넘어 갈 수 없어서 소개 해 드립니다.

문제의 옵션 관광은 바로 "파리 야간투어"라는 옵션입니다.
이게 뭐냐 하면....?
세느강 유람선 과 에펠탑 등은 기본적으로 낮에 구경하게 되어 있는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같은 코스를 야간 시간대에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낮에 보는 파리와 야간에 보는 파리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환상적인 파리의 야경을 구경시켜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파리의 위도는 우리나라 보다 높아서 북위 약 48부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위도가 높은 지역의 특징은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낮이 길고, 겨울에는 밤이 긴 밤낮의 길이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는 여름에는 밤 10시~11시 정도는 되어야 완전히 어두워질 정도로 밤이 됩니다.

에펠탑의 온전한 야경을 보기 위해서는 낮이 가장 긴 6월에는 밤 11시 정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밤 9시 정도는 우리나라 오후 5~6시 정도의 느낌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야간 옵션을 선택한 관광객들에게 가이드가 퇴근을해야 하기 때문에 낮이 긴 여름이라고 해서
밤 10~11시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려서 관광을 시켜 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이드의 모든 일정은 초저녁에 끝납니다.
특히 유럽 쪽 가이드들은 대충 연장근무라는 건 없기 대문에 더 인정사정 없습니다.
이것은 가이드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고 같이 다니는 버스기사도 일찍 퇴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손님이 야간투어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결국 초저녁 시간에 세느강 유람선과 야경을 감상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밤 11시는 되어야 진정한 야경이 펼쳐지는데 주간 관광이나 야간 관광이나 보이는 건 똑같은 주간 풍경인데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야간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일행 중에 야간 옵션을 선택한 사람이 없을 경우
그 이후의 파리지역 안내를 담당한 가이드의 태도가 문제입니다.
처음 만날 때부터 야간 옵션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드니 결국 관광객들이 야간 옵션을 택하지 않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여 무성의한 태도로 가이드를 하기 시작합니다.
심한 경우 일정에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관광지에서 터무니 없이 짧은 자유 시간을 주고
박물관이나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겨우 30분 정도 주고서 그 시간에 거길 다 보고 나오라고 하는 등
사진만 찍고 떠나기를 제촉 합니다.
한술 더 떠서 조금 늦게 나오는 손님이 있으면 아주 공개적으로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당연히 오후 4~5시 정도만 되어도 해가 떨어지니 아마 이러한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확실한 일몰 시간대를 확인해서 공부하고 간다면
오히려 여행사에 미리 여행일정을 수정해서 아예 옵션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요
이처럼 패키지 여행은 사고의 위험이 적어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것을 잃는 수도 있는 여행입니다.

끝으로 파리의 가이드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며 생계의 수단에 불과하겠지만
그 각각의 관광객들은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에 평생 한 번 그 곳을 다녀가는 사람들이거나
그리 쉽게 다시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볼 일 없으니 농간을 부려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은 당신들이 가이드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알차게 관광하지 못하고 돌아가면
그 곳에 다시 가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마 당신을 평생 원망하고 욕하며 살아 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스쳐 지나간 수많은 관광객들 하나하나를 기억할 수 없겠지만,
그 곳에서 당한 관광객들은 모두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고국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서 정말 당신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