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금정산 부채바위.무명암.대륙봉
부산 클라이머들의 꿈과 희망의 산실
오버행과 페이스에 다양한 크랙루트
옛날 옛적에 금정산의 고당봉 동쪽 아래 작은 암봉 정수리에 사시사철 마르지 않은 샘이 있었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금어가 살았다 하여 금정이라 불렀다고 한다. 또한 이 물고기를 범어라 하여 산자락에 범어사라는 사찰이 세워졌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금정산은 신화나 불교적 의미보다 부산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도시에 새 숨을 불어넣는 폐부의 역할을 하는 친근한 명산이다.
특히 능선에 왜적을 대비하여 쌓은 16.5km에 달하는 산성은 그 웅장함이 대단하며 선조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산세는 그리 높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며 휴일이면 일반등산객들로 늘 북적거린다.
산성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 길은 부산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여 밤이면 아름다운 시내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가을 억세풀의 장관 역시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뛰어난 정취다. 비교적 완만한 산세라 바위가 없을 듯한 산인데도 여기저기 우뚝 솟아 있는 바위들은 아름다움을 더한다. 게다가 클라이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암장들이 산재해 부산 산악인들의 알피니즘의 꿈을 키워온 중요한 무대였다.
금정산에는 부채바위. 무명암 .대륙봉. 은벽. 동자바위. 나비암. 칠성암. 준행암 등 여러 곳에 암장이 개척 되어있다. 바위가 크지 않아 1-2피치의 루트들이다.
대부분 암장들이 서로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비교적 편리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부채바위는 금정산을 대표하는 암장이라 할 수 있다. 부산 지역 클라이머들은 이곳에서 꿈을 키워 왔으며 기술 향상과 산악인들의 끈끈한 정을 나눴다.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크랙 등반이 선호 되면서 이곳 부채바위 역시 대단한 인기를 누려 왔다. 또한 이지역 클라이머들의 기량 향상에도 커다란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30여년을 끊임없이 클라이머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도 변함 없이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최근 자유등반을 선호하면서 제2의 암장으로 불리는 대륙봉 암장이 부채 바위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래도 부채바위는 부산 클라이머들의 모암으로 영원히 그 위치를 간직할 것이다.
오버행과 페이스에 다양한 크랙루트
부채바위는 폭이 약100m. 높이 50m쯤 되며 화강암으로 되어있다. 주로 페이스와 오버행으로 되어있으며 크랙 위주로 발달해 있어 크랙 등반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이곳 부채바위는 북벽과 남벽(뒷벽)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현재 북벽에는 18개의 루트가 열려있다.
이곳 역시 국내 클라이밍이 활성화 되던 1969년부터 부산 클라이머스 산악회에 의해 개척되기 시작했으며 그후 청봉 산악회. 상봉 산악회. 우정산악회. 뫼무리 산악회. 동아대 산악회 등에서 참여하여 지금은 어였한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암장으로 우뚝 서 있다.
뒷벽으로 불리는 부채바위 남벽은 규모 면에서 북벽 보다 작다. 현재 12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남벽 역시 페이스와 오버행으로 되어있으며 북벽과 남벽 합해서 30여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으며 5.7-5.13까지 난이도가 다양해 대중적인 암장으로 손색이 없다.
부채바위는 대부분 페이스와 크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프렌드가 필요하며 직접 설치하면
서 등반을 해야 하는 구간도 많으며 크랙의 형태 또한 다양해 정교한 재밍 기술이 요구된다. 부채 바위는 개척 초기에는 크랙의 특성에 따라 하켄 등을 확보물로 이용해 개척 되었지만 지금은 노후된 하켄과 볼트는 전부 교체되어있다. 특히 루트의 끝 상단 확보 지점은 쌍볼트에 와이어와 대형 링이 고정되어 있어 튼튼하며 직접 하강이 가능하다.
부채 바위 북벽
루트 소개
‘번개길’(5.9)은 길이 25m로 전형적인 크랙루트다. 비교적 쉬운 크랙으로 연결되며 크랙의 모양이 번개 모양을 하고 있어서 ‘번개길’이라고 불린다. 이 루트 역시 별도의 프렌드를 준비해야하며 손, 발, 주먹을 이용해 다양한 재밍기술이 필요하다. 크럭스는 2번 볼트 위 구간으로 까다롭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느 비교적 쉬운 크랙등반 루트로서 초보자 교육시 자주 이용되고 있다.
‘기존A'(5.7)는 길이 20m로 부산클라이머스. 청봉산악회, 동아대산악회가 개척했다.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침니 위주의 루트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출발부터 침니로 시작해서 조금 오르다 레이백으로 전환해 오르게 된다.
부채바위 남벽
부채바위 남벽(뒷벽)은 다양한 등반을 즐길수 있는 5.9-5.13급의 총 12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크랙과 오버행, 페이스 등으로 구성되며 국내 최초의 5.13급 루트인 ‘형님들의 사랑’(5.13a)이 바로 이곳에 있다. 바위는 폭 약50m, 높이25m 정도이며 수직과 오버행을 이루고 있다.
루트 소개
‘형님들의 사랑’ (5.13a)은 길이 20m 페이스와 크랙, 오버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루트는 손가락 끝이 겨우 걸리는 홀드와 오버행의 미세한 크랙으로 극도의 손가락 끝 힘과 밸런스, 지구력 등 고난도 등반을 요구한다. 크럭스는 2-3번째 볼트 구간의 가는 실크랙을 레이백으로 넘어가는 곳으로 동작이 까다롭다. 오버행 위의 홀드를 잡고 넘어서는 부분도 까다롭다. 그곳을 넘어가면서 벙어리 크랙을 재밍으로 등반하게 된다.
금정산 무명암
화려한 부산시내 야경과 탁 트인 부산 앞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등반 할수 있는곳 금정산을 대표하는 암릉인 무명암 리지. 최근에 암벽루트가 많이 개척되었지만 암벽등반으로 더 유명하다.
금정산 동문에서 나비암을 거쳐 부채바위를 지나면 무명암이 자리하고 있다. 길이 약250m,높이 20-90m 정도이며 주능선 자락에서 동쪽으로 능선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암벽군이다. 부분적으로 암벽과 숲 지대가 섞여있으며 약 500m의 바위 능선은 금정산이 자랑하는 암릉이다.
무명암은 크랙과 페이스를 이루고 있는 화강암 바위로 암릉 전체가 암벽군으로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암벽등반할 수 있는 곳이 분산되어 접근이 불편하여 부산 클라이머들에게 사실상 외면당해 왔던 곳이다. 그러나 현재 무명암은‘자일록 1, 2’. ’중앙벽‘. ’자일록‘. ’자일록4‘ 등 모두 4곳의 암장으로 구분된다. 가장 먼저 개척된 중앙벽 등은 부산자일클럽이 집중적으로 개척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개척된 중앙벽은 ‘소금길 (5.10a)''꼴뚜기 (5.10c)''소나무길 (5.9)’ 등이 개척되어 있다. 이 4개의 루트와 리지등반이 무명암을 대표하는 암벽 코스였다. 그후 자일 클럽이 무명암 가장 아래쪽의 1991년 자일록 1-2번에 모두 6개의 루트를 개척하였다.
자일록 3번은 무명암을 바라볼 때 가장 좌측 위로 3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자일록 4번은 자일록 3번의 오른쪽 바위면으로 암릉 상에서는 뜀바위 조금 못 미친 곳에 위치 하고 있다. 4개의 루트가 제2피치까지 이어지며 능선까지 올라서게 된다.
자일록 1. 2번
무명암 가운데 가장 아래 부분에 위치하며 자일클럽의 정민영, 정광식, 김철수, 홍종환씨등이 6개의 루트를 개척했다. 대부분 85도에서 90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페이스와 크랙으로 되어있다. 등반길이는 비교적 짧은 15m 가량으로 퀵드로 6개가 필요하다.
‘자일의 정 (5.8)’은 전체가 크랙으로 이어지며 초보자 수준이다. 개척당시 확보물을 직접 설치하며 등반하기 위해서 볼트를 설치하지 않았으나 후에 누군가 볼트를 설치했다고 한다.
‘키다리아저씨 (5.11)’ 는 길이 13m로 정광식씨가 개척한 크랙 위주의 루트다. 벙어리 형태여서 크럭스 위쪽의 상단부는 힘만 있으면 무난히 오를수 있다.
중앙벽
무명암 전체를 볼 때 중간 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벽을 말한다. 이곳에는 1피치 30m 길이의 루트가 4개 열려 있다. 무명암의 대표적인 암장이며 가장 먼저 개척된 곳이다.
가장 좌측에서 시작되는 ‘소금길 (5.8)’ 은 길이 25m로 청봉 산악회가 개척했다. 크랙위주의 루트로 쉽게 오를 수 있고 마지막 확보물로 쌍볼트가 있다. 등반을 마치고 능선으로 연장해 암릉 등반을 할 수 있다.
‘시지프스2 (5.12a)'는 길이 30m로 대륙산악회 권오환씨가 개척했다. 볼트 6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페이스의 고난도 등반이 이루어진다. 이 루트는 개척자의 전성기에 개척된 것으로 당시 국내 최고난도 루트였다. 이 루트는 급한 페이스에 작은 홀드의 연속으로 마지막 부분에서 ’소금길‘과 합류해 확보용 볼트를 진입한다.
자일록3번
무명암을 바라볼 때 가장 좌측 위쪽의 바위다. 이곳은 3피치로 연결되며 3개의 루트가 있다.
1992년부터 훈련장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정민영씨와 문상호씨가 개척하였다. 바위 전체로 보면 상당히 크지만 중간 중간 숲지대가 있어 제3피치로 구분된다.
이곳 자일록3 의 암장은 ‘좌측슬랩’ ‘중앙슬랩’ ‘우측슬랩’ 등이 개척되어 있다.
제1피치는 대부분 5.11급으로 퀵드로 5개가 필요하다. 등반길이는 25-30m이며 한 곳으로 합류하여 제2피치 등반이 시작된다.
제2피치는 슬랩과 크랙으로 되어 있으며 크랙 장비를 직접 설치해야 한다. 약 30m의 5.8급 루트로 쉽게 오를 수 있다.
제3피치는 오버행과 크랙으로 되어 있으며 오버행과 크랙으로 넘어갈 때 재밍이 까다로워 크럭스가 된다. 5.10+급에 길이 30쯤 된다.
자일록4번
이곳 암장은 자일록 3번 우측에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 기존 루트가 있었으나 등반은 거의 하지 않던 곳이다. 1995년부터 빅월등산학교 교육암장으로 개척되었다. 이곳 역시 전체 규모는 크지만 중간에 숯 지대가 있어 2피치로 구분된다. 길이 55m로 비교적 길게 이어진다.
‘좌측크랙’ ‘기존루트’ ‘우측인공루트’ 등 총 3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으며 자일클럽 남혁도 문상호씨가 개척한 루트들이다. 대부분 크랙 형태로 확보물을 직접 설치하며 등반해야 한다.
대륙봉 암장
한 피치짜리 페이스 자유등반 대상지
부채바위가 30년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 대륙봉 암장은 10여년의 역사에 불과한 젊은 암장이다. 그런 만큼 젊은 클라이머들이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하다.
요즈음 자유등반의 형태는 개성이 강한 개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선배와 후배 등반파트너를 예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르지 클라이밍에 의한 자기만족에 쾌감을 얻고자 노력한다. 먼 거리를 걷는 것도 싫어한다. 불필요한 시간과 체력낭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클라이밍 행위만 전념하며 즐기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장 접근이 편리해야 하며 다양한 난이도와 다양한 형태의 루트가 있어야 한다. 대륙봉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되는 여건을 갖추고 있어 많은 클라이머들에게 인기 있다.
동문 고갯마루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 암장까지는 채 5분도 안 걸린다. 이곳 암장은 상단과 하단으로 구분되며 총 23개의 루트가 열려 있다. 상단은 폭 30m, 높이 30m 가량으로 11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하단은 폭 20m, 높이 15m로 총12개의 루트가 열려 있다. 대부분 페이스와 크랙으로 되어 있으며 부분적으로 오버행도 있다.
바위의 방향은 북서면을 향하고 있어 해가 많이 들어오지 않는 편이다.
여름철 등반 대상지로 적합하며 밑으로는 숲지대가 울창하여 시원함을 제공해준다. 식수는 하단에서 약 10m 내려서면 구할 수 있다.
이 암장은 예전에 몇 개의 루트가 있었으나 1989년 자유등반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 부산 클라이머스 클럽이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후 청봉산악회, 부산 빌라알파인클럽, 동아대학교팀이 몇 개의 루트를 추가해 현재는 총 23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초보자들이 즐길 수 있는 ‘쓰레기 (5.9)’, ‘기존 A(5.7)'가 있으며 중급자 루트로는 ’스텔라 (5.10c)', '사랑 만들기 (5.10b)', '축제 (5.10d)', '계단길 (5.10b)', '록댄스 (5.10c)', '이단길 (5.10a)', '푸른안개 (5.11a)', '기존B (5.10a)', '기존C (5.10b)', '기존D (5.10d)', '축제3 (5.10b)', '축제4 (5.10a)', '축제5 (5.10a)',등 많은 루트가 있다.
이 외에도 암벽대회 결승루트 였던 ‘축제2 (5.12a)', ’숲속의 빈터 (5.12a)', 'PC9 (5.12b)', 'To you (5.12d)', 등 고수 클라이머들의 구미를 당기는 고난도 루트가 있어 모두가 함께 어울러질 수 있는 암장이다. 이곳은 토요일 오후에도 클라이머들이 찾는 곳이다. 금정산에서는 접근이 가장 편리하고 짧으면서도 다양한 등반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바위 형태가 급경사의 페이스와 크랙 등으로 특히 페이스는 미세한 홀드로 되어 있어 손가락 끝 힘과 밸런스 유연성 등이 집중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정확한 루트 파인딩이 필요한 곳이다.
부채바위. 무명암. 대륙봉. 가는 길
부채바위를 가기 위해서는 금정산 산성 고갯마루의 동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곳은 시내버스가 넘어 다니고 있다. 고갯마루 동문 앞에서 내려, 산성을 따라 능선의 넓은 등산로를 통하여 부채바위까지는 약30-40분 소요된다. 등산로는 지프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으며 완경사라서 편하게 오를 수 있다. 20분 정도 가다보면 넓은 평지를 이루는 곳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쉬어 가기에 적당한 곳이다. 이 부근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으며 매점이 있어 클라이머들에게는 산성막걸리로 하산주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나바암이 나오며 능선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능선 안부에 부채바위 남벽이 보인다. 이 삼거리에서 곧바로 가더라도 오른쪽 능선 너머에 있는 부채바위를 만날 수있다. 부채바위는 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바위로 정면이 북벽이고 뒷벽이 남벽으로 구분된다.
무명암은 부채바위 건너편에 길게 큰 능선을 하고 있으며 부채바위 옆 일반 등산로에서도 훤히 잘 보인다. 부채바위와 무명암 사이의 계곡으로 내려가서 등반을 시작한다.
대륙봉은 금정산 동문 고갯마루에서 동쪽으로 좁은 등산로를 따라 가면 채5분도 안 걸린다.
시내버스가 고개를 넘어 다니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으며 차량을 가지고 갈 때는 주차장이 없어 적당한곳에 주차해야 하는데 불편하다.
자료협조=부산빌라 알파인클럽 허송회씨 외./부산클라이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