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192문, 기도⑥. 24.1.14, 박홍섭 목사
제192문. 세 번째 간구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도합니까?
답/ 세 번째 간구인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에서(마 6:10) 우리는 우리와 모든 사람이 본질상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하기에 전적으로 무능하고 완고할 뿐 아니라(롬 7:18), 하나님의 말씀에 반역하기를 잘하고(롬 8:7),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불평하고 투덜대며(민 14:2), 전적으로 육신과 마귀의 뜻을 행하려 한다는(엡 2:2) 사실을 인정하면서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모든 무지, 연약함, 완고함, 사악함을 제거해 주시고(엡 1:17-18, 엡 3:16, 마 26:40-41, 렘 31:18-19),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하늘의 천사들처럼(시 103:20-21) 겸손(미 6:8), 기쁨(시 100:2), 신실함(사 38:3), 부지런함(시 119:4-50), 열심(롬 12:11), 성실함(시 119:80), 한결같음(시 119:112)으로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하고 복종하기를 즐겨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시 119:1, 35-36).
해설
1. 세 번째 간구를 직역하면,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하늘 안에서와 같이 땅 위에서도”입니다. 여기 ‘뜻’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의로운 계획과 그에 따른 요구를 의미합니다.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에 부여된 개별적인 하나님의 뜻은 각자마다 다르고 또 늘 구하면서 깨달아가야 하지만 이 모두를 총괄한 전체적인 하나님의 뜻은 분명하고 명확합니다. 첫째는 요 6:40의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 하시니라”라는 말씀처럼 죄인 된 우리가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믿어 영생을 얻는 것입니다. 둘째는 살전 4:3절의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라는 말씀처럼 주의 백성들이 거룩하게 사는 것이 또 다른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럼 이 둘이 서로 다른 별개의 뜻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주를 믿는 것과 거룩함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예수를 믿고 영생을 얻어 거룩하게 사는 것입니다.
2. 이 뜻은 이미 하늘에서 만세 전에 삼위 하나님 사이에 의논되어 작정 된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말처럼 이미 작정 된 하나님의 계획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온 세계에 끝까지 반드시 행하십니다(사 10:23). 그러나 하늘 안에서 하나님의 작정 속에 이미 이루어진 죄인들의 구원과 믿는 자들의 거룩한 삶이라는 하나님의 뜻은 아직 이 땅에서는 다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삼위 하나님은 우리의 전 생애와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 당신의 모든 능력과 지혜와 사랑과 열심을 쏟아부어 이 일을 하고 계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 기도문의 세 번째 청원은 이 일에 저와 여러분의 생이 영광과 기쁨으로 동참 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3.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원한 당신의 백성들이 거룩하게 살도록 십계명에 당신의 뜻을 담아서 우리에게 영원한 도덕법으로 주셨습니다. 그러나 부패하고 타락한 본성을 가진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하기에 전적으로 무능력하고 완고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반역하기를 잘하고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불평하고 투덜대며 하나님의 뜻보다 육신과 마귀의 뜻을 따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주기도문의 세 번째 간구를 통하여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우리에게 있는 모든 무지와 연약함과 완고함과 사악함을 제거해 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하도록 요구받습니다. 무지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며, 연약함은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옛사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 완고함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으려는 고집이며 사악함은 하나님의 뜻을 고의로 거부하고 저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세 번째 청원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에 가득한 이런 부패하고 타락한 본성의 제거를 위한 기도뿐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천사처럼 겸손과 기쁨, 신실함과 부지런함, 열심과 성실함, 한결같음으로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복종하기를 즐겨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배웁니다. 나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까?
5. 구원은 사영리를 읽어주고 영접기도 하는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예수님에 대한 지적인 동의나 십자가와 부활의 인정을 넘어 하나님의 ‘뜻’과 연관됩니다. 뜻의 돌이킴 없는 구원은 없습니다. 에덴동산에 임했던 하나님의 나라가 순식간에 죄와 불의의 나라가 된 이유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자신의 뜻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뜻을 돌이키는 싸움입니다. 마 7:21에 주님이 무엇이라고 했습니까?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라고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뜻을 바꾸는 것, 내 뜻에서 하나님의 뜻으로 돌이키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6.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대속의 은혜를 베푸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그의 전 생애를 사셨습니다. 주님은 요 4:34에서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라”라고 하셨고, 요 6:38에는 “내가 하늘로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믿음의 삶이 무엇인지를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라고 기도하신 것은 그 절정입니다.
7.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우리의 구원을 이루신 예수님의 생애를 배우고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우주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자기 뜻대로 사는 존재는 사탄과 인간뿐입니다. 다른 모든 피조물은 다 하나님의 뜻에 복종합니다. 그래서 구원받은 주의 백성들은 대요리 문답의 가르침대로 주기도문의 세 번째 간구를 통해 내 뜻대로 살지 말게 하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성령께서 간섭하여 주시고 역사하여 달라고 기도하며 살아야 합니다. 아직도 하나님이 내 편 되어서 내 뜻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면, 이제는 내가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주기도문의 세 번째 간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기도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