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림자 둥지
인묵/김형식
점심도 한참 지난 초여름 석촌호수
한적한 숲자락에 마음을 풀어놓고
그늘진 산책길 따라 조용히 걷고 있다
거위들도 졸고 있는 고요한 수면 위에
한가롭게 누어있는 빌딩의 긴 그림자
발길 따라 가는대로 말없이 움직인다
내가가면 따라 나서고 멈춰 서면 멈추어서고
이녀석 어쩌자고 나만 쫓아다니는가
이제보니 아니야 이놈이 나를 끌고 다니네
내가, 그림자인가 그림자가 나인가
주인이 누구인지 도무지 헷갈린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림자의 그림자
이놈을 따라가면 탄생의 시원 있을 터
그림자 알을 까고 진리가 숨을 쉬는
호수는 그림자둥지 하늘을 품는 그림자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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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오계(五季)의 대화
인묵/김형식
공(空)이 묻는다 "아궁이에 불을 지필때라?"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이요
중도(中道), 왈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알 수있으니 한번 해 보시구려 마음도 이와 같음을 눈으로 볼것이오"
그렇다면 "아궁이는 마음이고
불은 탐진치를 이름한다?
불을 지핌은 사계절이요
지피지 않음은 오계절로 보아도 되겠소?"
"그렇소 눈으로 보는 계절을 색이라 이름하고 무심(無心)으로 보는 계절을 공이라 하니 색도 공도 아닌 중도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제오계절라 하오"
친구야, 우리 중도의 눈으로
이 세상을 보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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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프로필>
필명: 인묵(印默). <불교문학>시부문등단,
애지문학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제도개선위원, 매헌윤봉길 기념사업회 지도위원, 한국문협 고흥지부고흥문학회 초대회장, 한하운 문학회 보리피리 편집주간.한국 청소년 문학대상.
(사)한국 창작문학 대상
시집《그림자, 하늘을 품다》 《오계의 대화《광화문 솟대》《글, 그 씨앗의 노래》외 계월간 동인지 다수
주소:송파구 석촌호수로 20길 18,301호
연락처: 010-5656-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