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함장은 잠시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미소를 띠우며 이동식 편대장을 보았다.
“지금 도착했겠군. 내가 편대장에게 소개시킬 사람들이 있네.”
“예?”
김현태 함장은 대답 대신 싱긋 웃고는 함장실 출입문을 응시했다. 잠시 후 조심스런 노크 소리와 함께 갑판사관의 음성이 문밖에서 들려왔다.
“함장님! 씰팀과 항공 통신관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들어와!”
김현태 함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문이 열리며 일단의 군인들이 들어섰다.
“차렷! 필승!”
얼룩무늬 위장복에 팔각모를 쓴 씰팀 복장의 소령 한 명이 대표로 구령과 함께 경례를 붙였다.
“팀장 성종윤입니다.”
씰팀 소령이 자기소개를 하며 김현태 함장과 악수를 나누었다.
“필승! 대위 구정철!”
“필승! 중위 이상범!”
“필승! 중위 기주영!”
“필승! 중사 호정환!”
“필승! 병장 강정석!”
씰팀의 대원들이 성종윤 팀장의 뒤를 이어서 차례대로 경례를 붙여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필승! 항공 통신관 이진우입니다.”
씰팀에 이어서 피부가 유난히 고운 대위 한 명이 또 경례를 붙였다. 그 역시 팔각모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팔각모가 다소 달랐다. 그가 쓰고 있는 팔각모는 씰팀의 팔각모가 아닌 해병대의 팔각모였다.
“오! 귀관은 실팀이 아니군.”
“예, 그렇습니다. 저는 항공 통신관입니다.”
이진우 대위가 차렷 자세로 김현태 함장에게 말했다.
“필승! 중사 이현우!”
이진우 대위가 말을 마치자 그의 옆에 서 있던 중사 한명이 곧바로 경례를 붙였다. 그도 역시 해병대 팔각모를 쓰고 있었다.
“그럼 이현우 중사도?”
“예, 그렇습니다. 저도 항공 유도입니다.”
“그렇군!”
김현태 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현우 중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마닐라를 거쳐 여기까지 날아오느라고 수고 많았다.”
김현태 함장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대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들은 유인상 대위와 김연미 중위가 낙오되자 한국 진해에서 비상 소집되었다. 그리고는 아시아나 항공에서 특별히 제공한 항공기에 탑승하여 마닐라로 즉시 날아왔다. 곧이어 그들은 이훈 대위가 효종대왕함에서 마닐라까지 몰고 온 MK 99형 링스 헬리콥터에 지체 없이 탑승하여 여기로 공수된 것이다.
“참으로 먼 길 왔는데 시간이 없으니 이거 내가 차 한 잔도 대접할 수가 없네!”
김현태 함장은 미안하다는 듯이 얼굴을 살짝 붉혔다.
“괜찮습니다. 차는 작전을 마치고 귀함한 뒤에 마셔도 됩니다!”
성종윤 팀장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