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쨋 날
심영희
오늘도 딸이 쉬는 날이라 꼬마 김밥을 사가지고 집에 왔다.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신 후 집에 가더니 조금 뒤 카페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약속을 하고 딸이 차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내가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했더니 자기 운전 실력이 나보다 못하다고 인정하며 깔깔 웃는다.
손녀와 딸을 태우고 지난번에 보아둔 카페에 갔다.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카페이고 우리가 한번도 안 가본 카페다. 카페 안에는 식물이 많아 겨울 카페 안은 싱그럽다. 차를 마시던 딸이 엄마 빨리 저기 좀 보라고 하여 유리문 밖을 내다 보니 소양강가를 따라 군 장병들이 행군을 하고 있다.
딸은 그중에 자기 아들이 있다고 더욱 신기해 한다. 시간과 장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손자가 보충병으로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월 18일부터 군부대에서 근무하는데 그 장병들이 훈련을 받는 것인데 우리가 그 카페에 간 것도 우연이고 훈련병들이 그곳을 지나가는 것도 우연이었다.
차를 마시며 휴대폰 케이스가 너무 낡았다고 했더니 손녀가 명동에 가면 케이스 많이 파는 가게가 있다고 하여 명동으로 가는데 차가 줄을 서 밀려 있는 것이었다. 나는 앞에서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해 가까이 가 보니 그 장병들이 강가를 돌아 부대로 복귀하느라 큰 길에서 건널목을 건너가고 있어 차들이 일시 정지를 했던 것이다. 딸은 또 반갑고 신기하다며 손뼉까지 친다. 똑같은 제복을 입어 아들을 찾아내지는 못하지만 아들 일행이 가는 곳을 목격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것이다.
몇 년만에 휴대폰 케이스를 바꾸고 보니 새것이라 깨끗하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물건은 어색하다. 반대로 새것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가는 헌 케이스를 보니 왠지 허전해 보인다.
카페 카빈(춘천 소양강가 케이블카 정류장 앞) 실내에 싱그러운 식물들이 손님들 마음을 즐겁게 해줍니다.
몇 년 만에 휴대폰 케이스를 새로 바꿨습니다.
카페 유리문으로 내다본 장병들 모습입니다. 길 건너 강가 멀리 보이는 장병 중에는 우리 손자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