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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책 월든이다. 하버드대 출신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2년동안 통나무 집을 짓고 살면서 썼다는 영문학의 백미, 대표적 소설이다. 소로우가 문명생활을 등지고 자연속으로 들어가 최소한의 것들만 소유하면서 월든 호수가에서 느꼈던 일상의 생활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록했다. 한 권의 소설 이 전에 하나의 경전처럼 읽히고, 대단히 아름답고 주옥같은 글들이 담겨져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다.
내가 산 월든 책만도 한 댓권 되는 것 같다. 책선물을 자주 하는 까닭에 이 책을 자주 선물하곤 했는데, 다음에 읽어보았냐고 물어보면 아직 읽지 못했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일단 깨알같이 빽빽한 글자들이 눈을 압박한다. 그리고 적지 않은 두께. 맘 먹고 읽지 않으면 쉽게 완독하기가 어려운 책이지만, 부담감을 버리고 중간 중간 펼쳐 읽어도 아름답고 맛깔스러운 내용에 독자의 마음이 청량감에 젖을 것이다.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나도 소로우 처럼한 2년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진다. 실제로 이 책의 영향으로 소로우 처럼 삶의 방식을 바꾼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 책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라면 자연주의자이자 인공적 기계문명를 싫어하는 그이지만, 아침 철로를 따라 산책하면서 느껴지는 철로 특유의 향수가 좋다는 구절이 있다. 소로우는 기차로 상징되는 기계문명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아침 산책중 은연중에 철길 주변의 향수에 젖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즐거운 일부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지방 소도시에서 친구들과 철길에서 놀아본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적인 것을 극고로 싫어하는 소로우의 기찻길 향수는 무엇이 자연인지 다시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나는 그가 통나무 집과 호숫가 주변 자연환경에 대해 얘기한 부분보다 환경속의 사람에 대해 얘기할때가 가장 좋았다. 그의 [사과나무]란 유명한 책에서도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돼지 몰이(?)'인가, 하는 챕터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그가 자연 환경이 아니라 돼지를 우리에 가두기 위해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에 대해 얘기할때, 그의 재치있는 문장은 반짝반짝 빛났고 가장 흥미로웠다.
월든에서 핸리 데리빗 소로우는 조로아스터교의 경전 구절들 자주 인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간디가 영적 스승으로 삼았던 사람이 바로 이 미국인 데이빗 소로이다. 인도인으로서 간디는 영국에서 태어나 변호사를 하다 자신의 조국 인도의 참 모습을 보고 인도의 영적 스승이 되었지만, 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이 미국인 소로우였던 것이다. 조로아스터교는 힌두교를 믿는 인도 북부의 전통종교인데,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헨리 데이빗 소로에게 힌두교의 간디가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쉬었을 것이다.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은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독립투쟁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당시 간디는 식민지 지배자 엥글로 색슨 영국인들게, 당신들에게는 헨리 디이빗 소로우와 같은 위대한 영적 스승이 있는데, 왜 당신들의 영적 스승의 가르침를 잊고 사는가,라며 지배자 영국을 질책하였다고 한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현대 생태주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운다. 우리나라나 외국에서나 소로우는 환경, 생명.생태주의의 선구자로 추앙받는다. 그의 최소주의 생활방식과 자연과의 영적교감등은 현대 환경, 생태주의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위에서 잠깐 언급한 기차길 걷기와 돼지몰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에 대한 애정 또한 깊은 휴머니스트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월든, 이런 책은 일단 사고 볼 일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머리맡에 두고 시간날 때마다 짬짬히 읽으면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을 느낄 것이다. 두께에 겁 먹지 말고 시간날 때마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으면 두뇌 웰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참,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그의 삶을 그대로 실천한 이가 있다. [길을 잃은 즐거움]이란 책을 쓴 윌리스 카우프만이다.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자연은 자비롭지도, 친절하지도 않으며 처절한 생존경쟁을 요구한다. 그는 개발을 반대하진 않지만 자연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나는 월든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풍족함을 '관념적'으로 공감했다면, [길을 잃은 즐거움]에서는 자연에는 결단코 자비 같은 것은 없으면 끊임없이 투쟁해서 적응해야할 대상이고 풍족하지도 않다는 리얼리즘에 더욱더 공감하게 되었다.
요즘 필자가 생태주의, 극단적 환경주의, 귀농운동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윌리스 카우프만과 비슷한 생각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윌리스 카우프만 은 모건 브랜치 라는 호숫가 숲 속에서 오두막을 짓고 25년간 생활한 영문학자이다. 참고로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호수 주변의 땅은 [에머슨]의 땅이라고 한다. 에머스이 소로우에게 빌려준 땅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카우프만은 얘기한다.
그러나 영문학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자연 앞에서는 얼마나 겸손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월든을 반드시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현대 환경, 생명, 생태주의의 바이블이나 마찬가지다. 필독을 권한다. 혹시 미혼 남녀들 중에 월든을 다 읽어봤다는 사람이 있으면 꼭 잡아라. 괜찮은 사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월든을 다 읽었다면 이 책 못지 않게 두껍고 소중한 오두막 생활 25년간의 삶의 기록인 [길을 잃은 즐거움]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