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품
단해/김영규
엄마의 품은
언제나 넓었다
펑퍼짐한 치마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바다가 일렁이었다
척박한 대지도
엄마 품에서는
옹달샘을 만들고
생명을 꽃 피웠다
사나운 바람도
잠재우는
엄마의 품
하늘로 가신 아버지는
늘 밖으로 도셨다가
엄마의 품에 뼈를 묻으셨다
엄마는 마르지 않는 사랑
거룩한 성지
그리운 그 품에서 우리는
지지 않는 꽃이 되었다
굳은살
단해 김영규
태어날 때부터
달고 나오지는 않았다
많은 세월 맨살로 부딪히다 보니
생긴 보호막
손에도
발에도
요즘은 가슴에도
굳은살
무뎌져 좋은 점도 있지만
감동이 없다
영혼없는 껍질
언제까지 달고 살아야 할까
고목처럼
온 몸에 갑옷 두르고
그냥 세월에 안긴채
안주할까나
이래저래 한시름
마음마저 굳어져
나도 고목이 되어 가네
카페 게시글
덕향문학 15호 원고방
덕향문학 김영규시인/엄마의 품 외 1편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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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
24.10.23 16:1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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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단해 / 김영규 님!
옥고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님의 시심도 깊어가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