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5-09
밑 그 림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사업을 하는 여동생으로부터 나는 그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신중하지 못하고, 즉흥적이고,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나의 때때로 무계획적인 모습을 보고 하는 말일 것이다. 신중(愼重)하다는 말은 조심성이 있다는 말인데, 사려 깊게 삼가 한다는 뜻도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느 때에는 너무 소심(小心)해서 주춤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감이 부족한 나를 발견한다. 기억되어지기로는 이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인 듯싶다. 양초로 된 판화작업을 하는 미술 시간이었는데, 손동작에 자신이 없던 나는 무엇인가 그림을 구상하고, 그곳에 옮긴 후에 조각 작업을 하여야하는데, 미적이면서 온통 시간만을 허비한 꼴을 기억해본다. 그래서 그것은 결과적으로 매만지기만 하다가 사용 한번 못하여 보았다. 다른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지도를 그릴 때에도 잘도 그리는데, 나는 속이 훤히 비치는 습자지(習字紙)를 이미 그려진 지도 위에 올려놓고 그 밑그림을 따라서 그리는 것이 고작 하는 일이었다. 하기야 바울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였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 말하였다. 어떻게 보면 답습(踏襲)도 큰 공부(工夫)일 것이다. 어느 봄날의 연한 새순(筍)이 오래전에 먼저 자란 나뭇가지를 타고 오르듯이 나도 서성이면서 그분의 그림자라도 밟아야 되겠다. 아니 애벌부터 시작하여 같은 일을 여러 차래 되풀이하여야겠다.
미숙(未熟)하여 답습하기를 좋아하는 내가 요즈음 학교에 다니는데, 그곳에서 나에게 다음과 같은 한층 더 뛰어오른 것들을 가르쳐준다. 어떠한 일을 하기 위하여 먼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기획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설계하기에 앞서 어떤 목적아래서 언제, 어디서,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하여 장기 또는 연차별 활동을 개략적으로 세우는 것이란다. 우선 나에게는 철저한 사전(事前) 답습과 그리고 밑그림을 그리는 연습부터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그 그림을 미래를 향해 이어갈 뿐만 아니라 사방을 전망하는 사생적(寫生的) 그림과도 같은 파노라마(panorama)를 연출해나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런데 도화지 위에 알찬 인라인(inline)의 그림을 그려갈 불혹(不惑)이 지난 나이에 아직도 철부지처럼 대충의 윤곽(outline)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으니, 아뿔싸 하나님 어느 때까지니이까?
공동체 이야기
동 기 부 여
내 얘기를 또 하자면, 나는 어릴 때에 시골인 저 건너 마을에서 자라서, 학교에 나가지 않는 여름이면, 들판을 끝으로 하는 지점인, 즉 산 밑에서 흐르는 내에서, 흔히 하는 말로 또래 아이들과 물장구치며 놀기를 좋아하였다. 그 결과로 지금도 넓고, 깊은 물에 빠지지는 아니 할 정도의 개헤엄은 치면서 물속에서 노닐 수 있을 정도는 되는 듯싶다. 그렇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배우고자 하였었더라면 배웠음직한 것을 못 배우고 잃다 시피 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흔히들 하는 바로 자전거타기이다. 지금은 키가 커져서 쉽게 배울 듯싶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그것은 한쪽 다리가 불편하여 힘을 제대로 분산하여 쓰지 못하는데다가, 몸의 무게가 쌀 한가마니의 무게보다 더하니, 발의 힘으로는 몸을 자전거에 얹고 바퀴를 굴리지를 못하니 그만 옆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그런가하면 내가 앞을 보는데 서투름에도 제 때를 노치지 않고, 바로 한 가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요즘 사람살이에 필수품이 되다 시피 한 컴퓨터를 다루는 일이다. 남들처럼 잘은 못하지만 글을 써서 컴퓨터 잉크로 종이에 옮길 정도는 되니 문명의 이기(利器)를 조금이나마 누리며 지내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젊은이라면 다들 하는 것을 아직도 놓치며 사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비근한 예로 휴대폰으로 문자를 통하여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그것은 하지 못하고, 따박따박 받아보기만 하는 송구함이 있다.
내가 위와 같은 얘기를 한 것은? 우리 공동체 가족들 가운데 다만 걷는데 나보다 조금 더 중하게 몸을 사용하지 못하는, 집 안에서만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다시피 하는 분들이, 요즈음 주중 세 번에 걸쳐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 것이 옆에서 보기에 흐뭇해서 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나는 더욱 그러한데, 누구나 기계(器械)를 처음 대할 때의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느리고, 반복되는 가르침이지만 선생님의 차분한 배려 속에 조금씩 손으로 접하는 가운데서 손맛을 느껴간다고나 할까?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이 배움의 시작이 계속 정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중요한일이다. 경제를 중요시하는 세태 속에서 어떠한 것을 하였으면 여기에 뒤따르는 수입을 생각하기 쉬운데, 비록 우리들은 그것은 없지만 배움과 더 나아가 작은 활용까지 할 수 있다면, 배움 그 자체에 매료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식구들에게 때로는 시간표를 정하여주지 못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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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05년 2월 23일에 대전 성화원에서 와서 생활 하던 김시우 군이 05년 8월 27일에 대전으로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 05년 9월 4일에 대한적십자사금산지구대의 도움으로 금산인삼제를 관람하였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이원교회.동춘교회4남선교회.정무래.최영애.라홍채.주식회사EG(이광형).국민건강보험공단금산지사(전흥준외6인).대전제일교회.김기홍.남상현.금성교회.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2인).채윤기(박현실).진명구.기물리교회.세광교회.박종만.성화원(양인기).김포중앙교회(박영준).김남완.동부명성교회.표순자.그리스도의집.대전노회.대덕교회.김종택.옥천동부교회.대전성남교회.향림원(2인).찬미교회.분평청북교회.신건태.한상익.대전노회사회부(도승룡.이권종).대전일보(김세원.정진일외2인).금영훈.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11인).사랑방교회1여전도회(최정숙).김명희(최성재)카페아름다운부자(배종찬외3인).진주문교회여전도회(박영진외6인).대한민국H.I.D설악동지회(윤영식외7인).대전노회농어촌부(신동성.김태백.송정식).최선희.금산경찰서태봉지구대(2인).금산군청복지여성과(하광학외1인).통계청(2인).금산경찰서생활안전교통과(윤인수외1인).박월순.동부명성교회(9인).추부제일교회.남상륜(김성숙).최선희.금산읍교회(김철우외3인).전수현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