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총장들 “지역의료 살릴 마지막 기회… 강의 인프라 늘리면 돼”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증원 왜 신청했나?
최은경 기자 입력 2024.03.06. 03:00 조선일보
양오봉 전북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 권순기 경상대 총장, 이해우 동아대 총장(왼쪽부터)
의대를 둔 지방대 총장들은 5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역의 의료 현실은 수도권에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열악하다”며 “우리는 의대 증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증원 의지가 강한 이번을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본다”는 것이다.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전국 의대 40곳이 증원 신청한 3401명 중 2471명(73%)이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의대 40곳 중 27곳이 지방에 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전북대 양오봉 총장은 이날 “지역민 대다수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전북 의료 여건을 개선하려면 증원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전북대는 의대 정원을 142명에서 240명으로 98명 늘려 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했다. 양 총장은 “전북대병원 군산분원이 500병상 규모로 지어져 2027년 개원할 예정”이라며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의사 수가 120여 명”이라고 했다. 군산·남원·진안의 공공의료원도 의사 정원 92명 중 68명밖에 고용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전북 동부 산악 지역과 서부 해안 지역 대다수가 의료 사각지대”라고 했다. 전북대병원은 군산분원을 만들어 새만금 등 서해안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보충하려 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쇠락해 가는 고향 전북을 지켜만 보는 게 괴로웠다”며 “일단 의료 환경이 개선돼야 젊은 사람도 전북에서 아이를 낳고 지역 소멸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북대는 앞으로 의대 지역 인재 선발 비율을 현재 65%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해 지역에 남는 의사를 늘릴 계획이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라며 “상주·청송·봉화·영양·울진 등 대다수 지역에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했다. 경북대는 의대 정원을 110명에서 250명으로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북 북부 내륙에 있는 상주캠퍼스에 의대 분교와 병원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제출했다. 홍 총장은 “지역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정부는 전공의 정원을 지역에 더 배정하고 지역의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돈) 인상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의대 정원은 비수도권이 더 많지만, 전공의 정원은 수도권에 60%가량 집중돼 있다. 지역 의대 졸업생들이 수련을 위해 수도권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픽=김현국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경남은 인구는 350만명이지만 의대는 경상국립대가 유일하다. 경남과 인구가 비슷한 부산은 의대 4곳이 매년 343명을 뽑고 있는데 경남은 면적이 훨씬 넓은데도 경상국립대의 76명이 전부다. 권순기 총장은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이 너무 적어 의료 취약 지구가 다른 시도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라며 “인구당 배출 의사 수를 전국 평균에 맞추려고 증원 규모를 정했다”고 말했다. 경남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5명으로 서울(3.54명)의 절반 수준이다. 전국 평균(2.22명)보다도 낮다. 경상국립대는 진주본원에 이어 2016년 700병상 규모의 창원경상대병원도 개원했다. 증원에 필요한 인프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원이 늘어나면 강의실과 교수도 추가로 확보해서 교육이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
부산 동아대는 49명인 의대 정원을 51명 늘려 총 100명을 뽑겠다고 신청했다. 이해우 총장은 “우리 대학병원은 998병상으로 규모가 크고, 복지부가 지정한 권역별 센터를 두 개(응급의료·심내혈관)나 갖고 있다”면서 “작년 의대 건물과 시설도 확충했기 때문에 100명은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고교를 나온 학생들이 해당 지역 의대를 졸업하면 남아서 일할 확률이 훨씬 높다”면서 “의대 정원을 늘리고 그 인원을 지역 인재 전형으로 많이 뽑으면 더 많은 의사가 지역에 남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동아대는 의대 신입생의 80%를 지역 인재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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