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화의 거품>
영화 칼럼
2011-07-04 21:00:52
아바타 이후, 우리는 3D 영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웬만한 대작이라 할 만한 영화들은 요즘은 무조건 3D로 개봉합니다. 어떤 영화의 경우는 3D로만 개봉하는 경우도 있고, 보통 디지털 영화가 있다 해도, 소수의 극장에서만 소수의 상영관에서만 상영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날, 경제사정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과연 3D영화를 매번 볼 수 있는 관객은 얼마나 될까요? 보통 상영작보다 4~5000원은 더 비싼 3D 영화. 하지만, 이 3D영화의 거품은 언제쯤 걷힐까요?
네, 저는 이 3D영화를 한때 지나가는 거품이라고 봅니다. 아바타가 3D로 개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돈이 아깝지 않다"는 심리였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신선한 화면에, 또 3D로 볼만한 거리들을 꽉 채웠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도 별로 아깝지 않다는 생각에 천만 관객 돌파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3D 영화는 그 이후로 계속해서 개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바타를 뛰어넘는 영화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로, 더 이상 3D영화는 신선하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아바타가 성공하던 당시에는 3D영화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바타는 그만큼 '틈새'로 파고들 여유도 있었고, 또 '신선한' 화면과 '대작'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아바타가 또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에서 말씀드렸듯,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화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은 '속편'이거나 아바타의 '아류작'이거나, 더 이상 신선할 것 없는 화면입니다. 그렇기에, 3D로 보나, 그냥 디지털로 보나, 별만 다를 것 없는 화면입니다.
얼마 전, 쿵푸팬더를 디지털로 보았습니다. 이 영화도 3D로 대대적인 개봉은 했지만, 예상하는 것보다는 저조한 성적인 듯 합니다. 사실, 디지털로 보았을 때, 3D로 안 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디지털 화면으로 보아도 3D 화면에서 보았을 듯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3D 영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얼마 전, <트랜스포 3>를 3D로 보았습니다. 디지털 화면과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냥 입체화면이구나, 라는 것을 간혹가다 느낄 수 있었을 뿐이었죠. 역시 디지털과의 차이점을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실, 3D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점은 '눈의 피로'입니다. 3D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새 눈에 피로가 몰려듭니다. 또 오랫동안 쓰고 잇으니, 콧잔등이 서서히 압박해 들어오면서, 조금씩 눌리더군요. 이런 불편을 안고, 3D입체화면을 즐긴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요즘은, 내용도 별반 탄탄하지 않고 볼거리도 별로 없는 영화에까지 3D로 개봉하더군요. 이 거품은 언제쯤 걷히게 될까요? 사실, 아무리 잘 나가는 블록버스터 영화라 해도, 그냥 디지털로 보는 것이 더 나을 때도 많습니다. 굳이 3D라는 '환상'에 얽매이지 않아도 말이죠. 물론, <아바타>를 능가하는 스토리와 볼거리, 그리고 신선도를 갖춘 영화라면 3D로 적극 추천합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언제쯤 나올지요?
3D영화에 계속 실망하고 있는 요즘, 저는 웃돈 주고 보는 3D 영화관람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냥, 디지털로 봐도 별반 차이없음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3D로 보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고민인 분들. 그냥, 디지털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언젠가 <아바타>를 능가할 만한 3D영화가 나오면, 그때엔 꼭 그 영화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3D로 즐겨도 '돈 아깝지 않을' 영화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참고만 하시구, 태클 사양합니다. 상처 받아요~ ^^)
- 전창수의 건방떨기 (Blog.chosun.com/helpme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