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도설太極圖說
이 글은 원래 명리미언의 세운론에 대한 해설이다. 분량이 많아서 독립된 글로 만들었다. 다만 미완성이라 나의 홈페이지에만 싣는다.
[태극도설太極圖說 원문] 무극無極이며 태극太極이다. 태극이 작동하여 양을 생기生起하고, 작동이 절정에 이르면 적정寂靜하다. 적정하면 음을 생기하고, 적정이 끝에 이르면 다시 작동한다. 한 차례 작동하고 한 차례 적정하여 서로 근기根基가 되며,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어 양의兩儀를 정립定立한다. 양은 동변動變하고 음은 정합靜合하여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를 생기하고, 오기五氣가 순포順布하여 사시四時에 유행한다. 오행은 1개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 오행이 생기하지만, 각기 그 체성體性은 동일하다. 무극의 진신眞神이 이오二五의 정기精氣와 묘합妙合하여 응결하니, 건도乾道는 성남成男하고 곤도坤道는 성녀成女한다. 이기二氣가 교감交感하여 만물을 화생生生하니, 만물이 생생生生하여 변화가 무궁하다. 오로지 사람만이 그 수기秀氣를 얻어 가장 영특하다.(無極而太極 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 一動一靜 互爲其根 分陰分陽 兩儀立焉 陽變陰合 而生水火木金土 五氣順布 四時行焉 五行一陰陽也 陰陽一太極也 太極本無極也 五行之生也 各一其性 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乾道成男 坤道成女 二氣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 而變化無窮焉 惟人也得其秀而最靈)
[나의 견해] 태극도太極圖도 이설이 분분하고, 태극도설太極圖說도 또한 그러하다. 특히 초두부터 그러하다. “무극無極이며 태극太極이다.”(無極而太極) 이는 주자朱子의 주장이다. “오행은 1개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五行一陰陽也 陰陽一太極也 太極本無極也) 그러나 오행은 음양과 같지 않고, 음양도 태극과 동일하지 않다. 그런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라고 주자朱子는 주장한다. 태극본무극太極本無極을 “태극은 무극을 근거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태극은 무극에서 나왔다. 태극의 근거를 밝히고 있다. 이는 태극도설의 저자 주자周子의 뜻일 수도 있다.
“무극無極에서 태극太極이 되었다.”(自無極而爲太極) 무극으로부터 태극이 나왔다. 세간에 출현한 태극도설의 최초본에 초두가 이러하다. 이를 주희朱熹는 태극도설의 초고본으로 보고 자自자와 위爲자를 삭제했다. 어째서 그러했는가? 유가의 학설이 아니고, 도가의 학설이 되기 때문이다. 원나라의 제상 탈탈脫脫도 송사宋史를 쓰며 주자의 뜻을 따라 양자兩字를 삭제했다.
유가와 도가는 모두 주역이란 한 뿌리에서 나왔고, 또 구경이 도가는 신선이 되고 유가는 성인이 되는 것이지만, 무극에서 태극이 나왔다는 학설은 도가의 전유물이고, 유가와는 전혀 무관하다. 단적으로 말하면 유가에는 무극이란 용어가 없다. 이 때문에 “무극이며 태극이다.” 또한 “태극이며 무극이다.”라고 주창하며, 무극과 태극을 일치시키고 또 동일시한다.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의 이而자는 “아름다우며 곱다.”(美而艶)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任重而道遠) 등과 그 용법이 같다. 통상 “무극이 태극이다.”라고 해석하는데, 이와 같이 단정하면 태극은 언제나 무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은 태극도설의 초두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을 해설한 것이다.
“태극이 작동하여 양을 생기生起하고, 작동이 절정에 이르면 적정寂靜하다. 적정하면 음을 생기하고, 적정이 끝에 이르면 다시 작동한다. 한 차례 작동하고 한 차례 적정하여 서로 근기根基가 되며,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어 양의兩儀를 정립定立한다.”(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 一動一靜 互爲其根 分陰分陽 兩儀立焉) 이는 주역 계사전에 “역에 태극이 있고, 이는 양의를 생하며, 양의는 사상을 생한다.”(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라는 구절 중에 태극이 음과 양이란 양의를 생기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파한 것이다.
“양은 동변動變하고 음은 정합靜合하여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를 생기하고, 오기五氣가 순포順布하여 사시四時에 유행한다.”(陽變陰合 而生水火木金土 五氣順布 四時行焉) 양변음합陽變陰合을 양은 동변動變하고 음은 정합靜合한다고 해석했다. 태극은 동정하고 변합한다. 태극의 양이 전변하여 작동하고, 적정하여 합체合體하면 태극의 음으로 환원한다.
무당산 장삼풍張三豐 도인의 태극권경가결육수太極拳經歌訣六首 중 제3수의 후구에 동분정합動分靜合이란 용어가 나온다. 동변정합動變靜合과 그 취지가 같다. “동분정합動分靜合하고 수굴취신隨屈就伸하라. 완응급수緩應急隨하여야 권리拳理를 관통貫通하리라.”(動分靜合屈伸就 緩應急隨理貫通) 왕종악王宗嶽의 태극권론太極拳論에 제3수의 후구와 상응하는 글이 있다. “변동하면 곧 분산하고, 적정하면 바로 합체한다. 과불급過不及이 없이 굴신曲伸에 수응하여 나아가라. 동작이 급박하면 급박하게 수응하고, 동작이 완만하면 완만하게 수응하라. 설령 변화가 만단萬端일지라도 권리는 오로지 하나로 관통할 따름이니라.”(動之則分 靜之則合 無過不及 隨曲就伸 動急則急應 動緩則緩隨 雖變化萬端 而理唯一貫)
만육오 선생의 삼명통회 논천간음양생사論天干陰陽生死 편을 인용한다. 장문은 맨 하단에 있다. 여기서는 공자와 주렴계 주희 삼인의 언설만 한정한다.
공자는 “태극이 양의를 생한다.”라고 하고, 주자周子는 “양은 동변하고 음은 정합하여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를 생기한다.”라고 하며, 주자朱子는 “만물이 각기 하나의 태극을 구비한다.”라고 한다. 이 삼인三人의 말씀은 모두 오행의 추뉴樞紐이다. 바로 “만물은 각기 하나의 태극을 구비한다.”라고 말한다면, 곧 목木도 일물一物이 되므로 또한 하나의 태극을 구비한 것인 줄을 알 수 있고, 바로 “태극이 양의兩儀를 생한다.”라고 말한다면, 즉시 갑목과 을목으로 나뉘는데, 갑목은 양의陽儀가 되어 먼저 작동하고, 을목은 음의陰儀가 되어 뒤에 적정한 줄을 알 수 있다. 바로 “양은 동변하고 음은 정합한다.”라고 말한다면, 곧바로 갑목이 일변一變하고 을목이 일합一合한 연후에 목을 생기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알 수 있다. 이른바 갑목도 하나의 목이고, 을목도 또한 하나의 목인 것은 아니다.(孔子曰 太極生兩儀 周子曰 陽變陰合 而生水火木金土 朱子曰 萬物各具一太極 此三言者 皆五行之樞紐 即萬物各具一太極之說 則木之爲物亦具一太極者可知矣 即太極生兩儀之說 則分甲乙 而甲爲陽之動於先 乙爲陰之靜於後可知矣 即陽變陰合之說 則甲之爲一變 而乙之爲一合 然後能生木者又可知矣 非謂甲是一木 而乙又別爲一木也)
“오행은 1개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五行一陰陽也 陰陽一太極也 太極本無極也) 오행은 목화토금수이다. 오행은 각기 음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이 갑과 을인 것과 같다. 목의 음양 곧 갑과 을이 하나의 태극이다. 이를 소태극小太極이라 한다.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 태극은 무극을 근거한다. 이 때의 태극은 대태극大太極에 상당한다.
“오행이 생기하지만, 각기 그 체성體性은 동일하다.”(五行之生也 各一其性) 오행마다 각기 다른 오행을 생기한다. 갑을목이 병정화를 생기하고, 또 병정화는 무기토를 생기한다. 각 오행이 다른 오행을 생기하는 그 체성은 다름이 없다.
“무극의 진신眞神이 이오二五의 정기精氣와 묘합妙合하여 응결하니, 건도乾道는 성남成男하고 곤도坤道는 성녀成女한다.”(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乾道成男 坤道成女) 의가醫家는 인체가 신기정혈神氣精血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혈 대신 형으로 대체하여 신기정형神氣精形이라 말하기도 한다. 특히 신기정神氣精은 도가의 삼보이기도 하다. 이 신기정을 차례대로 무극과 태극 그리고 음양오행에 배대할 수 있다. 이에 무극지진無極之眞을 무극의 진신이라 번역한 것이다. “무극의 진신眞神이 이오二五의 정기精氣와 묘합妙合하여 응결한다.” 한 생명의 탄생은 진실로 미묘하다. 이에 진신과 정기가 묘합하여 응결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기二氣가 교감交感하여 만물을 화생生生하니, 만물이 생생生生하여 변화가 무궁하다.”(二氣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 而變化無窮焉) 일체 만물은 음양이 서로 감응하여 화생한 하나의 태극이다.
“오로지 사람만이 그 수기秀氣를 얻어 가장 영특하다.”(惟人也得其秀而最靈) 우리 인간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지식체계의 범위 안에서는 사람이 가장 우수하고, 이 때문에 일체 생명체 중에 오직 사람만이 그 수기秀氣를 얻어 가장 영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유가는 이 현실세계를 기반하여 모든 교설敎說을 펼쳐나간다. 이 때문에 도가에서 신선이 된다던가, 또는 불가에서 부처가 된다는 성불성선설成佛成仙說을 모두 고혹인심蠱惑人心이라 비판한다. 인심을 미혹시킨다, 또는 세뇌시킨다고 달리 말할 수도 있다.
[태극도설 원문] “형체가 이미 생기고, 신명神明이 지각知覺을 발현發顯한다. 오성五性이 감동하여 선악이 나뉘고 만사萬事가 출현한다. 성인은 그 진신 정기로 중정中正과 인의를 정립定立하고, 주정主靜으로 인극人極을 정립한다. 이 때문에 성인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그 광명을 합하며, 사시와 그 차서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한다. 군자는 이를 수습하여 길하지만, 소인은 이를 거슬러 흉하다. 이 때문에 “천도天道를 정립하여 음양이라 일컫고, 지도地道를 정립하여 강유剛柔라 일컬으며, 인도人道를 정립하여 인의仁義라 일컫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또 ‘원시반종原始反終하면, 이 때문에 사생死生의 설을 안다’라고 하니, 크도다, 역이여! 이것이 그 지극함일 것이다.”(形旣生矣 神發知矣 五性感動 而善惡分 萬事出矣 聖人定之以中正仁義 而主靜立人極焉 故聖人與天地合其德 日月合其明 四時合其序 鬼神合其吉凶 君子修之吉 小人悖之凶 故曰立天之道 曰陰與陽 立地之道 曰柔與剛 立人之道 曰仁與義 又曰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大哉易也 斯其至矣)
“형체가 이미 생기고, 신명神明이 지각知覺을 발현發顯한다. 오성五性이 감동하여 선악이 나뉘고 만사萬事가 출현한다.”(形旣生矣 神發知矣 五性感動 而善惡分 萬事出矣)
“성인은 그 진신 정기로 중정中正과 인의를 정립定立하고, 주정主靜으로 인극人極을 정립한다.”(聖人定之以中正仁義 而主靜立人極焉) 간혹 나처럼 문단을 나누는 이도 있지만, 통상 이주정而主靜을 정의仁義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성인은 그 진신 정기로 중정中正 인의와 주정主靜을 정립定立하고, 인극人極을 정립한다.”(聖人定之以中正仁義而主靜 立人極焉)라고 할 것이다. 나는 갈지之자를 ‘무극의 진신眞神과 이오二五의 정기精氣’로 해석했고, 주정은 무극의 진신으로 한정했다. 또한 하문에 “인도人道를 정립하여 인의仁義라 일컫는다.”(立人之道 曰仁與義)라는 구절과 대비하여 “주정主靜으로 인극人極을 정립한다.”라고 해석한 것이다. 인극은 바로 중정中正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그 광명을 합하며, 사시와 그 차서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한다.”(故聖人與天地合其德 日月合其明 四時合其序 鬼神合其吉凶)
“군자는 이를 수습하여 길하지만, 소인은 이를 거슬러 흉하다.”(君子修之吉 小人悖之凶)
“이 때문에 “천도天道를 정립하여 음양이라 일컫고, 지도地道를 정립하여 강유剛柔라 일컬으며, 인도人道를 정립하여 인의仁義라 일컫는다.”라고 말한 것이다.“(故曰立天之道 曰陰與陽 立地之道 曰柔與剛 立人之道 曰仁與義)
“또 ‘원시반종原始反終하면, 이 때문에 사생死生의 설을 안다’라고 하니, 크도다, 역이여! 이것이 그 지극함일 것이다.”(又曰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大哉易也 斯其至矣)
2024년 2월 10일 길상묘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