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시베리아 호랑이 대호와 만주 벌판의 검푸른 늑대 청랑
토요일 오후 올리비아와 마이클 두 선수가 경기를 하기 위하여 체육관에 등장 합니다. 9회전 경기입니다. 관객들은 들어갈 때 전부 다 주소 이름 나이를 적고 문제 발생시 주최측에 책임 없다는 각서를 받아 놓습니다.
그리고 입장객에게 한 장씩 유인물을 주었습니다. 입장한 분들이 관람을 제대로 못하거나 다시 보고 싶으신분들은 저의 체육관에서 독점 녹화본을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녹화본의 성능은 경기를 직접보는 것의 60%입니다. TV중계는 아무래도 많은 가정에 송출되므로 질이 떨어집니다. 녹화본의 가격이 어마무시 합니다. 완전 돈 벌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어느덧 마이클의 키는 195나 되고 희고 아름다운 얼굴과 부리부리한 호안에 짙은 눈썹 굳게 다문 입술 조각상처럼 조화를 이룬 몸매는 그리스의 신과 같은 모습니다.
그러나 마이클의 얼굴 표정이 그저 떨떠름 합니다. 원형의 철망 링은 보통의 링보다 두배는 큽니다. 양쪽 코너에 대기하고 있는 선수 소개를 합니다. 그런데 그 소개가 웃깁니다.
”청~코너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신과 함께 하는 올~리비아~ 선수“ 이 말을 들은 관객들은 환호하면서도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합니다.
”홍~코너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신과 함께 하는 마~이클 선수.“ 마이클도 똑같이 소개 합니다. 관중들도 역시 뭐가 뭔지 모르면서 열렬히 환호 합니다.
관객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양선수 소개를 했는지 모릅니다. 몸서리 쳐지고 두려운 실체를 곧 알게 됩니다.
올리비아는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아가 나는 만주벌판에서 청랑으로 군림하면서 천군만마를 거느렸단다.
영물로써 존재하니 나에게는 내단이라는 것이 생겼단다. 내가 탈신하고 원신으로 존재하면서도 그 내단은 소멸되지 않고 나와 함께 하고 이제는 너와 함께도 한다.
이 내단의 효능은 무한한 힘의 원천이다. 아가 나는 육체를 갖고 있던 당시 만주족(징기스칸 시대)들 사이에서 베일 속에 가려진체 일인전승 되는 육파문(六破門) 고유한 무술을 익힌적 있다.
육파심공이나 권장지술과 각법은 부드러운데 문파의 명칭이 좀 사납단다. 일파는 권장으로 하늘을 깨트린다. 이파는 각법으로 대지를 엎어버린다,
삼파는 내기를 밖으로 쏘아보내 바다를 들어 엎어서 깨트린다. 사파는 음공으로 인간의 마음을 깨트린다.
오파는 강한 독심으로 어떠한 신공이든 깨트린다 육파는 세상에 모든 무술 문파를 깨트려 유아독존한다.
우선 내공심법을 익히고 몇가지 권장지법(주먹과 손바닥을 쓰는 무술) 과 각법(발을 쓰는 무술)을 익혀라 나와 함께 하면 6개월이면 충분하다.
원신의 도움으로 내외공이 극대화된 올리비아입니다. 자못 스스로 기대가 됩니다.
마이클도 같은 생각입니다. 시베리아를 누리던 대호인 원신으로부터 장백산에서 얻은 한민족의 오묘한 내공심법인 원원구황공(元圓九皇功) 과 권법과 각법으로는 대력웅호권(大力雄虎拳) 종횡파천각 (從橫破天脚)을 6개월 동안 극성으로 연마하여 스스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러니 보나마나 나머지 11명의 선수들 모두 사정은 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아는 진즉 이꼬라지를 알고 있었으나 ”뭐 무술을 배우면 건강에 좋지“ 하고 간단 무쌍하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피터지게 싸우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무술을 건강에만 좋다고 치부한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1회전 시작입니다. 두 선수는 글러브를 끼지 않고 맨손으로 나옵니다. 심판이 글러브를 끼라고 해서 두 선수 잠자코 글러브를 채웁니다. 올리비아와 마이클이 글러브를 낀 주먹을 서로 가볍게 마주치자 글러브가 폭팔하듯이 ”펑“ 산산히 부셔져서 없어집니다.
이것을 본 심판은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라 아연실색을 합니다. 따라서 이들 12선수의 경기에는 글러브를 채우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만들어 졌습니다.
두 선수 탐색전도 없이 서로 잠시 마주보고는 잠깐 경기장 천정을 보고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가드를 올리자 어마 무시 하게 큰 청랑과 호랑이가 선수들에게 겹쳐서 현신 합니다.
호랑이의 눈에서 붉은 혈광이 줄기 줄기 뻗어나오고 청랑의 눈에서 푸른 광망이 줄기 줄기 뻗어 나옵니다. 청랑과 호랑이의 이 결투는 히말라야에서 맺어진 2000년 동안 쌓인 골깊은 응어리의 결과 입니다. 허구한날 수행은 안하고 누가 잘났는지 말로만 다투다가 여기에서 제대로 한판 붙습니다.
으르릉 거리는 표호 소리와 끄르릉 하는 표호 소리는 포식자의 본능을 나타냅니다. 관객들은 기겁을 하고 놀랍니다.
벌써 기어서 겨우 겨우 도망가는 사람 두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는 사람 등등입니다. 그 무서운 표호는 인간의 두뇌를 두려움으로 마비시키면서 죽음을 체험하게 합니다.
두 선수가 쨉과 펀치를 날릴 때 보면 두 포식자자는 서로 엉켜서 표호속에서 서로 물어 뜯고 있습니다. 링 바닥이 피로 난자하고 두 천신은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청랑의 앞발은 어마어마 하게 긴 발톱이 나와 있고 호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에게 어퍼컷을 먹이면 포식자는 상대의 목덜미를 물어 뜯습니다. 놀라운 것은 링은 좁은데 두 천신의 처절한 싸움은 링의 크기를 초월하여 보입니다.
몸놀림은 진저리 칠 정도로 빠르고 두 천신이 내뿜는 살기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충격을 줍니다. 이들이 전에 보여주었던 경기는 경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회전 되어서 싸움의 양상이 좀더 강하게 난폭해지기 시작합니다. 두 천신은 거의 방어를 안하고 공격위주인데 그러다 보니 공중에서 주먹, 아니 발이 마주칩니다. 그럴 때 마다 가죽이 터져 나가는 듯 합니다.
그러다가 잠시 싸움을 멈추는 듯 하더니 청랑이 점프를 하면서 허공을 날아 무릎으로 안면을 가격합니다.
호랑이도 질새라 몸을 날려 허공에서 격돌합니다. 호랑이의 뒷발 공격은 점프하면서 상대방 키를 넘어갈 때 뒷발로 기습적으로 상대의 안면을 공격하는 것인데 상대는 호랑이의 앞발에 신경쓰다가 속절없이 당합니다.
그러나 호랑이와 청랑은 그 특기가 비슷해서 결정타를 맞지 않아서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점프 하면서 몸을 날려 상대에게 가격하면 상대도 같이 몸을 날려 공중에서 격돌하고 합니다.
올리비아는 청랑과 마이클은 호랑이와 혼연일체가 되어 원신의 움직임에 동화되어 더욱 실감이 납니다.
양선수들은 링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오릅니다. 그러다 보면 링 바닥은 천신의 발톱에 의하여 깊게 패입니다. 으르릉, 갸르릉 하는 표호 소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체육관을 울립니다.
관중들은 억지로 심장이 오그라 들고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이겨내며 관람을 합니다. 도데체 저렇게 포악한 맹수들의 싸움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6회전에 들어가자 결투는 더욱 격렬해져서 관중들이 바라보니 저러다 누구 한 사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무서운 혈투속에서 관객들 특히 남자들은 올리비아의 발차기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아름다운 각선미를 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존재가 남자들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만주벌판에서 만군을 거느렸던 청랑과 함께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리비아의 발차기는 180도에서부터 시작하여 720도 까지 허공을 누빕니다.
이에 질세라 마이클의 발차기도 허공과 지상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두 사람 벌써 한국의 실전 태권도와 택견, 브라질의 주짓수 태국의 킥복싱(무예타이)등은 기본으로 마스터 하고 원신이 알려준 궁극의 무예를 익히고 있었습니다.
경기가 6회전을 넘어가면서는 원형의 링안에서 대기가 일그러니면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어는덧 올리비아의 몸은 검푸른 빛이 더욱 강해지고 올리비아의 권격은 점차 이상하고 묘한 형태로 변합니다. 주먹이 나가다가 손날로 변해서 찌르기를 합니다. 손끝이 파랗게 변하면서 푸른 기운이 송곳처럼 1미터 이상 뻗어 나갑니다. 그럴때면 쨍 하고 몸서리 쳐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육파신공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마이클도 이에 질세라 원원구황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리고 대력웅호권을 시전합니다. 마이클의 몸에 붉은 빛이 물들고 그 웅혼한 주먹에도 붉은광채가 서리면서 주먹을 내지를 때 마다 우르릉 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붉은 광채가 역시 1미터 이상 뻗어나갑니다.
두 개의 기운이 서로 격돌하면 펑하는 소리가 납니다. 서로 상대로부터 뻗어나오는 권기와 수기를 적절하게 피하고 막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권기와 수기로 인하여 링의 안전망인 철망이 보기 흉하게 조각 조각 나고 있습니다.
둘은 서로 질세라 격돌합니다, 손이 부딧힐 때 마다 펑펑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럴 때 마다 서로 뒷걸음 칩니다.
관객중에 당연히 정아도 있습니다. “아! 정말 큰일이다. 말리기에는 너무 늦었네 내가 지금 뭔일을 저지른 것이지, 뭐 딴 것은 다 좋은데 우리 여신 같은 올리비아 절대로 시집 못간다 누가 데려가겠어 에고고” 그러니까 여제자 시집 못갈까바 걱정입니다.
경기는 막바지에 다다라 어느덧 9회전을 남겨 놓았습니다. 관객은 절반정도만 남았고 남은 사람들도 온전치 못해서 기절한 사람 머리 박고 있는 사람 각양 각색입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입장할 때 녹화본 구매하라는 이야기가 뭔 소리인지 이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9회 격돌입니다. 두 사람 아직 쌩쌩 합니다. 다시한번 올리비아는 육파신공을 마이클은 원원구황공을 극성 까지 끌어 올립니다.
심지어는 원형의 철책을 위를 수평으로 서로 바라보면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철책을 박차고 허공에 맞부딪치면서 손과 발로 가격하면서 격돌합니다.
그럴 때면 팡팡하는 가죽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링안은 폭풍이 몰아치는 것처럼 링 앞에 앉은 관객들은 몸을 가누기 힘들어 집니다.
서로 격돌하면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가곤 합니다. 수없이 맞고 때리고 치고 박고를 하더니 온힘을 다해 결투를 벌이던 두 사람은 9회전 끝날 무렵 두 천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격돌을 합니다.
두 선수는 각자의 코너가 가서 서있습니다. 발현된 천신은 으르릉, 캬르릉 하면서 표호 합니다. 그리고는 맹렬히 서로 바라보고 바닥을 박차고 링 중앙 허공에서 부딪힙니다.
주먹과 발은 사용하지 않고. 몸통 대 몸통의 격돌입니다. 꽝하는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두 선수 반대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 링의 철망에 부딪힙니다.
동귀어진도 좋다는 결의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관객들은 긴 한숨을 내쉽니다. 다들 “십년감수 했다”입니다.
문제는 심판이든 채첨관이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한 것입니다. 귀에 보호구를 쓰고 있어도 소리가 아닌 음파의 문제라 절반은 기절하고 졸도 하였으니 할 수 없이 녹화본을 보면서 채첨 하려고 해도 녹화본을 보는 것 조차 심장이 오그라져서 못봅니다. 적당히 무승부를 줍니다.
“누구 한 사람 케이오가 되면 채첨하기 좋은데” 하고 궁시렁 합니다
“너 대단하다! 여자다!” “너 자꾸 여자 여자 하면 혼난다” 마이클의 말에 올리비아가 씩 웃으면서 말합니다. “그래 언젠가 다시 한번 해보자!”
다음날 메스컴에 대대적으로 떳습니다. “세기의 대결” “여자도 능히 헤비급 남자와 경기를 할 수 있다” “끝까지 관람한 관객은 영웅 칭호를 받다”
“TV 중계를 볼때도 온 가족이 모여서 서로 손을 꼭 잡고 본다. 혼자 보면 심장마비 위험하다” 기자들이 마이클고 올리비아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태몽은 무엇을 꾸었나요?” 하고 취재합니다.
TV방송에서는 12선수를 초빙하여 좌담회를 열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12선수들을 대상으로 팬클럽도 생기고 있습니다. 12선수들의 몸값이 급상승해서 CF도 많이 나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