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fugio Lagazuòi 2752M
알타비아 1에서 만나는 산장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누가 뭐라해도 최고의 산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에약이 까다롭고 어렵지만 일단 예약이 되면 두고두고 남을 최고의 하루가 될 것이다.
12.2KM에 5시간 22분을 걷고 1시간 56분을 쉬었다.
느낌상으로는 더 많이 쉰 것 같은데 기록을 보니 쉰 것 보다 걸엇던 시간이 훨씬 많았던 하루였다.
제일 뒤 하얀 설산이 돌로미테에서 가장 높은 Marmolada - 3,343m
25유로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핀란드식 스팀 사우나
줄을 서 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서너명 외엔 볼 수 없었다. 그것도 남자들만.. 쩝쩝
여인들이 해야 눈요기라도 했을텐데 (쩝쩝은 크리스님이 내는 소리다)
Monte Sass de Stria
정상에 많은 하이커들이 풍광을 즐기고 있다.
"너무 좋아요. 미쳐부러~"
하이킹을 하는 사진이 아닌 목적지 산장에서 이렇게 많은 사진을 남긴 전례는 없었다.
하물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셔터에 손이 갔다.
뒤로 평평한 암봉은 Gran Diedro 2482M
Civetta 3220m
한 덩어리지만 뾰쭉뾰쭉한 곳 마다 각각의 이름이 있다.
우리가 배정받은 도미토리 방은 12인실로 우리가 8개의 침대를 쓰고 나이가 지긋한 독일 부부가 들어와 함께 쓰기로 했다.
"내가 자랑스러워요. 산이 이렇게 멋져도 됩니까?'
나도 많은 사진이 있지만 같은 방을 썻던 독일 아저씨는 틈만 나면 엄청 눌러댔는데 내가 본 것만해도 잠자리에 드는 그 순간까지 수 백방은 찍었을 것이다.
도착했으니 입가심 맥주가 아니라 이런 곳에서 안 마시면 앞서 말했듯 헌법에 위배되는 국가적 범죄다.
간단한 요기겸해서 햄버거를 곁들였는데 오늘 점심 도시락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맛이 괜찮았지만 빵은 여전히 인플란트를 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만큼 딱딱했다.
Lagazuòi Piccolo 전망대겸 최 정상으로 2778M
이 곳에 도착하자마자 울먹이며 가장 흥분했던 이는 크리스님이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안마시는 맥주까지 털어부으며 "아무래도 와이프한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는 닭 3마리 먹을만한 시간 동안 공들여 통화하고 보여주고.. 참 훌륭한 남편이 우리하고 친하게 지내니 우리까지 격상된 느낌이다.
아름다움은 차치하더래도 두 번 다시 못 볼 것 같은 심정이었는지 보고 또 보고
그러다 또 둘러보고..
카메라 베터리를 교환하기 위해 들어갔는데 ... ???
!!!!
베터리 교환 후 또 나와서 두리번 두리번
쏼라쏼라..
이런 산장에서 몇 날 몇 일 머무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땐 온갖 구름이 춤을 추었다.
또 한 번 취해 있다.
레스토랑 풍경
자리 못 잡을까봐 미리 앉아 기다리는 쉘리님
"위하여~~~~~~~"
해모수님의 얼굴이 환해지는 시간이다.
내일 아침까지는 우리의 지정석
져녁 요리 에피타이저 - 앙뜨레 - 디저트까지 풀 코스 요리로 나온다.
저녁을 먹자마자 곧 바로 나가 또 감상
한 낮 동안 달궈 주었던 햇살이 서서히 물러가는 시간이다.
같은 곳이지만 전혀 다르게 다가오니 놓칠 수 없어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선수들은 명당 자리를 잡고 눌어 앉았다.
어떤이는 아예 밤새 카메라를 고정 시켜 놓은 사람도 있었다.
퀸첸초리에도 황혼이 깃든다.
내일의 목적지를 내려다 보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 되었다.
손을 뻗히면 닿을 듯 하지만 걸어야 하는 거리는 6마일을 넘어 가는 곳이다.
어둠의 세상이 찾아면서 구름은 더 신이 나 비틀거린다.
오래 전 아주 오래 전 지리산 연화봉에서 보던 그 선
순간 탄성이 일었다.
그동안 잠시 잊고 산 것들을 하나 둘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산에 다니면서 오랫만에 느껴보는 감정들.
이 순간만큼은 내게 있어 최고의 시간으로 최고의 행복으로 다가왔고 그 시간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라가주오니의 밤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