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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무좀에는 발가락 사이에 나타나는 지간형(위)과 발바닥의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인설형(아래), 작은 물집이 발생하는 소수포형 등이 있다. 사진=대한의학회 |
장마철에 빠르게 번식하는 곰팡이 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손과 발, 사타구니 등을 좋아한다. 이러한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백선균)은 생활환경, 면역 상태에 따라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며 피부병을 일으키는 데 이것이 바로 무좀(백선)이다.
무좀은 각질을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하는 진균으로 인해 생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머리에 생기는 두부백선, 몸에 생기는 체부백선, 손에 생기는 수부백선, 발에 생기는 족부백선, 손톱·발톱에 생기는 조갑백선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족부백선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무좀의 형태로, 주로 구두를 신고 일하는 직장인과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성인 남성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며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다.
주요 증상은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 하얗게 되거나 각질이 벗겨진다. 땀이 많이 나거나 습한 환경에서는 불쾌한 발 냄새가 나거나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노영석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은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평생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무좀이 생겨도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이런 경우 대부분이 민간요법에 의지해 혼자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흔히 잘 알려진 민간요법으로는 살균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빙초산·식초 등을 발에 사용하는 것인데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화학적 화상을 입거나 2차 감염이 유발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무좀 치료에는 항진균제 연고를 하루에 1~2회 정도 증상 부위와 그 주변부에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크림이나 연고 외에도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형태, 간편하게 뿌리는 스프레이 등 다양한 무좀 치료약이 등장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품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피부과 의사와 상의 후 본인에게 더욱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무좀 치료 중 증상이 호전돼 다 나은 것 같아도 2~3주간 연고를 더 바르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치료 중 가려움증이 덜해지는 것은 무좀균이 약물 공격을 피해 잠시 몸을 숨기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과 통풍에 신경써야 한다. 샤워 후에는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기로 손가락,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말리는 게 좋다. 신발은 내부를 충분히 건조시킨 뒤 신어야 하며, 주 1회 정도 신발에 항진균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추천된다. 아울러 손톱․발톱깎이도 세척해 쓸 필요가 있다.
노 교수는 “무좀은 직접적인 접촉 외에도 수영장 혹은 공중목욕탕과 같이 맨발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도 전염되기가 쉽다”며 “발수건이나 슬리퍼, 발톱깎이, 신발 등을 함께 사용하면 옮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면역력 저하로 인해 쉽게 감염될 수 있어 더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루러기
‘전풍’으로도 불리는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 효모균에 의한 피부 감염이다. 이 균은 지방 성분을 좋아해 털구멍을 중심으로 병변이 시작된다. 특히 땀을 좋아하기 때문에 장맛비 등으로 인해 습도가 높고 땀 분비가 많아지는 더운 여름에 주로 나타난다.
주요 증상으로는 가슴, 등, 겨드랑이, 목처럼 피지가 많은 부위에 다양한 크기의 저색소 혹은 과색소 반점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연한 황토색, 붉은빛 등의 반점들이 뒤섞여 얼룩덜룩해지기 때문에 ‘어루러기’라는 병명이 붙게 됐다. 얼굴과 같이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는 저색소 반점이 나타나는 일이 많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나 간혹 경미한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겉보기에는 건선과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건선은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발진된 부위 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지만 어루러기는 균에 의한 피부병이다.
어루러기 치료에는 연고, 크림, 샴푸, 스프레이 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항진균제가 있다. 바르는 약은 최소 2주 이상 지속하고 그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한 달에 1∼2회 정도 발라주는 것이 좋다.
노 교수는 “곰팡이 균에 의해 발생한 피부질환은 습진 등 비슷한 증상의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섣부른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