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교 우수학생 ‘연덕’ 역…밀리지 않는 연기력 충무로 시선집중 “내 얼굴과 눈이 동양적이고 매력적이어서 도화지같다고들 하더라”
충무로를 책임질 새로운 신예 스타가 탄생했다. 지난 6월18일 개봉 후 인기몰이 중인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 박소담이 그 주인공. 개봉을 앞둔 기대작 <사도>, <베테랑>, <검은 사제들> 등에도 출연하며 2015년 최고의 ‘충무로 블루칩’ 탄생을 예고한 박소담은 <경성학교>에서 실종된 소녀들을 애써 외면하는 기숙학교의 우수학생 연덕 역을 맡아 박보영, 엄지원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동양적인 얼굴과 눈매로 유니크한 매력을 더욱 발산하고 있는 박소담은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남을 가졌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여배우 박소담의 차분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영화 <경성학교>에서 동양적인 얼굴과 눈매로 유니크한 매력을 발산한 신예배우 박소담.
-<경성학교>가 지난 6월18일 개봉했다. 주연배우로서 소감이 어떤가. ▲<경성학교>는 긴 호흡을 갖고 찍은 첫 영화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사실 처음이다 보니 다른 작품들보다 많이 떨리고 기대가 된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경성학교>를 통해 나를 처음 볼 텐데, 그만큼 더 중요한 것 같다. 좋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완성된 <경성학교>와 시나리오로 본 <경성학교>의 다른 부분이 있다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글로 읽고 상상했던 것보다 음악과 영상이 더해진 <경성학교>를 보니 더욱 풍성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장센도 너무 좋았고, 사실 촬영하면서도 세트장이 정말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색감도 너무 좋았고. 그런데 사실 나는 <경성학교>를 객관적으로 보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웃음). 촬영 당시 생각도 많이 났고. 초반 내가 나오는 장면을 볼 땐 몸이 ‘움찔움찔’ 했던 것 같다(웃음). 그런데 중반이 넘어서면서부터는 박보영, 엄지원 선배의 연기가 눈에 들어오더라. <경성학교> 촬영 당시 두 선배가 정말 고생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집중할 수 있었다.
-<경성학교> 발탁은 오디션을 통해서인가, 아님 제의를 받은 것인가. 오디션이라면 본인이 뽑힌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오디션을 봤다. <경성학교> 오디션은 연덕 역이 아닌 유카 캐릭터의 대사와 키이라의 격한 발작 장면을 연기했다. 그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한번에 끌어올려야 하는 오디션은 나도 처음이라 온몸에 힘이 다 빠지더라. 내 앞에서 오디션 봤던 분들도 모두 기진맥진하는 것 같았다(웃음). 오디션 당시 몸살 기운도 있었고, 엄청난 에너지를 쏟다 보니 몽롱했는데, 나중에 이해영 감독님이 다른 분들이 가져간 호흡이 아닌 새로운 호흡을 보여줬던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더라. 그래서 캐스팅됐는데, 정말 얼떨떨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연덕 역이 아니었다. 감독님이 모든 캐릭터를 열어놓고 오디션을 봤데, 연덕 역은 <경성학교> 속에서 비중이 굉장히 큰 역할이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단편영화, 독립영화 출연 정도의 경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큰 역할을 맡을 줄은 몰랐다.
-<경성학교>에서 연덕 역을 맡아 박보영, 엄지원 등 기라성 같은 선배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좋게 봐줘서 정말 감사한다(웃음). 아무래도 내가 맡은 연덕 역 자체가 기숙학교 학급의 급장이기도 하고, 우수학생이지 않나. 그리고 유일하게 과거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겉으로 밝은 친구도 아니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연덕 역을 표현한다는 점이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이유가 있는 무표정을 표현함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지 않았나 싶다.
-연덕 역을 맡아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무엇인가. ▲연덕이처럼 보기에는 무뚝뚝하고 과묵한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마음이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여리고 정도 많고. <경성학교> 시나리오를 보면서 연덕이의 그런 따뜻한 마음에 공감을 했고, 친구처럼 보듬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급장이다 보니 연덕이는 기숙학교에서 혼자였는데, 누군가가 이 아이를 보듬어주면 좋겠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이후 연덕이가 주란(박보영 분)을 만나면서 달라지기는 하지만. 연덕 역을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양한 감정들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정말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점차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경성학교> 속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를 주고 싶나. 가장 아쉬운 부분과 내가 생각해도 잘했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 ▲점수?(웃음). 처음인데 점수를 매기기가 어려울 것 같다. 아직 나의 연기를 잘 모르니까. <경성학교> 마지막 물속에 있는 장면을 찍을 때 춥기도 했고, 주란을 향해 소리를 지를 때 더욱 큰 감정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안 나왔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내가 잘한 부분은 연덕이 표정 없는 친구로 나오다가 주란을 보고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표정을 봤을 때 관객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웃음).
-실제 고등학교 시절 박소담은 어떤 학생이었나. 연덕처럼 리더십이 강한 사람이었나. ▲반장과 부반장도 꾸준히 맡았고, 정말 <경성학교> 연덕이처럼 초등학교 때는 육상도 했고, 내가 원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축제 때 노래하는 것도 좋아했고, 밴드 보컬도 했다. 굉장히 즐겁게 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웃음).
-노래를 좋아하던 친구가 배우를 꿈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17살 때 뮤지컬 <그리스>를 본 적이 있다. 뮤지컬은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춤 등을 선보이는데 무대 위 배우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하루종일 가슴이 뛰더라. 그래서 막연하게 무대 위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네가 무슨 배우를 하겠다고 하는 거냐’며 반대하시더라. 이후 2년 넘게 부모님을 설득해서 19살 초부터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다. 인문계를 다니다가 연기학원에 가니 정말 재밌었다. 놀이 형식으로 접근해서 그런지 처음부터 즐거웠고, 자연스럽게 대학교 연기과에 입학한 것 같다. 2학년 때부터 15편이 넘는 단편과 독립영화를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도 뮤지컬 배우는 꼭 해보고 싶다. 무대 위에서 받는 엄청난 에너지를 느끼고 싶은 바람이다.
-<경성학교>는 여학생들의 생활이 주를 이룬다. 여학생들과 촬영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경성학교>에 출연한 여학생들은 정말 또래들이었다. 20대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모여서 매일매일 MT를 온 듯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야 했는데, 아침부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활기찼던 것 같다(웃음). 함께 촬영한 여학생들 모두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고민하는 부분들이 비슷했다. 공감대가 있다 보니 더욱 빨리 친해지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고, 그중 한 명이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하게 되면 시간이 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공연을 보러가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촬영이 있다기보다는 정말 매일매일 콩트 같은 분위기였다. 계속 장난치고, 밥먹으면서도 웃느라 바빴고, 서로 모니터 해주면서 다 같이 고민도 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촬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경성학교>를 통해 박보영, 엄지원과 호흡을 맞췄다. 두 여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그들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 ▲박보영, 엄지원 선배님과 촬영을 하면서 정말 많은 점을 배웠던 것 같다. 영화 촬영이라는 것이 짧은 기간동안 딱 찍고 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정신을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고, 헷갈리기도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내가 이런 긴 호흡이 처음인 것을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아시니 나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시간과 용기를 많이 주셨다. 감정 연기를 해본 적이 많지 않은데, 박보영 선배는 영화 속에서 감정 연기를 많이 하시지 않는가. 박보영 선배의 순간 몰입력을 보니 정말 배우고 싶더라. 나는 현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조차 힘든데, 박보영 선배는 몰입력이 높이셔서 수월하게 해내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엄지원 선배님과는 아쉽게도 <경성학교>에서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없었다. 그렇지만 선배님이 연기하는 것을 볼 기회가 많았는데, 연기할 때는 카리스마 있게 하다가도 ‘컷’하는 순간 밝고 귀엽게 변하는 모습에서 내공을 느꼈던 것 같다. 두 선배의 연기를 현장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완벽한 신인이 아니다.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2013년 <소녀>부터 <마담뺑덕>, <상의원>, <쎄시봉> 등에 출연했고,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사도>, <베테랑>, <검은 사제들>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에도 연이어 출연했다. 영화감독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내가 만났던 감독님들은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 얼굴과 눈이 굉장히 동양적이면서 매력적이라고(웃음). 배우들 중 이렇게 동양적인 얼굴을 가진 배우가 몇 없기도 하고,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도화지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줬던 것 같다. 그리고 외모와는 다르게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녔다는 점이 어필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계속 연기를 해나가면서 ‘저렇게 매력적이면서 인간적인 배우가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대중들이 저를 믿고 보는 배우로 생각할 수 있도록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박소담이 되겠다. dj3290@naver.com
첫댓글 경성학교에 관련된 인터뷰를 보면 ㅋㅋㅋ
또 보고 또 봐야할것 같아욬ㅋㅋㅋ !
이미 도담이들한텐 매력적인 배우인데! ㅎㅎㅎ
머지않아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도 언니의 매력에 빠져들거예용!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