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속 주말마다 비! 비! 비!
땅기운을 오랜동안 느끼지 못해서 인지 삶에 대한 흥미를 잃어 지쳐갈 즈음...
때마추어 빗님이 하루를 비껴 간다는 반가운 예보다.
지난주 일요일 아침 KBS의 "영상앨범 산" 백아산 편이 방영 되었다.
오래전의 기억을 더듬어 산행계획을 수립한다.
KBS 영상편에서는 처음 오르막이 힘들다는 멘트이나 예전 다녀온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박지를 정해 놓은터라 반나절의 시간과 박짐의 무게를 감안하여 역코스인
백아산관광목장~하늘다리~마당바위(박지)~정상~백아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계획한다.
백아산정상(810m),
백아산(白鴉山)은 석회석으로된 봉우리가 마치 거위가 모여있는 모습과 같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흰거위산이라 불리워 지기도한 백아산은 상여바위, 절터바위, 마당바위 등과같은 아름다운 바위들이 많다.
또한 지리산 교두보로의 요충지로 험한 산세때문에 6.25당시 빨치산 주둔지로 자리하기도 했다 한다.
수복후 지리산에서 남하한 남부군 잔당과 토벌대와 마당바위에서의 혈전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온다 한다.
산행코스 : 백아산관광목장~ 원리삼거리~ 하늘다리~ 마당바위(박지)~ 백아산~ 산불초소~ 백아산자연휴양림 (약 8km)
9시를 훨씬넘긴 시각에 학구삼거리를 출발하여 흥분된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화순내륙을 한바뀌 돌고,
북면,백아면소재지를 들러 산행초입인 백아산관광목장에 도착했다.
간단히 짐을 꾸리고,막걸리 두병으로 아침허기를 채우고 길을 떠난다.
관광목장(?)
목장이라고는 하나 그 어디에도 흔적은 찿아 볼수는 없고,
덩그라한 밭떼기엔 갓피어 오르는 새싹만이 반석위를 비집고 얼굴만 내밀고 있다.
암릉을 따라 푸른하늘은 맏다아 있고,
등로초입 연록의 그늘아래 한무리 산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등로 오름길은 경사도도 심한 데다 바닥엔 군데군데 낙엽이 쌓여 발을 헛디디 기도 하고 좁다한 바위틈에 신발이 끼이는 성가시럼을 겪으며 힘겨이 산을 오르다.
어깨를 짓누르는 등짐의 무게로 힘이 부칠때 "나는 무엇을 위해 산을 오르는가"
라는 생각이 들곤 할때의 답은 늘상 "그저 산이 좋아서..." 였다.
가파른 등로를 오르길 30여분,
원리삼거리를 몇미터 앞두고 암반수(?)를 가득채운 폐광 흔적이 오가는 길손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백아산 관광목장에서 출발한지 1시간 남짓 정상까지는 왔던 길의 절반 조금 넘는 거리가 남은듯 하다.
등로 가장자리에 초입에서 잠시 마주쳤던 패커 하나가 마른빵으로 요기를 하며 우리일행이 지나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간단히 수인사만을 남기고 오름짓을 계속 한다.
철계단을 오르고,바위를 돌아 오르내리길 수회,
마침내 해발 756 미터 높이에 절터바위와 마당바위를 잇는 연장 66미터, 폭 1.2미터의 현수교 백아산 하늘다리가 시야에 들어 온다.
"백아산은 지리산과 무등산을 잇는 지리적 특성과 험함 산세 때문에 6.25 때 빨치산의 주둔지가 되었고,
빨치산과 토벌대의 격전지가 될 수밖에 있었던 곳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 하였으며,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하늘다리라 이름 붙여다"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다.
절터바위에서 하늘다리를 건너 마당바위로...
백아산 주변은 깍아지른 절벽과 암봉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산"도 한컷 남기고...(with 백섬)
현수교를 건너 나무데크를 따라 능선을 건너면 마당바위가 나온다.
마당바위,
하늘다리를 건너고 데크을 따라 능선을 걷다보면 헬기장과 모퉁이에 커다란 무덤이 자리한 고원이 나온다.
제법 큰규모의 평지로 사방 좌우 난간으로는 암반이 지탱하고 있으며,
암벽을 경계로 중앙으로는 잔듸로 채워져 있다.
마당바위에 각자의 영역을 차지하고...
오늘은 백아산에서 패킹을 즐기는 이가 많지 않을듯 하다.
우리일행은 솔캠족을 위하여 중앙 잔듸밭을 비우고 우측 귀퉁이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정하고 주변을 살핀다.
하얀 석회암봉과 지금에사 만개한 산벗꽃들이 초록과 더해 여백의 미를 준다.
천불봉 아래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덕에 오늘의 등짐무게는 조금 거벼웠던것 같다.
물이 넘치기를 기대하며 마당바위를 내려서 약수터를 향한다.
약수터로 가는길에 아직도 꽃망울을 올리지 못한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약수터 가는 길목에서 만난 자주괴불주머니?
그런데 쪽빛이 강하네...ㅎㅎ
백아산 약수터...
약수터에서 올려보는 하늘다리...
절터바위와 마당바위 암벽 사이에 놓인 하늘다리가 장엄하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보았더니 마치 공중에 붕 떠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만개한 진달래의 연분홍과 조화롭다.
와~우!~~~
피칭하기엔 아직 이른시각이라 소나무향이 그윽한 조망터에서 라면을 끌여 입주로 백아산 입산을 고한다.
따뜻한 볕을 받으며 산객들이 한가로이 봄날의 오후시간을 즐기고 있다.
지척에 무등산이 잡힐듯 자리하고 있다.
담양에서 왔다는 청춘들,
무쟉에들 먹더구만...ㅎㅎ
그래도 많이 부럽더라~~~
각도를 달리하여 하늘다리를 담아 본다.
산님들이 비워지기를 기다려 설영을 한다.
일찍 온님들의 배려인지 모두들 가장자리에 텐트을 친다.
가운데 백섬님의 천막에 타프를 올려 주방으로 쓰기로 하고 좌우에 한동씩...
새식구가 되어준 나의 아와니 노랭이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주인의 입주신고를 기다린다.
"노랭아!
오래토록 도반이 되어 함께 가자~~"
설영을 마치고 하늘다리로 마실을 나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다른 그림을 가져 온다.
마당바위 헬기장 전경...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배열이다.
가운데는 비워져 있고 가장자리로 쏠캠객 3동, 그리고 구석으로 우리의 천막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다.
우리동네...
만찬을 준비하며 어둠이 찿아오길 기다린다.
백아산에서의 일몰...
낫술에 취한건지 해를 보내는 아쉬움에서 인지 몸을 미친듯 놀려대는 불량커플...
나는 방역에 충실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산객과 드론놀이에 열중인 여우비님...
땅거미에 밀려 어둠이 찿아오고,
무등의 능선 넘어로는 빛고을의 불빛이 능선을 타고 경계를 이룬다.
각자의 보금자리에 색색의 불을 밝히고 산중의 고요를 즐기는 캠퍼들...
삼겹살을 구워 한잔씩 먹더니 또 지랄들 이다.
(챙피해서 모자이크 처리함...ㅋㅋ)
사방은 조용 하건만 불빛은 가시질 않는다.
가끔씩 천막을 뚫고 감미로운 음악소리만 흘러 나올뿐 모두들 조용하다.
이렇게 또하루의 밤은 깊어만 간다.
( 날이 바뀌고... )
침낭을 둘둘말고 애벌레 처럼 딩굴 거리다 6시 시보에 마추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산정의 싸늘함이 목덜미를 움추리게 한다.
우모자켓으로 머리까지 싸메고 이웃에 안부를 살핀다.
주변의 어둠도 잠시,
이내 여명을 헤치고 붉은 불덩이가 주변을 환히 밝힌다.
또 하루가 밝는구나...
아름답긴 하는데 자조 섞인 한마디...
해는 천불봉능선 촛대바위를 사이에 두고 찬란히 떠올랐다.
아침 빛은 사방을 깨우고, 깨끗하고 선명한 풍경을 선사 한다.
우측으로 백아산 정상과 멀리 동악산이 시야에 들어 온다.
우측으로 무등산이,좌로는 모후산이 우뚝서 있으며 가운데로는 운해를 좌,우로 거느리고 옹성산이 뽀쪽하다.
(파노라마사진을 압축한 그림)
우측 무등산을 타고 중봉,안양산,만연산이 능선을 이루고,
좌,우로 운해를 끼고 옹성산이 호기롭게 솟아 있다.
운해인지, 물안개 인지...
아마도 동복댐과 적벽 위에 자리한걸로 봐서는 불안개 일듯 하다.
기분좋은 아침산책을 마치고 아침 밥상을 마주한다.
계란후라이에 콩나물국으로 해장을 하고,백섬님은 어김없이 삼겹살을 구워댄다.
넉넉한 시간을 즐기고,이슬이 걷이길 기다려 짐을 꾸린다.
주변을 둘러보고 마당바위를 떠난다.
마당바위를 떠나며 가야할 천불봉과 백아산 정상을 올려 본다.
백아산 정상부,
샘터갈림길을 지나고 천불봉 오름길을 서다,가다를 수회...
새하얀 석회암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위치해 있으며 맨 꼭대기에 검은 표지석이 정상임을 알린다.
참으로 위태롭게 서있는 정상석...
백아산정상에서 조망한 산군들...
능선 넘어 좌로 동악산, 우로 통명산이 보이고,
우측멀리 왕시루봉,반야봉,만복대,등 지리능선이 마루금을 타고 흐른다.
백아산 정상에서 조망한 마당바위와 하늘다리,
능선 넘어 뒤로는 불태산,병풍산이 희미하게 줄지어 하늘과 맏다아 있다.
정상을 내려서면 호기롭고 기묘한...
가야할 백아산휴양림 능선길...
힘에 부쳐서 인지 걸음이 더딘 여우비님을 위하여 능선길 조망터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당과 酒을 보충하여 원기를 회복 한다.
으라~ 차차!!
잠시의 휴식으로 기운을 돋우어 등짐을 고쳐메고 떠날 채비를 한다.
남근석 마냥 기묘하게...
깍아지른 암릉을 미끄러지고 체이고 힘겨이 돌고 돌아 조심히 암릉지대를 내려서면,
이내 푹신한 육산의 부드러움이 멀지 않은 목적지를 가리킨다.
날머리인 백아산 자연휴양림...
차량을 관광목장에 주차해 놓은터라 택시를 불럿다.
그런데 왠걸 약속해 두었던 백아면 택시가 장거리 운행중이라 올수 없다 한다.
휴양림 근무자의 도움으로 백아면과 인접한 동복택시를 불러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