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명의에게 듣는다 (36)노인 근육관리
60세 이상 30% ‘근감소증’
일상적 동작 점점 힘들어져 복부비만·당뇨병 등 발병↑
정기검사·운동·식단관리로 예방·치료 효과 향상 노력을
나이가 들면서 쉽게 하던 동작들이 점차 어려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계단이나 언덕 오르기,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기,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기 등이 특히 힘들다. 근육량과 근력이 더 감소하면 걷는 동작도 부자연스러워지고 오래 걷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근감소증은 60세 이상의 30% 정도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 중에서는 절반이 근감소증을 겪을 정도로 흔한 문제다.
근육은 30세 이후로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근력의 경우에는 근육보다 더 빠르게 감소한다. 특히 근육량은 성호르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여성은 폐경을 기점으로 뚜렷이 근육량·근력 감소가 나타난다. 남성도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므로 근육량·근력에 영향을 받는다.
근감소증으로 일상적인 동작이 어려워지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을 동반하거나, 쉽게 넘어지게 되므로 골절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근육량이 적고 근력이 약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근육은 대사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문제가 더 빈번히 따라오게 된다.
근감소 여부는 사지 근육량이 20~30대 젊은이에 비해 절반 정도의 표준편차가 나는지를 보고 평가한다. 사지 근육량이 감소하면 팔다리가 가늘어지는데, 특히 허벅지 근육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늘고 배는 나오지만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있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팔다리 둘레가 줄지 않았다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노인과 젊은이의 허벅지 부위의 단면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평가해보면 허벅지 둘레가 비슷하더라도 노인은 근육량이 적고, 근육 주위 지방량과 근육 사이 지방량이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근감소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근육량, 근력, 신체활동 능력 등의 세 가지 요소를 측정해야 한다. 검사를 받고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재평가를 받으면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적절한지를 알 수 있다. 근감소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근육량 및 근력의 감소 정도가 정상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근육은 뼈나 관절로 이뤄진 우리 몸의 골격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버텨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근육이 줄어들면 뼈대를 지지하는 축이 무너져 뼈나 관절에 무리가 가게 된다.
근감소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근육량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생체전기저항 분석법이다. 쉽게 말하면 검진센터나 헬스클럽 등에서 쉽게 접하는 체지방측정기로 재는 방법이다. 정확도 면에서는 다른 검사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흔하게 찾을 수 있고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법은 사지 근육량을 측정하는 표준 방법으로 생체전기저항 분석법보다 정확도가 높다. 또한 악력 측정을 통해 근력을 평가하고 걸음 속도를 재서 신체활동 능력을 평가한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는 당연히 근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기적인 검사와 규칙적인 운동, 식단관리를 통해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면 노년까지 활력 넘치는 삶을 누릴 수 있다.
윤지완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당뇨병·갑상선·일반내분비 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