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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디렉터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는 이가 일상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는 성향이라면
그 드라마는 어떤 에너지로 흐를 수 있을까,
위 사진은 한국 사이코드라마 학회에서 탭 (수련 감독) 을 하다가
생명굿으로 넘어가 지기로서 활동을 했었던 김상희 선생님의 모습이다.
내게는 김상희 선생님이 마음 속에 특히 더 다가왔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진솔함 때문이었다.
어느 날, 중년의 여성이 무대로 나와서 주인공을 하고 있었고
지기는 (김상희) 그에 보폭을 맞추어 디렉팅을 하고 있었는데
드라마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김상희 지기는 주인공의 심정과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다 따라잡고 있었다는 것을
주인공을 배려하는 디렉터였다는 것을...
또, 한번은 김상희 지기가 무대에서 디렉팅을 시작하기 위해 인사를 하고
극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그녀가 무척 떨리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떨림은 관객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가 끝나고, 지기에게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 아까, 많이 떨리셨나요 ? " 라고 물어보자
김상희 선생님은
" 그럼... 떨리지 .. " 하면서
당연한 거 아니야 ? 라는 식으로 답을 하셨다.
나는 그때 상희샘에게서, 겸손함과 진솔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녀는 그 당시, 30년에 가까운, 20년이 넘는 시간을 사이코드라마와 생명굿을 디렉팅해 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는 무대에 서면 떨리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에서 나는, 디렉터가 참가자에게 느끼는 겸허함
디렉터가 무대를 바라보는 겸허함,
디렉터가 주인공을 대하는 진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신인 연기자가 그랬던가 ?
40년, 50년 연기한 대선배님도 손에서 대본을 놓치 않는 모습을 보고
" 대선배님들도 저렇게 열심이신데, 내가 뭐라고, 설렁 설렁 놀면서 연기를 할 수 있겠냐 " 며
앞서 간 선배님들의 모습에 경외감과 존경심을 가득 담아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영역을 불구하고, 참된 전문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결코 교만하지 않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몇년 전, 어느 지역에서 내가 주인공을 해보게 되었다.
가족 간의 이슈 였고, 나에게는 해묵은 숙제와도 같은 문제였기에
나는 심사숙고해서, 용기를 가지고 무대로 나가서 드라마를 해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보조 자아로 나온 한 여성이 성실하게 그 역할을 하는 모습에서 좋은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첫인상도 부드러운 편이었고, 대체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는 이미지였던 것 같았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나는 어떤 여성 디렉터와 공동으로 세션을 진행하게 되었고,
준비 과정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앞에서 지역 모임에서 만났던 인상 좋아 보였던
보조 자아 역할을 했던 여성과도 함께 세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처음 여성 디렉터와는 날짜를 다르게 잡아서 세션을 여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 보조 자아을 했던 여성은 흔쾌히 함께 해보자고 하였다.
그런데, 일이 공교롭게도 처음 세션을 하고자 약속했던 여성과의 일정은
인원 미달로 인해서 취소하게 되었고
그 후, 보조 자아 역할을 했던 여성과는 일정이 맞춰져서 세션을 진행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보조 자아 역할을 했던 여성을 k 라고 지칭해보겠다.
그 여성은 경기도에 살고 있었으며, 60대라고 하셨다.
경험이 어떻게 되시냐는 나의 질문에
그 여성은 자신은 2023년도에 교육 과정을 마쳤으며
이제 거의 2년이 다되어간다고 하셨다.
그러니 그 여성의 사이코드라마 경력은 만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점이었던 것이다.
2013년부터해서 치열하게 십년이 넘게 수련을 해오고 있는 내 입장에서
그 여성의 경력은 그저 이제 막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사람의 수준인 것이었다.
그녀는 그 당시 전문가 시험을 준비하고 계셨고
내게 심화 과정 그룹에도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겉으로는 내게 겸손한 모습만 보이던 그 여성과 종종 연락을 하면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계속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은 그저 단면들뿐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세션을 준비해 가고 있었다.
그녀가 가스라이팅을 한다고는 단정을 하지는 못했지만
언뜻 언뜻, 대화를 해보거나
시간 약속을 하고 그 뒤에 상황을 보면 뭔가 석연치 않거나 찝찝했던 것이 많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었다.
오전에 할 말이 있어 통화를 하고 있는데, 그 여성이 상황이 안된다며
점심 후에 곧바로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점심 즈음 계속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가 오지 않아
실망하던 차에, 기다리다가 오후 4시가 넘어 통화하게 되니
그 여성의 말은 이러했다.
" 내가 지금 어느 워크샵에 참가 중인데, 시간이 계속 이어져서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
그럼 내 생각에 그 여성은 곧바로 전화하겠다는 약속이 힘들면
문자로라도 내게 양해를 구했어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참가자가 신청을 안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k 는 이런 말을 했다.
" 샘이 올린 안내문을 봤는데, 연도 숫자가 한해 늦더라구요, 그래서 신청자가 없는거 아닌가 ? "
그래서 나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현재 올린 날짜를 보기에 그럴 가능성은 낮아요. 라고 말을 했다.
음.. 내가 안내문에서 실수를 했기에 모집이 늦어진다는 얘기인데
그럼 그렇게 말하는 k 자신은 왜 발벗고 나서서 나랑 함께 홍보를 하지 않고
그저 뒷짐만 지고 앉아서,
내가 일처리를 잘못해서 인원 모집이 안된다고 내 탓을 하고 있는 건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번은 카톡을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k 에게 이런 말을 했다.
" 사이코드라마를 오래 공부해보니, 진짜 사이코드라마와 가짜 사이코드라마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 라는
맥락의 글을 그냥 내 주관적인 관점에서 말을 했더니
k는 별안간, 내 글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불쾌해 하길래
" 그것은 내 주관적인 겁니다. " 라는 말을 내가 덧붙이니
그 여성은 " 톡이라서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우리 나중에 눈 보고 얘기해요. " 라는 말을 하였다.
음... k 자신 보다 오래 공부한 내가 사이코드라마적 관점에서 느낀 걸 솔직하게 얘기한 것일 뿐인데
그게 왜 기분이 나쁠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그 여성을 향해서 지칭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세션에는 많은 인원이 참가하지는 않지만
강원도에서 오시는 여성분이 뭔가 마음에서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우리는 소수지만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k 는 어느 저녁 내게 전화를 걸어 이런 말을 했다.
" 샘 같은 사람 없어요. "
k 여성의 이 말은 내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세션을 진행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k 에게
" 샘은 모르겠지만, 나도 계산을 하는 사람이고 바보는 아니랍니다. "
라는 말을 하자
바보 같다고 생각하는 k 자신의 생각이 들켰다고 생각했는지, 그 여성은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또 어느 날 저녁에는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침 k 전화가 와서 받느라, 숨이 찬 상태였다.
그래서 k 와 통화를 하고 있는데
그 여성이 문득 내게 이런 말을 했다.
" 샘 안 힘들어요 ? 전화 받을 때, 기침도 하고, 숨이 가쁜 것 같아요. "
그래서 나는 전화를 급하게 받느라, 숨이 찬 것이고
또 평소 목이 건조한 편이라 기침을 할 때가 있다고 했지만
k는 나를 아픈 사람 취급하듯이 여운을 남기면서 전화를 끊었다.
앞서서, 그녀가 나를 볼 때
내가 어리숙하다고 하는 표현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나
기침을 하는 나를 보며 아픈 사람 취급을 한다던가
노골적인 이런 표현들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숙고해 봤을 때는
실은 상당히 교묘한 가스라이팅이었다.
또한, 나는 k 가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자신 스스로에 대한 염려로
디렉터로서 참가를 고민할 때에도,
오히려 그런 그의 모습이 신뢰가 가서 먼저 다독이고 격려를 아끼지 않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먼 지방까지 내려오는 용기도 멋지고
무대에서 서는 용기도 멋지시다고 몇 번이나 나는 k 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표현했지만
실상 그 여성은 내게 단 한마디의 말도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내가 k 를 아는 것이라곤 내가 드라마를 할 때의 보조 자아 역할을 한 것 밖에 없는데
그 여성은 내게 건성으로라도 " 나의 디렉팅 실력을 알지 못하면서 이렇게 초빙해 주어서 고맙다 "
" 경력이 짧은 자신을 믿어줘서 고맙다. " 라는 일언반구의 말도 하지 않았다.
한번은 초저녁에 통화를 하는데
k 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 최근에 어느 집단에서 수퍼비전을 받았는데, 칭찬을 들었다.
수련감독도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같이 참여한 전문가들도 칭찬의 피드백을 하더라 " 라고 해서
나는 그렇게 장점을 칭찬 받은 k 여성이 좋아 보여서
" 디렉팅을 잘하셨네요 " 라는 칭찬을 덧붙였다.
그런데 한 1시간 가량을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한참 듣고 있었는데
그 여성이 이런 말을 했다.
" 내가 저녁을 먹고 또 전화를 해서 나머지 말을 해줄게 "
나는 이미 한시간 가량을 얘기를 들어서 이미 피곤하고 나도 저녁을 먹고 쉬어야 하는데
또 내게 전화를 해서 자신의 수퍼비전 경험을 얘기해 준다는 그 여성이 어이가 없어서
" 지금 얘기하세요, 나도 이따가는 시간이 안됩니다. "
라고 딱 잘라 말을 하니,
그 여성은 자신의 장점을 집단원들이 이렇게 말을 하더라 하면서 전화를 끊었지만
나는 이 여성이 ' 상대의 시간도 에너지도 생각 안하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만 하는 구나 ' 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보통은 " 샘 시간 괜찮으면 내가 이따가 또 전화해도 될까요 ? " 라는 말을 먼저 물어볼텐데
그 60 대의 여성은 내게 묻지도 않고, 또 전화를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또 결정적인 어이없는 상황은 워크샵 전날이었다.
나는 그 여성에게 다음 날 있을 워크샵을 위해 이렇게 진행하면 좋겠어요 라는 식으로 말을 전하고 있는데
그 여성은 뜬금없이 자신의 꿈 얘기를 했다.
" 내가 이런 비슷한 꿈을 두 번 꾸었어.
한번은 꿈에서 하늘이 보이고 어떤 오두막이 보였어.
그 오두막 안에 내가 있는 상황에서
구름 속에서 굵은 남성의 목소리가 내게 말을 했어.
" 앞으로 네게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 것이라고 "
이 얘기를 한창 진행하면서 또 끊을 생각을 하지 않기에
나는 그 여성에게 ' 저도 준비를 해야 되니 이만 끊어요 ' 라고 말을 하자
k 는 이렇게 말을 마무리지었다.
" 그래, 그럼 다음에 이거랑 비슷한 꿈 꾼거 또 말해줄게. "
사심없이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나는 이 당시만 해도, k 의 꿈 이야기는
그저 자신이 꾼 꿈을 나한테 말을 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했지
그녀 특유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임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사이코드라마를 배움하고 있는 과정의 여성이
이제 만 2년도 채 안된 기간 동안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면서
십년이 넘은 선배 같은 사람에게
이런 꿈 이야기를 할 정도면
자신 스스로를 얼마나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
보통은 민망해서라도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일 텐데 말이다.
k 특유의 부드러운 말 속에는 늘 독버섯 비슷한 함정이 있다는 것을
나는 워크샵 당일 생생히 몸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워크샵 당일, k는 직접 자신의 경차를 몰고
내 집 앞으로 와서 내가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와주었다.
차에 타면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 아침에 샘과 전화를 하니, 더욱 긴장이 되더라구요. "
나의 이 말은 십년이 넘는 수련기간 동안,
재능 기부 차원에서 시설에 가서 아이들과 역할극을 하고
소모임에서 일반인들과 세션은 진행해 보았지만
이렇게 돈을 받고 세상에 나와 정식으로 세션을 진행해 보는 건 처음이라
너무나 떨리고 기쁘고 설렌다는 식의 긴장감을 표현한 것이었다.
실상은 나는 너무 기쁘고 떨리는 심정이었다.
그러자 k 는 시큰둥하게 내 말에 이렇게 대꾸했다.
" 샘은 원래 긴장도가 높은 것 같은데 "
마치 나를 자신이 상담하는 내담자나, 집단원 취급을 하며
분석과 상담을 하려 하는 오만한 k 여성의 진짜 모습이 이때부터 드러나고 있었다.
보통 협업을 하는 디렉터라면
" 맞아요, 선생님, 저도 떨려요..
하지만 우리 같이 용기를 내어서 해봐요. " 라고 말을 하는 것이 상식일 텐데 말이다.
나는 순간 불쾌해져서
" 누구나 중요한 일에는 긴장이 되지요. " 라는 말을 하자
k 는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했던지, 순간 주춤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우리는 이른 시간에 만났기에
이른 점심을 먹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문을 연 식당이 별로 없었지만
근처에 분식집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k 는 갈비탕을 주문하고 조금 먹어보고는
내게 짜다고 하면서, 식당 아주머니를 향해 눈을 흘기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k 가 먼데서 온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순간 미안해져서, 괜찮으시냐고 다시 물어보기도 했다.
또한 그 날 참가자 중에는 미리 약속된 일정때문에
첫 마당만 참여하고 중간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고 내가 상황을 전달하자
k는 " 흠,, 사이코드라마, 그거 조금 보고 알아 ? " 하면서
얼굴도 못 본 참가자를 빈정대는데, 순간 충격을 받았다.
처음 만난 지역 모임에서, 성실하게 보조 자아 역할을 했던 ...
웃으면서 내게 말을 건넸던 그 친절한 여성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우리는 세션 장소에 도착했고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 세팅을 하는데
k 가 무엇을 잘못 만졌는지, 무엇에 부딪친 건지 모르지만
떨어진 거리 저쪽에서 아야 ~ 하면서 순간 소리를 내길래
나는 가볍게 물건이 k 의 몸으로 스쳐서 떨어졌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k 는 한참 있다가
" 자신에게 왜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았냐 " 라는 말을 했다.
" 나는 그 당시 샘이 가볍게 부닥친 줄 알았어요 " 라고 상황 설명을 했지만
그 순간 k 는 나를 이상하다는 식의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 어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 ? 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보통은 상대가 나의 상황을 모르고 어떤 행위를 했다면
웬만하면 다 " 네가 그래서 그랬던 것이구나 " 하고
이해하고 넘어갈 텐데
이 여성에게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여성의 그러한 비언어적인 눈빛을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오버가 아닐 것이다.
예전에 톡을 주고 받으면서
진짜 사이코드라마, 가짜 사이코드라마 얘기를 하다가 서로 갈등이 생겨
찝찝한 부분을 마저 얼굴을 보면서 얘기를 하고 싶어
그 얘기를 하자, k 는 불쾌한 듯 기분 나빠했다.
톡 상에서는 " 우리 눈 보고 말해요 " 라고 말을 했으면서 말이다.
톡 상에서 k 가 자신은 친절하고 겸손한 사람인 듯
" 나는 잘 몰라요, 샘이 나중에 알려줘요. "
라고 말을 했던 것은
워크샵 당일 날 보니, 모든 것이 다 연기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그 워크샵 당일 날은
사실을 말하자면
십년 동안의 긴 수련 시간 동안
내가 하나 하나 정성들여 쌓아올린 공든 탑이 드러나는 날이었다.
그 에너지 총체가 세상으로 발현되는 날이었다.
하루 이틀의 에너지가 아니었다.
나는 60 대의 그 여성 보다 십년이나 앞서는 선배였다.
늦깍이로 2023년에 사이코드라마를 시작한 그 여성은
최헌진 선생님 이름만 들었지, 직접 뵌 적도 없으면서
참가자가 최선생님 얘기를 하자
마치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인듯 ㅎㅎ
" 최선생님 돌아가셨어요 라는 말을 했다.
아는 체 였던 것이다.
물건에 부딪치는 일이 있고 나서
k 는 내가 다 준비해 놓은 간식과 빵 앞에 서서
굳이 더 건드릴 것도 없는 빵을 조각 조각 떼고 있었다.
이제 막 참가자를 대할 것을 생각해서
리허설을 하기 위해
k 에게 "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우리 저기 가서 얘기 좀 해요 " 라고 하자
k 는 기분 나쁘단 듯이 " 이것도 중요하다 " 면서
내 쪽으로 오지 않았다.
내 말을 거부하던 k 는 한참 후에
내 쪽으로 오면서 " 다리가 아프다면서 "
내가 하려 했던 리허설을 함께 해보기를 거절했다.
내가 시험적으로 리허설을 해보려 했던 이유는
그날 참가자 모두가 전부 사이코드라마를 처음 경험해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경험에서 보았을 때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혹은 참가자 중에 디렉터와 집단원을 불시에 공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에
나는 k 와 잠깐 호흡을 맞추어 보려 했지만
그 여성이 싫다고 하기에 그냥 그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첫 마당에서
한 여성 참가자가 나에게 무례하게 말을 하기도 했지만
k 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마치 너는 너, 나는 나, 식으로 ...
내가 제안했던 리허설을 거부했던 k 는 잠시 후
내게 " 도구인 천을 다른 곳에다 걸으면 어떻겠냐 " 는 제안을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대관이기에 장소를 조심해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 그냥 바닥에 놓고 쓰면 될 것 같아요 " 라는 말을 하자
내 말이 끝나고서
그녀는 흥 ~ !! 하며 코웃을 쳤다.
그러고서 그녀는 10 초후에 다시 흥 ~~~ !! 하는 코웃음을 한번 더 쳤다.
고작 천을 놓는 자리를 두고 나를 비웃은 것이다.
순간 나는 그녀의 비웃음이 너무나 충격적이라 온몸이 얼어붙게 되었다.
마치 그런 그녀의 코웃음은
" 디렉터 같지도 않은게 천을 지 맘대로 두네 " 의 함축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듯 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충격을 받아 온 몸이 얼어 붙은 나는
" 왜 고작 천을 놓는 자리를 두고 날 비웃냐 " 라는 말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내 몸도 얼어 붙었지만
그 순간 감정이 올라오면, 곧 문을 열고 들이닥칠 참가자들을 내가 진행하고 이끌어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애써 나는 감정을 누르고 침착하게 대응해 나갔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그 후에 또 일어났다.
참가자가 하나 둘 씩 도착하고서 잠시 쉬고 있었는데
별안간 그녀가 참가자들을 모이라고 하더니
이런 말을 했다.
" 자 ~ 모두가 편안하게 몸을 움직여 보세요 ~ "
한 십분 정도 이 진행을 그녀가 했다.
음악은 그녀가 세션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음악을 미리 틀어 놓았기에
자연스러운 환경은 이미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이런 행위는
첫 마당 진행자였던 나의 워밍업을 빼앗는 것이었다.
엄연히 첫마당 진행자가 나이고
내가 그 전에 먼저 워밍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여성이 가로채듯, 일방적으로 워밍업을 진행시킨 것이었다.
k 는 첫 마당 디렉터인 내가 워밍업을 해야 함을 ...
그 순서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돌발 행동을 한 것이었다.
그것도 멀리서 온, 아직 전문가 타이틀도 따지 않은 사람이 말이다.
이런 그 여성의 행위는
나 개인적으로 보아왔던 사이코드라마 십년 이상의 역사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 저 여성이 저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이지 ? "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잠자코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첫 마당 진행자로서 내가 워밍업을 진행시켰고
사이코드라마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이미 나는 그 여성에게서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라
어떻게 그 하루가 지나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세션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한 여성 참가자가 내게 질문을 했고
나는 이에 대한 답변과 내 생각을 서로 주고 받고 있었는데
이때도 k 는 끼어 들어서 나의 말을 끊으려고 했다.
내가 답변하고 있었던 것은
" 디렉터는 주인공 편이다.
설사 디렉터가 주인공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그런 행위 조차도,
주인공이 내면을 직면하게끔 돕는 과정일 수 있다.
" 또한 사이코드라마가 창조성이 있는 것은
모레노가 사람은 기본적으로 창조자라고 말했던 그의 철학에서 기인된 것이다. " 라는 맥락의 말을 하고 있었는데
또 k 가 나의 말을 웃으면서 끊으려 했다는 점이다.
그 날이 내게는 십년을 넘게 경험한 사이코드라마 현장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날이었다.
그 여성의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인 행위들
그리고 그 날, 그 여성이 보여주었던 모든 표정과 눈빛은
" 나는 이미 탭이야 " 라는 걸 암시하고 있었고
그녀는 나를 발판으로 해서 무대에서 빛나기를 바라는
뽐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치 6살 짜리 아이 같았다.
하지만 나 역시도
내 인생에서 무척 중요했던 워크샵을
단지 보조 자아 역할을 성실히 했던 그 여성의 첫인상만 보고서
선뜻 함께 하자고 했던 잘못이 있었다.
k 는 내가 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었다.
생명굿이나 사이코드라마의 숱한 현장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 중에서 말이다.
웬만한 포커 페이스나 가면의 수준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이중성을 그 여성은 지니고 있었다.
특히나, 천을 놓는 자리를 두고 비웃는 행위나
자기 차례가 아닌 워밍업의 순서를 가로 챈 일은
오랜 시간 관찰해온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마치, 주객이 전도되듯
주최자이자 사이코드라마의 선배인 나를 밟아 버리고
자신이 워크샵의 주인이 되려 한 것이다.
그 여성이 아직도 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하는 동료이자, 기획자이자 디렉터였던 나의 심정도
단 1 % 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무대에서 처음 보는 사람의 심정을 함께 느끼고 공감해줄 수 있을까 ?
공감도 객관성도 체화하지 못하고
기법만 달달 익혀서 무대로 올라가면
주인공은 허수아비처럼
디렉터의 노리개가 되는 건가
그 여성이 나와의 세션을 마치고
동계 모임에 참가한 사진을 보았다.
그 여성은 전국의 사이코드라마티스트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무대 위에서 엎드려 큰 절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전문가가 되어 잘 보이기 위한 몸부림이겠지...
나에게 보였던 행위는
내가 단체에서 어떤 위치도 역할도 하지 않으니
굳이 잘 보일 필요는 없고
자신의 본성 그대로를 과감하게 노출한 것이리라
실상 그 여성의 내면 안에서는
" 나는 시험은 안 쳤지만, 탭과 비슷한 수준이야 " 라는 생각으로
나와 세션을 진행하기 위해 내려온 것 같았다.
처음에 나랑 함께 세션을 진행해보는 것에 대한 제의를 하자
그 여성은 무척이나 겸손하게 망설이면서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 음... 나는 내가 잘못해서 참가자에게 상처 줄까 고민되네요 " 라는
나는 그 여성의 이 고민이 진심인 줄 알고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져서
더 용기를 드리고 격려해드렸다.
하지만, 세션 당일 날, 드러난 것은
그녀의 자만에 가득찬 표정은
그날의 그 고민이 그저 나를 떠보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여성이 진심으로 고민하는 줄 알고
" 샘이 자발성이 없으면 그만 두셔도 된다 " 라는 취지를 말했었다.
이윽고 그 여성은 이렇게 말했었다.
" 나를 격려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 왜 또 그렇게 말을 해 ? "
k 의 이 말은 ' 자신을 격려해주었으면
계속 격려를 해줘야지, 왜 그만두라고 해 ' 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자발성이 없는 사람을 밀어 부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말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k 는 자신의 음흉한 속내를 잘 숨길 줄 아는 여성이었다.
이렇게 기법을 그런대로 행위화 한다고 해서
짧은 밑천의 경험을 가진 이 여성을
앞 뒤 없이 칭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고만장하게 만들어버린
그 단체의 시스템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외국에는 시험을 치고 전문가 승격이 되기까지는
최소 4년의 수련은 해야지 그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는데
이 여성은 고작 교육을 받은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었다.
이 여성과의 충격적인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몇 가지가 있었다.
1. 전문가 시험에서는 이론적인 기법만 시험치지
진정한 모레노의 철학은, 사이코드라마의 철학은 실종되었다.
많이들 알고 있는 자발성과 창조성만이 사이코드라마의 핵심 철학은 아니다.
모레노의 철학은 무척이나 방대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논의되거나 적용되지 않고 있다.
2. 권력적이고 수직적인 탭들의 막강한 힘의 서열이
사이코드라마의 핵심 정신인 자발성을 익히게 하기 보다
탭들을 찬양하는 중심으로 바뀌게 한다.
즉, 권력 라인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한다.
3. 전문가의 등급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이 여성처럼 아부를 잘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2급 - 1급 - 탭 의 승격 과정은
실력에 비례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순간
책임감도 깊이도 없는 사람이 높은 단계로 올라가 있어 이해가 안 될때가 많았다.
미국만 해도 등급과 실력은 철저히 비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탭의 권력 라인은 상상할 수도 없고
오로지 실력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엄격한 구조라고 한다.
4. 텔레의 힘은 실재한다.
실제로도 이 여성은 우리 가족 중에서 가스라이팅을 잘하는 사람의 역할을 맡아 주었는데
나도 진지하게 이 여성을 그 역할로 지목했었다.
실제로 겪어 본 이 여성도 가스라이팅을 잘하는 성향이었다.
그 동안 긴가민가 했었던 텔레의 힘이 실재함을 이 여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사이코드라마를 하면서 무의식 중에 지목하는 더블이라든지, 보조 자아의 역할은
실제의 그 인물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텔레는 말해주고 있었다.
5. 결과적으로 실력과 권위가 불일치하게 되므로
전문가를 배출해내는 단체는 ' 고인 물의 상태 ' 가 되어 발전이 없게 된다.
실제적인 학문이나 영적 깊이는 거의 실종 되었다.
6. 심층 디렉팅 경험과 교육과 수퍼 비전 .... 이 속에
윤리와 배려를 통합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기법만 반복하는 디렉팅 훈련은
기법만 잘하는 사람을 등수로 매기기에
사실상 모레노 정신이 죽은 상태임을 말해준다.
나도 물론 이 여성을 배려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을 것이다.
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첫인상을 보고 겸손함을 가진 이 여성과 꼭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다.
결과는 이렇게 처참하게 끝났지만
이 경험 역시 내게는 큰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이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60 대의 이 여성이 천을 놓고 비웃는 것을 보고서
다소 긴 시간 동안 상담일을 시작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저 내게는 이 사건이 모욕이자, 치욕이었으므로 .....
하지만 나는 다시 길을 떠날 것이다.
사이코드라마를 비유해서
술을 빚어낸다는 과정이라 본다면
증류는 압착 과정에서 핵심 감정을 뽑아내는 것일 거고
발효는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여 천천히 숙성시키면서
행위 통찰과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
k 가 행위화 했던 사이코드라마는 증류도 발효도 없이
그저 냄비가 순식간에 끓어 오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 안의 음식은 얼핏 보면 맛이 있어 보인다.
k 가 보여주는 드라마는
msg 맛을 내는 화학 조미료와
긴장도 떨림도 없는 차돌같은 매끄러움이 섞인 것 같았다.
그것이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대에서의 노련함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맹탕이다.
그 화학 조미료 같은 기법이 쓰인 드라마에 진정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말 많고, 몸짓이 현란한 사람의 화려한 껍데기일 뿐이다.
우리는 긴장해야 한다.
떨리는 심정으로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위의 김상희 선생님처럼 말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때, 참가자도 진심을 열어 보인다.
또한, 참가자는 디렉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기에
누구보다도 더 디렉터의 껍질 같은 가면을 기민하게 알아차린다.
특히나 사이코드라마 같은 작업은 기술보다도
자기 인식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중요한 영역이라,
경험이 많든 적든 겸손이 기본이 되는 게 맞다.
사이코드라마에서는 그런 차돌같은 매끄러움이
오히려 참가자의 내밀한 긴장이나, 머뭇거림, 진짜 감정이 올라오는 과정을 지워버릴 수도 있다.
You lack the humility of a learner
배우는 자세로서의 겸손이 없다.
k 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첫댓글 내가 처음 k 여성을 만났을 때
나는 그 여성이 당시에 전문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그저 그 여성이 성실하고 진솔해 보여 함께 진행을 해보자고 제의했던 것이다.
내게는 전문가 타이틀 보다는 사람 자체의 성실성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진짜 사이코드라마를 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개는 기법 엔지니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