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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嶽山(서북능선)
- 위 치 : 강원도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인제군
- 높 이 : 1,708m(귀때기청봉 1,578m)
1. 일 시 : 2012. 11. 1. 06:00 ~
2. 장 소 : 설악산(서북능선)
3. 참석인원 : 19명
4. 탐방코스 : 한계령 - 한계령갈림길 - 구때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 (11,7km)
5. 다녀온길 : 중앙고속춘천JC - 서울,춘천고속도로 동홍천 IC - 44번국도
인제방면 - 한계령
6. 오늘활동 상황
○ 06:00 --- KBS앞 출발(설악휴게소)
○ 07:57 --- 한계령
○ 08:00 --- 일정안내 및 단체기념사진촬영
○ 08:05 --- 들머리진입
○ 08:08 --- 설악루, 탐방지원센터
○ 09:27 ---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
○ 10:45 --- 귀때기청봉
○ 12:30 --- 점심식사
○ 15:43 --- 대승령(중간팀)
○ 16:30 --- 장수대도착(선발팀)
○ 17:16 --- 대승폭포(후미팀)
○ 17:53 --- 장수대도착(후미팀)
○ 18:00 --- 장수대출발
○ 19:40 --- KBS앞 도착(철정휴게소경유)
7. 설악산 살펴보기
□ 개관
-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 한다.
-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 가을이면 대청봉 단풍이 9월 하순부터 물들기 시작한다. 대청 중청 소청봉을 필두로 화채봉 한계령 대승령 공룡능선이 그 다음으로 타오르다 용아장성 전불동계곡으로 내려온뒤 장수대와 옥녀탕까지 빠른 속도로 붉게 물들인다.이중 공룡능선은 설악단풍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곳. 외설악의 암릉미가 동해와 화채릉의 짙푸른 사면과 어우러진데다 서쪽의 용아장성과 기암도 장관이다.
- 설악산의 오색단풍 중 붉은 색은 단풍나무를 비롯 벚나무, 붉나무, 개박달, 박달나무 등이 만들어 내는 장관이다. 또 노란색은 물푸레나무, 피나무, 엄나무, 층층나무가, 주황색은 옻나무, 신갈나무,굴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엮어낸다. 여기에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설악산은 겨울에 아름다운 산이다.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대청을 올라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한다. 겨울의 설악산은 겨울산행과 겨울바다의 운치,상쾌한 온천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1석3조의 명소로 꼽힌다, 인근에 낙산사, 하조대, 주전골 등 명승지가 많다.
- 설악산은 척산온천, 설악워터피아, 오색온천이 있어 산행 후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척산온천은 외설악의 초입인 설악동에서 불과 2㎞ 거리. 한화리조트의 워터피아는 파도풀장, 슬라이더풀장, 야외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오색온천은 점봉산 오색약수에서 한계령쪽으로 4㎞쯤 떨어진 온정골에 있다.
인기명산 100 중 2위
- 기암괴석과 암봉, 수려한 계곡, 폭포 등이 많은 명산 국립공원 설악산은 사계절 찾을 만한 산행지이다. 9월 하순 대청봉에서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내려와 천불동계곡에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에 집중적으로 많이 찾는다. 단풍시즌에는 인산인해로 인하여 산행시 많은 시간이 지체되기도 한다.
산림청 선정 100 명산 선정사유
- 남한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한계령, 마등령, 미시령 등 수많은 고개와 산줄기·계곡들이 어우러져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으며, 국립공원(1970년 지정) 및 유네스코의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1982년)되어 관리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 백담사(百潭寺), 봉정암(鳳頂菴), 신흥사(新興寺), 계조암(繼祖菴), 오세암(五歲庵), 흔들바위,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등이 특히 유명
8. 등산기행
□ 산행안내준비
<설악산국립공원안내도>
- 설악산 서북능선은 우리 모두산악회에서 2009. 10. 15일 다녀온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은 코스이다. 설악산 단풍 절정기를 맞추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설악산하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리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것으로 보고 이 코스를 선정하여 안내준비를 하였다.
- 설악산국립공원은 398.237㎢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 수많은 동식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수려한 경관자원을 가지고 있는 공원이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북서쪽의 마등령,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맥, 서쪽의 귀때기청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 북북동쪽의 화채봉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등 3개의 주능선으로 크게 지형구분을 할 수 있으며, 이들 능선을 경계로 그 서쪽은 내설악, 동쪽은 외설악, 남쪽은 남설악으로 불리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악경관으로서 호박바위, 기둥바위, 넓적바위 등이 공룡능선, 용아장성,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어 우리나라 제일의 암석지형의 경관미를 갖춘 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상경관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서 십이선녀탕, 구곡담, 천불동계곡을 중심으로 많은 폭포와 다양한 크기의 소, 담 등이 암석지대와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아내고 있다.설악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베리아아구와 중국아구의 동식물이 교차되는 지역으로서 지리적으로 시베리아구의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상 북한의 고지대와 연접하는 태백산맥 북쪽에 위치한 높은 지대이기에 시베리아구의 동물들이 남하하여 서식하고 있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식물자원의 보고이며, 온대중부의 대표적인 삼림지대이다.이 지역은 낙엽활엽수와 상록침엽수의 혼효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부분적으로 단순림을 형성한 곳도 있다.식물분포로는 북방계식물(눈잣나무 등)의 남한지대인 동시에 남방계식물 (때죽나무 등)의 북한지대로서 그 중요성이 있다. 또한 설악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연자원의 분포 서식지로 1982년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설정되었으며 2005년 12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지정되었다
<설악산서북능선등산지도>
- 설악산국립공원 내에는 흘림골코스, 용소폭포코스, 울산바위코스, 권금성코스, 비룡폭포코스, 금강굴코스, 양폭코스, 백담사코스, 수렴동코스, 남교리코스, 대승폭포코스, 대청봉코스(오색), 대청봉코스(백담), 대청봉코스(한계령), 대청봉코스(설악동), 공룡능선코스 등 16개 코스가 지정 탐방로이다. 탐방코스 이름만 들어도 탐방로 윤곽이 잡힐만한 코스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 거쳐 간 코스들이기 때문에 생소한 감이 드는 코스는 없지 싶다.
- 오늘 코스는 대청봉에서 안산에 이르는 서북주능선 중 일부 구간에 속한다. 나들목구간을 포함하여 11,7km로 비교적 무난한 거리이지만 코스의 난이도를 감안하여 후미기준 8시간 운영시간으로 보고 안내준비를 마쳤다. 오늘 서북능선코스는 그동안 설악산을 누빈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등산지도나 길안내도우미 없이도 큰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나들목 접근이나 진로선도의 부담에서 행방될 수 있었다.
- 오늘은 설악산국릡공원 홈페이지에 탑재된 등산지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올라 있는 등산지도 중에서 위 지도를 선정하여 간단히 편집하여 사용하였다.
□ 산행안내
<설악휴게소에서 바라본 한계령>
- 오늘 들머리인 한계령을 먼저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넘어간다. 한계령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북면과 양양군 서면을 잇는 고개이다. 높이 1,004m. 대청봉과 그 남쪽의 점봉산을 잇는 설악산 주 능선의 안부이며,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의 분수령을 이룬다. 과거에는 양양군에 해당하는 산을 설악산이라 하고 인제군에 해당하는 산을 한계산이라 했다. 고개의 이름은 한계산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양양군에서는 오색령. 소동라령(所東羅嶺)이라고도 했으며, 양양군 사람들이 설악산을 넘어서 인제군이나 서울로 갈 때 주로 이용되던 험한 산길이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산도둑이 들끓어, 해가 지면 이 고개를 넘지 말라는 뜻으로 고개의 길목인 양양군 서면 오가리의 길 옆 바위에 금표라고 새겨두었다. 지금도 그곳에 바위가 있으며, 한계령에 오르는 길에는 금표교가 있다.
- 남동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오색천은 많은 지류를 합류하며 계곡과 폭포를 이루고 동해로 유입하는 남대천에 흘러든다. 서북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 또한 일대 계곡을 형성하면서 소양강 상류를 이루는 북천으로 흘러든다. 내설악은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이 아름답지만, 내륙 깊숙이 있고 교통이 불편하여 등산객 외에는 찾는 이가 드물었다. 그러나 1971년 한계령을 지나는 44번 국도인 한계령도로가 닦이고, 설악산 및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에 대비하여 1981년 인제군에서부터 양양군과 속초시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확장, 포장됨으로써 설악산의 북쪽으로 돌아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넘던 자동차들이 이 고개를 이용하게 되었다. 한계령도로를 따라 옥녀탕· 대승폭포· 장수대· 소승폭포· 여심폭포· 십이폭포· 발폭포· 오색온천· 오색약수· 선녀탕 등의 명승지가 이어지며, 서쪽 기슭 안산의 남쪽 사면에는 한계산성의 일부가 남아 있다. 이 도로는 설악산을 지나기 때문에 주변의 빼어난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단체기념사진>
-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서북능선 탐방이기에 많은 성원을 기대했었는데 의외의 저조한 참여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09. 10 .15의 상황과 너무나도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차고 넘치는 분위기였었는데 오늘은 20명도 넘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되는 바람에 등짐을 한 짐 진듯 어깨가 축 쳐질 정도로 몸도 마음도 무겁게 춘천을 출발하였다
- 08:00들머리진입을 예상했었는데 예정시간대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한계휴게소 주차장은 단풍산행 시즌이 지나서인지 철지난 해수욕장같이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썰렁하였다. 단체손님은 우리 모두산악회 일행 분들이 유일하였고 일부 팀을 이룬 산객이 고작이었다.
- 오늘 설악산 레저날씨예보는 오전 구름 조금 끼고, 오후 맑음이었다. 기온은 -2℃ 내지 8℃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되었기 때문에 이정도의 날씨면 최적한 산행환경속에서 함께 걷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함께 먹고, 함께 마시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을 것을 기대했었는데 의외의 상황을 맞이하였다. 아직까지 저체온에 적응이 되지 아니한 탓인지 춥고, 떨리고 난리부르스 였다. 늦가을 가벼운 산행차림에서 완전 겨울산행 복장으로 변신하느라 한동안 부산스러웠다. 겨울장갑에 겨울모자는 기본이고 두터운 방한재킷까지 등장하였으니 현장의 상황에 짐작이 가리라 본다. 한계령 정상에서 맞이하는 가벼운 서북풍이 대청봉 정상에서 맞이하는 칼바람과 비교될 정도였다.
- 오늘은 8시간을 기본운영시간으로 보고 16:00까지 장수대 하산을 예고하였고, 점심식사는 귀때기청봉을 지나 적정한 안부에서 먹기로 하고 들머리에 들었다.
<설악루>
- 08:08 설악루 경유
- 한계령휴게소에서 5분 남짓 올라온 급경사계단이 일행 분들을 힘겹게 하였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아니한 상황에서 급경사 높은 계단을 접하면서 굳은 몸이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 한티가 역역하였다. 숨이 하늘을 찌를 듯 가쁜 모습들이었다. 아니! 웬 놈의 계단을 이렇게 높게 만들어담! 마음속으로 푸념하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릴 정도였다.
- 설악루에는 “한계령을 지나는 민, 관, 군 모든 헬기의 안전비행과 등산객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인제군,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육군 제12보병사단과 함께 이곳에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와 설악루를 다시 세우고 하늘과 땅을 다니는 모든 이들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한다” 라는 머릿돌이 세워져 있다. 설악루에서 가쁜 숨을 한 숨 돌리고 미비한 복장을 다시 가다듬은 다음 한계령탐방지원센터를 들어서면서 사실상 오늘 일정이 열렸다.
<한계령삼거리>
- 09:27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 경유
- 들머리에든지 1시간20여 분만에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보통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는 대청봉에서 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선 중 대승령과 더불어 몇 안 되는 주요 갈림길 중 하나이다. 여기서부터 대승령까지 7,6km 구간이 오늘 일정 중 백미이다. 한계령에서 한계령삼거리 2,3km 와 대승령에서 장수대까지 2,7km 구간은 서북능선 접근로에 불과한 셈이다. 이 지점에 대청봉 6,km, 귀때기청 1,6km, 한계령 2,3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 평소 같았으면 이 지점까지 올라오는 동안 땀께나 흘렸을 것이다. 예상외로 쌀쌀한 기후 탓에 땀으로부터 해방된 셈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손 시린 것도 풀리고, 굳었던 다리 근육도 풀리고,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그렇지만 일행 분들의 얼굴은 추위에 노출된 탓에 붉게 물들었지만 굳어 있었다. 기념을 남기면서도 몸은 풀어졌을망정 얼굴은 아직 그대로임을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사진에 굳은 모습 그대로 담겼으리라 본다.
- 이 지점까지 오면서 회장님으로부터 선,후미 진로 상황을 파악하는 무선교신이 있었다. 여기는 모두 하나! 모두 둘 나와라 오버! 여기는 모두 둘! 현 위치, 한계령삼거리 오버! 모두하나! 알았다! 오버! 여기까지는 좋았다. 총무님과의 교신 내용이 배꼽을 잡았다. 여기는 모두하나! 총무님 나와라 오버! 네! 회장님! 잘 가고 있습니다! 시방 나홀로 산행이다! 힘들고, 외로워 죽겠다. 라는 교신 내용이 터지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거의 한 달여 만의 정기산행인데다가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 길에 오르셨으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아무튼 웃음 선사해 주신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 이 지점부터 설악산하 비경 구석구석을 멀리 또는 가까이 조망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러나 시원한 조망은 일찌감치 접어야만 했다. 대청봉과 중청일원은 연무에 휩싸여 희미하게 윤곽만 드러낼 뿐이었고, 진행방향 귀때기청봉은 박무에 휩싸여 그 모습이나 위치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귀때기청봉>
- 10:45 귀때기청봉 경유
- 여기서 한계령삼거리 1,6km, 한계령 3,9km, 대승령 6km 지점이다. 귀때기청봉은 해발 1,578m이다. 들머리인 한계령이 해발 1,004m이기 때문에 다소 부담을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오늘 나들목 중 들머리를 대승령보다 한계령을 고집하였다. 귀때기청봉 전후 1km 정도 너덜구간은 설악산국립공원 내 모든 탐방로 중 규모나 난이도면에서 으뜸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전국을 무대로 정기산행을 하면서 체험해 본 너덜 중 엄지로 꼽힌다. 이 구간에서 칼바람이라도 만나는 날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대다가 착지불안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하는 곳이다.
- 너덜구간을 통과하면서 의외로 바람이 잠잠하여 다행이었다. 동선 알림목을 따라 진로를 선도하면서도 일행 분들로부터 대장님! 여기가 길이 맞아요? 세상에 이런 길이 어디 있어요? 반문을 받기가 일수였다. 네! 길이 맞습니다. 진행방향 앞으로 동선을 알리는 나무기둥이 세워진 것이 보이시지요? 네! 아무데나 발바닥 닫는 곳으로 가시되 저 나무기둥을 기점으로 진로를 이탈하시지 말고 저 앞 능선에 보이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로 입막음을 하였다.
- 최근 우리 모두산악회에서 2009. 10. 15 다녀 온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은 귀때기청 너덜이지만 너무나도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10여 년 전 이 코스를 처녀 탐방당시에는 멋도 모르고 천둥에 개 뛰듯 속도전을 벌렸었는데 그 당시의 상황들을 돌이켜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껴보기도 하였다. 그 당시에는 남의 행사에 끼여 눈치코치 보며 따라다니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의 진로를 선도해야하는 입장인 점과 너무나도 비교되었다.
- 이곳을 지나던 지난날의 회상에 젖어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눈방울을 굴리면서 몸의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스틱소리 요란하게 용쓰다 보니 어느새 너덜을 지나 능선안부에 이르렀다. 능선안부 구름 속에서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운 겨울상황을 맞이하면서 예기치 못한 상고대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 해발 1,578m의 고지라면 귀때기청봉이란 지명도에 걸맞은 정상석이 있을 법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설치되지 아니한 점이 의문이었다. 설악산국립공원 내 수많은 봉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높이나 지명도에 비하여 정상석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갖는 일행 분들이 여러분 있었다. 선발팀에서 후미팀과의 시차를 줄이기 위해 진행속도를 조절한 관계로 정상에 잠시 머무는 동안 중간팀과 합류하여 후미팀에게 귀때기청봉을 넘기고 대승령으로 향했다.
- 대청봉에서 귀때기청봉과 대승령을 거쳐 안산까지 이어진 능선을 서북주능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서북능선은 능선의 거리만도 18km에 9시간이 소요된다. 등정과 하산을 포함하면 13-16시간이 소요된다. 서북능선은 서북능선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를 기준으로 그 동쪽의 백두대간 주능선구간과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 귀때기청봉 - 대승령 - 안산 사이의 서쪽구간 2개 능선으로 나눌 수 있다.
- 귀때기청봉은 서북능선의 중간의 한계령갈림길 부근의 서쪽 서북능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양옆으로 '큰 귀때기골'과 '작은 귀때기골'을 거느리고 있다. 내설악의 귀때기골은 귀때기청봉)에서 시작 하여 높이 약 450m지점에서 수렴동계곡과 만나며 작은골과 큰골 둘로 나뉘어 있다. 서북능선은 설악 최장의 능선으로, 설악 최고봉을 향해 오르면서 설악의 전모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코스가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코스이다.
- 서북릉은 매우 힘든 산행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능선이 길면서도 굴곡이 심해 체력 소모가 심하고, 강인한 인내심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힘든 산줄기를 걸으며 한여름의 더위와 갈증, 한겨울의 심설 등, 극한을 헤쳐 나아가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능선이 바로 서북릉선이다.
<대승령>
- 15:43 대승령 경유
- 여시서 대청봉 12,7km, 냠교리 8,6km, 장수대 2,7km 지점이다. 한계령삼거리에서 이 지점까지 7,6km에 볼과하지면 지루하고 또 지루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점심식사 이후 이곳까지 오는 동안 쾌청한 늦가을 날씨를 보였기 때문에 눈이 모자랄 정도로 시계가 넓게 확보되어 내.외 설악권의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었지만 좋은 것도 자꾸 보니 진력이 났다. 좋은 것도 이제는 실코증이 나고 그저 한시바삐 대승령 고개마루에 당도하기를 고대하고 고대하였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하산예정시간대에 임박하여 대승령에 당도하였다..
- 대승령 4,3km 전방지점에서 점심식사를 마치면서 후미일행 분들과 동행하였다. 후미 선두 몇 분과 대승령에 도착해 보니 이미 선발팀은 떠난 후였다. 후미팀을 먼저 출발시키고 후미 중 후미에 쳐진 몇 분과 합류하기 위해 대승령에서 대기하였다. 만에 하나 남교리 방향으로 직진하면 낭패 중 낭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땀이 마르면서 한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배낭에 수납해 뒀던 여벌옷을 꺼내 중무장하고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야만했다. 앞서 회장님께서 언급한바 대로 외로워 죽을 지경이었다. 여기서 회장님! 시방 저도 외로워 죽을 지경입니다! 무슨 방도가 없을까요?를 뇌까리다 보니 뒤쳐진 두 분의 힘겨워하는 모습이 눈에 잡혔다.
- 이미 하산예정시간을 훨씬 넘긴 상황에서 후미 잔류팀과 합류하다 보니 “수고하셨습니다”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 가 전부였다.. 좀 더 살갑게 맞이할 겨를이 없었다. 좀 쉬었다 가자고 권유해 보았지만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손 사례를 치시며 하산을 서둘렀다. 지친 모습이 역역하였지만 기다려 준 것에 힘이 난다고 하셨다.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바람에 혼이 났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기다리기를 참 잘 했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먼저 내려가서 하산행사에 동참하시라는 권유를 받으면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총총 걸음으로 동행하였다.
- 여기까지 무사히 오신 것만도 감지덕지였다. 요즘 매스컴에 보도되는 내용 중 산에서 안전사고가 빈발하여 관계당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을 즐기시는 분들을 보는 일반적인 시각이 곱지 않은 터이기에 더욱 감사함을 느꼈다.
- 설악산국립공원 서쪽의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지나 북쪽으로 1시간 30분쯤 가면 설악산
서북능선 상의 고개인 대승령이 나온다. 바로 이 대승령이 내설악으로 들어가는 첫 고개가 되는 셈이다. 이 고개에서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가거나 안산이나 12선녀탕계곡을 거쳐 남교리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다.
<대승폭포>
- 17:16 대승폭포 경유
- 대승폭포에 이를 즈음 서산마루에 뉘엿뉘엿 해가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늦어도 우리나라 3대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를 그낭 지나칠 수 없었다. 서둘러 내려가 대승폭포 원경을 몇 컷 담은 후 九天銀河를 대충 눈 팅하고 그 옆에 새겨진 글씨들을 판독해 보려고 머뭇거려 보았지만 허사였다. 진서가 짧아 해독하기가 힘겨웠던 것이다.
- 장수대 북쪽 1㎞지점에 위치한 대승폭포는 88m의 물기둥이 낙하하여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다고 전해지며, 개성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힌다. 대승폭포 앞 넓은 반석에는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도 특색이다. 이 폭포는 떨어지는 폭포수의 물보라와 이 물보라에 이어지는 무지개가 영롱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폭포 아래쪽에 중간폭포라는 것이 있어 또 다른 자연미를 선사한다. 인터넷에 대승폭포를 검색해보면 양사언의 글씨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홍치규의 글씨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로 나눠져 있다
<장수대>
- 17:53 장수대 도착
-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면서 하산예정시간 두 시간가까이 지체하면서 힘겨운 서북능선과의 힘겨운 한판승으로 끝났다. 낙오자 없이 모두가 종주했기 때문에 한판승으로 평가하였다. 조금만 더 지체하였더라면 랜턴을 꺼내야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뻔하였다. 천만다행이었다. 먼저 하산하여 한 시간 이상 지루하게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장수대는 설악 전투의 대승을 기념하고 인근의 대승폭포,옥녀탕,가마탕,한계산성,하늘벽을 찾아드는 관광객들의 휴식처로 세워진 한식 건물로 규모로 보나 건물의 우수성으로 보아 근래에 보기 드문 훌륭한 산장(48평)이다. 더욱이 기암괴석과 낙락장송이 우거진 속에 위치하고 있다. 국립공원 장수대 분소 맞은 편에 6.25때 설악산을 수복한 국군 용사들이 지은 장수대라 불리우는 이 한식집은 요즈음 새로지은 커다란 휴게소와는 대조를 이루며 자연과의 조화가 어떤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 산행을 마치고
-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가을과 겨울을 넘나드는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설악산 서북능선 11,7km 장시간 안전산행해 주신 모든 분들과 각 팀별로 안전산행을 위해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전례 없이 참여율이 저조하여 아쉬움을 남긴 일상이었지만 한계령삼거리에서 귀때기청봉과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코스를 처음 접해 보신 분들의 의외로 많아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단풍산행 시기를 맞추지 아니한 산행일정과 산행환경이 만만찮은 점 등이 작용하여 설악산 탐방 길에 나선 이후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음에 석연 찮은 구석지가 앙금으로 남아 있기에 실패한 산행으로 점지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