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유명한 돼지고기 구이집들이 많습니다. 늘봄, 흑돈가, 돈사돈, 돈베돈 등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졌거나 자체적으로 유명해지다보니 식당도 규모확장하고 심지어는 서울에 분점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아쉬워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인가 봅니다. 몇군데의 유명하다는 고깃집을 가 보면 물론 이전과 비교할 수 있는 그런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집의 아쉬운 변화를 감지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같은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도 그런 아쉬움은 조금 덜해보이는 집을 하나 찾았습니다. 물론 이 집은 이미 다들 아시는 집입니다. 제주 시내 안에서도 몇군데의 분점을 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깐요. 삼다가 본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연동에 위치한 이 집은 일반 개인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에는 이렇게 정원도 있습니다.
자.. 이제 생구이를 주문해봅니다. 근데.. 주는대로는 뭘까요?^^
기본으로깔리는 소금과 멜젓
그리고 그닥 특별할 것은 없는 반찬들..
파채와..
야채들.. 야채가 조금 박해보이죠?^^
그리고 고기와 함께 먹는 양파초간장 양념..
고기가 나왔습니다. 두툼한 것이 아주 먹음직스럽죠. 제주에서 돼지고기라 함은 이렇게 지방층이 적당히 있어주어야 대접받습니다.
그리고 저 검은 털..^^ 제주흑돼지의 토종이냐 아니면 그냥 유입시켜 적응한 종이냐의 논란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요.. 딱히 이것이 토종돼지다 할 논리는 찾지 못하겠는데 일단 흑돼지임을 증명하는 사진 되겠습니다.^^ 사실, 제주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의 양을 감안할때, 토종이 남아있겠냐는 추측도 가능하긴 하죠.
화로에 숯이 올라갑니다. 숯이 참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고기를 올리고 소금을 뿌려주죠. 옆엔 멜젓을 올려 끓입니다. 멜젓을 끓일땐 다진 고추와 마늘, 그리고 하얀 한라산 조금을 넣는 것이 필수이죠.
잘 구워지고 있습니다.
먹기좋게 잘 자르구요.
기름이 윤기있게 흐르는 저 고깃살을 보세요.. 아 배고파지네요..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멜젓에 살짝 담갔다가..
이렇게 쌈채소와 함께 먹습니다. 고기의 지방층이 살짝 위축되어 느릇해지면서 입안에서 바삭거리는 느낌이 다른집에 비해 참 좋았달까요?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았습니다. 어느 분은 이 집의 숯으로 구운 고기는 숯향이 은은하게 배어들어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하더군요. 저는 숯향까지는 잘 모르겠던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부분인데 이 집 고기맛은 다른 유명하다는 집과는 다른 어떤 매력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먹고나면 남은 숯열기에 김치전골을 주문해 올려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돼지김치전골이 이렇게 잘 어울리고 또 맛있는 것인지는 이 집에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돈사돈의 김치찌개도 맛있다고 하던데 문득 이 집의 김치전골과 한번 비교해보고픈 욕심이 생기더군요.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줄서서 먹을 일도 없이 여유있게 자리잡고 앉을 수 있는 분위기도 좋고, 나름 오래된 집의 내공도 있는데다가 고기도 맛있으니 오랜 기간동안의 서비스에 살짝 질린 듯한 아저씨의 매너리즘만 아니라면 이 집은 고깃집으로 강추하고 싶은 집입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멜젓에 찍어먹는 흑돼지 정말 최고지요~ 가격이 많이 오른거 같긴 하네요..
올여름에 제주도를 못갔더니 정말 그리워집니다.
제주의 멜젓이 무척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