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불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작가: 정지용
연보
1902년 6월 20일 충청북도 옥천 하계리
1935년 첫 시집 출간(정지용 시집)
1941년 두 번째 시집 발간(백록담)
1945년 이화여자전문학교에서 한국어와 라틴어 강의
1946년 지용시선 발간
1948년 평론집 문학독문 발간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정치보위부로 끌려갔다가 평양감옥으로 이감 이후 사망추정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감각적, 서정적, 상징적, 애상적
주제: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
특징
1.감정의 대위법을 사용해서 1행(차고 슬픈 것)과 8행(외로운 황홀한 심사)에서 감정을 절제함
감정의 대위법:(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또 다른 감정을 결합하여 그 감정에 빠져드는 것을 막는 방법)
2.선명한 감각적 시어를 구사했고 시각을 중심으로 표현함
3.역설법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표현함
시를 쓰게 된 계기: 폐결핵으로 인한 사랑하는 자식의 죽음
시어, 시구 해석
차고 슬픈 것: 죽은 아이
파닥거리는 날개: 아이의 마지막 모습
새까만 밤: 죽음의 세계
물먹은 별: 죽은 아이
산새: 잠시 머물다 떠난 아이
유리창: 죽은 아이가 있는 죽음의 세계와 화자를 단절시키지만 유리창의 입김을 통해 죽은 자식과의 만남의 매개체
비슷한 시
1.김광균의 [은수저]
자식이 죽고 나서 쓴 시라는 것과 유리창이라는 소재를 썼다는 점에서 유리창과 유사함
2.향가[제 망매가], 김현승[눈물]
자식과 누이의 죽음을 다룬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종교를 통해 극복한다는 점이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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