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3. 02. 토요일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챙겨서 3시 30분에 버스에 올라 공항으로 갔다. 그동안 내 육체를 괴롭히던 고산병은 완전히 사라져 몸이 가볍고 기분이 아주 상쾌해진 상태였다. 잘 적응해 준 몸이 고마웠다.
기온은 9도, 바깥 공기가 서늘했다. 4,050m에 있는 엘알토공항에 도착하여, 페루 리마행 비행기 탑승 절차를 밟았다. 까다로웠다. 출국심사와 검색대를 통과한 후에도 비행기 탑승 직전 통로에 승객들을 일렬로 세워놓았다. 가방. 짐 등을 몸에서 분리한 후 마약 탐색견 동원하여 다시 검사를 한 후에야 탑승할 수 있었다.
06:45에 라파스공항을 출발하여 07:30 리마공항에 도착하였다(1:50 소요).
리마 시내 관광을 시작하였다. 먼저 리마 센트로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산마르틴 광장)으로 갔다. 광장 중앙에는 남아메리카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싸운 산마르틴 장군의 기마상이 높이 세워져 있었다. 독립의 영웅이 산마르틴은 시몬 볼리바르와 함께 힘을 합쳐서 독립전쟁을 펼쳤다고 한다.
페루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대성당은 마치 미사가 열려 문 앞에서 성당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대통령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광장 주변을 시내를 1시간가량 산책을 하였다.
현지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세비체와 게 요리가 주메뉴였다. 세비체는 시큼한 맛의 해산물 요리로서 페루를 대표하는 국민 요리라고 하는데, 내 입에는 맞지를 않았다. 게는 무척 컸고 껍데기가 매우 단단하여 쇠망치로나 껍데기를 깰 수 있을 정도였다. 살이 쫄깃쫄깃하였고 맛이 아주 좋았다.
점심을 먹고 사랑공원을 구경하였다. 이어서 라르꼬 마르 쇼핑몰 구경하였다. 이 쇼핑몰은 해안가 부촌 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하 3층으로 된 규모가 큰 쇼핑몰로서 주 고객은 백인들이었다.
신시가지에 있는 케네디 공원을 구경하였다. 소광장에서 여유롭게 휴일을 즐기는 중노년층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한인이 운영하는 노다지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삼겹살, 된장찌개, 잡채 등의 음식이 맛있었고 특히 쌀밥이 거의 한국에서의 맛과 비슷했다(리마는 해발고도가 낮아서 밥이 제대로 되었나 보다). 우리를 비롯하여 한국인 관광객이 식당을 차지하고 있어 식당을 찾은 현지 페루인들은 들어오지를 못하고 밖에서 20여 명이 줄을 서서 1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식사를 빨리 마치고 제일 먼저 밖으로 나왔다.
리마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출국 절차를 마치고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 대기를 하였다.
3월 3일~4일 일요일~월요일
01:00 라탐항공(LA 2478)편으로 리마공항을 출발하여, 06:50 로스앤젤레스공항에 도착했다. 6,736km, 8시간 50분이 걸렸다.
환승 절차를 마치고 아시아나항공 OZ 201편에 탑승했다. 기종은 올 때처럼 가장 큰 항공기라는 A380-800(탑승 정원 495명)이었다.
11:15에 로스앤젤레스공항을 이륙하였다. 12:10쯤 1차 기내식이 제공될 때 비빔밥을 선택해서 먹었다. 12일 만에 맛보는 제대로 된 우리 음식 맛이었다.
10,200km를 12시간 42분간 비행한 끝에 3월 4일 17:02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와서 인근 상가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샀다. 여행 가방을 정리해 놓고, 여행 중에 밀려있던 옷가지와 운동화를 손빨래해서 넌 후, 이틀 한나절 만에 샤워를 했다.
밤 11시가 넘어 있었다. 삼겹살을 구워서 소주를 마시며 이번 13일간의 여정을 천천히 되돌아보며 반추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