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수다의 인문학
부 제: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
지은이: 박홍순
판 형: 145*200mm
쪽 수: 220쪽
가 격: 15,500원
발행일: 2022년 11월 25일
ISBN: 979-11-86452-85-1 03100
펴낸곳: 숨쉬는책공장
먹방, 꼰대, 줄임말, K팝, 음모론, 보수, 진보…
일상의 수다 속 소재에서 뻗어가는 인문학 이야기!
친구나 동료, 또는 지인들과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여러 이야기를 나눕니다. 때로는 사적이고 내밀한 내용으로 진지하게 대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먹방’이나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벼룩시장’,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K팝’과 ‘K드마라’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꼰대’나 ‘줄임말’과 같은 사회・문화와 관련해 대화하기도 하고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논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일상의 이러한 대화들을 잡담 또는 수다라 여기며 가볍게 넘기고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붙잡고 그 이면을 살펴보면 인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습니다.
《수다의 인문학》은 인문학적, 철학적 탐구를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이나 여러 SNS를 통해 자주 접하고 또 일상의 이야깃거리로 종종 등장하는 ‘먹방(먹는 방송)’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살피며, 로마시대의 만찬과 콰키우틀족의 ‘포틀래치 축제’, 우리의 오곡밥 풍습 등을 비교해 봅니다. 또한 현대 한국 먹방문화의 심리적 요인은 무엇인지도 짚어 봅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맥락이나 사회구조, 문화의 흐름 등을 살펴봅니다. 이 외에 꼰대, 줄임말, N포세대, K팝, 음모론, 진보와 보수 등 일상의 수다 속 여러 소재에서 인문학, 철학적 이야기로 뻗어갑니다.
인문학 또는 철학이 너무 먼 이야기인 듯하고 어렵다고만 느껴지신다면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을 담은 《수다의 인문학》과 함께해 보시면 어떨까요? 《수다의 인문학》은 인문학과 철학을 우리 일상과 더욱 가까이 둘 수 있게 합니다.
▮지은이
박홍순
지난 수십 년간 뒤돌아볼 틈 없이 달려온 한국사회의 척박한 인문학적 토양에 갈증을 느껴,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이 생생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화석으로 굳어진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일상의 사건과 삶에 밀착시키는 방향으로 작업을 해왔다. 또한 한국사회를 차근차근 바꾸기 위한 교양을 찾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 시절의 연구와 실천 활동에서 얻은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지금의 시대와 세대에 맞게 세상을 바꾸는 지식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중이다. 그동안 《미술관 옆 인문학》, 《생각의 미술관》, 《헌법의 발견》, 《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경제학수업》, 《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미술사》, 《거꾸로 보는 이솝우화》 등의 책을 썼다.
▮차례
저자의 말_모래알에 담긴 우주
1부 일상의 흔한 수다
오늘도 먹방이 날 유혹해!
요즘 애들 말은 도무지 못 알아먹겠어!
우리가 화장실 선진국이란다
혹시 나도 꼰대인가?
이번 생은 망했어!
뭐 재미있는 거 없나?
2부 문화 흥미를 돋우는 수다
벼룩시장에서 문화를 만나다
텔레비전과 독서에서 서성이다
사랑으로 사나, 정으로 살지!
K팝과 드라마로 국뽕을 맞다
돈만 있으면 한국이 최고야!
씨름 한판 할까?
3부 술자리의 정치 수다
음모가 세상을 움직인다고!
정치가 무슨 코미디냐?
권력은 거짓말에서 나오지!
정치평론가 전성시대에 살다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할까?
너는 진보야, 보수야?
▮책 속에서
현실에서 작은 이야기는 주로 ‘잡담’으로 불린다. 우리는 친구들과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는 동안 자잘한 이야기, 사소한 불만 등을 접한다. 열띠게 말하다가도 그 자리가 끝나면 일상의 수다로 치부하고 금방 잊는다. 이 책은 그렇게 끝나고 잊히는 수다에서 출발한다. 먹고 사는 생활을 소재로 한 흔한 수다, 문화적으로 흥미로운 현상을 둘러싼 수다, 술자리 안주처럼 다루어지는 정치 관련 수다 말이다. 대신 잡담에 머물지 않고 그 이면의 역사적인 맥락이나 사회구조로 이야기의 지평을 확장해보려고 한다. 나아가 철학적으로 깊어진 인식까지 나아갈 가능성을 탐색한다.
_본문 중에서
먹방문화가 유행하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견해가 있다. 식욕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므로 먹을거리에 끌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게다가 복잡하고 고단한 세상살이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한 자기만족의 행위이니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먹방 신드롬은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없을까?
_본문 중에서
글이 말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속도가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압축하거나 긴 내용을 대체하
는 짧은 기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언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신조어는 글을 말처럼 빨리 쓰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신조어를 사용하면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길고 복잡한 설명 없이, 짧은 글로도 의도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_본문 중에서
한국에서 꼰대라는 말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주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나 아버지를 가리키는 은어였다. 당시에도 의미는 비슷했다. 학생에게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왜 옳은지 그른지
를 설득하기보다는 강압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 쓰였다. 과거의 자신이 어땠는지를 과시하고, 무조건 자기 말을 따라야 하며, 결국은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는 식이었다.
_본문 중에서
지금 한국사회에서 이 그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유행어를 찾으라고 하면 단연 ‘이생망’이다. ‘이번 생은 망했어!’의 줄임말이다. 처음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국민적인 유행
어로 자리 잡았다. 자기 나름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표현할 때 쓰인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어려운 처지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절망을 담고 있다.
_본문 중에서
‘사랑으로 사나, 정으로 살지!’는 적어도 사랑의 포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하지만 사랑을 순간의 욕구로 보고, 그러한 의미에서 사랑을 불신한다는 점에서는 더 비극적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과학의 이름으로 정당화해 사랑을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가르친다는 점에서 개인을 넘어 사회적인 비극이 되기도 한다.
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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