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사업성공위해선 민간자본 유치 적극나서야
- 목포해상케이블카 개통을 보며
정부가 행정 절차의 신속한 처리와 민간투자사업 대상 확대 등을 통해 12조 4000억 원이 넘는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발표했다. 민간투자사업 확대를 위해 16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키로 했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이 투자금을 대고 사업을 벌이되, 법에 규정된 방식으로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최근 지자체에 황금알을 안겨 주고 있는 케이블카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경남 여수시 돌산공원과 자산공원 간 1.5㎞를 오가는 여수케이블카는 지난해에만 220만 명이 탑승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통영케이블카 역시 조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통영케이블카는 2008년 4월 상업운행에 들어간 뒤 매년 연간 13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이처럼 케이블카가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면서 지자체들이 케이블카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카 개발 사업에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이 들어간다. 지자체가 감당하기는 벅찬 규모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민간투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수 케이블카 역시 투자비 450억 원을 전액 민간에서 투자했다. 여수시 측은 “민간이 투자금을 대고 개발을 했지만 여수시는 매출액의 3%를 공익기부 형태로 지원받아 매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투자금이 부족한 지자체에게는 민간투자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악산케이블카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강원도 춘천시는 이 사업을 민간 공동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대명레저산업이 투자금을 대고 개발한 뒤 20년간 운영한 이후 춘천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춘천시는 삼악산 케이블카가 완공하면 연간 127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도 제천시의 청풍호반케이블카도 민간사업자인 청풍로프웨이㈜와 제천시가 손을 잡은 경우다. 청풍로프웨이㈜는 2016년 12월 20일 케이블카 조성 사업 기공식 이후 현재까지 약 4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지역 관계자는 “시 예산만으로는 케이블카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민간 자본을 유치해 제천시의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상케이블카를 추진 중인 경북 포항시도 민간사업자와 손을 잡았다.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11일 해상케이블카 개발을 위해 민간사업자인 ㈜대한엔지니어링, 금호산업과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포항 환호공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앞바다 1.8㎞를 가로지르는 포항 해상케이블카는 총 사업비만 687억 원에 이른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새천년건설(주)의 자본투자를 통하여 2019년 9월 6일 상업운행을 개시한다는 보도에 목포시의 의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시민의 숙원사업으로서 지난 1987년부터 3차례에 걸쳐 설치 계획을 수립했지만 관광 기반 시설 부재, 일부 환경단체 반대 등에 가로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KTX, SRT, 무안국제공항,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꾸준히 확장되고 관광 콘텐츠가 확충되는 등 여건이 개선되면서 민선 6기 들어 치밀한 준비와 적극적인 추진으로 30년 만에 착공하게 됐다.
특히 목포시는 운영 수익이 사업자만이 아니라 목포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데 주력하여 실시협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30개가 넘는 관련 기관 및 부서 등과 협의를 개별적으로 진행해 사업 시행에 필요한 모든 협의를 마쳤다.
목포시는 해상케이블카에 특히 기대하는 것은 ‘목포 체류형 관광 5고(보고, 놀고, 먹고, 사고, 자고)’와 어우러져 머물러서 즐기는 체류형으로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으로 관광, 음식점, 숙박, 운송 등이 활성화되면서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가 예상되며, 도시재생사업 등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목포시민의 숙원이었던 해상케이블카가 드디어 착공에 이르렀다. 해상케이블카는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민생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앞으로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설치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 아울러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연계 사업도 내실 있게 추진해 명실 상부한 체류형 관광도시 목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에서는 남구 이기대공원과 해운대구 동백유원지 사이 4.2㎞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해상관광케이블카 개발 사업이 민간 제안 사업으로 추진 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블루코스트는 총 사업비 5,359억 원을 들여 이기대공원에서 동백유원지 사이 해상 4.2㎞를 케이블카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케이블카는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 나란히 놓이게 된다. 특히 케이블카가 지나는 해상구간은 3.5㎞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부산블루코스트 관계자는 “해상 타워는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의 조화를 위해 단순 철골구조물이 아닌 건축적 요소를 더해 설계하여 광안대교와 어우러져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라고 말했다.
지금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부산하면 떠오르는 새로운 킬러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은 랜드마크 이전에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산 시민의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잘 만들어진 인프라는 경기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킬러 아이템을 만드는 것은 부산시가 직접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하겠다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났는데 부산시가 뒷짐만 지고 있을 상황인지 의구심이 든다. 타 지자체를 보면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진행할 때 마치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산 시민들은 부산시가 지향해야 할 도시 미래상으로 관광도시를 꼽고 있다. 부산 시민들도 아는 것을 부산시만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다.
당연히 부산의 지형을 바꿀 대형 관광 인프라 사업은 부산시에서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부산 경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보다 더 적절한 경기부양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부산시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한참 잘못된 것 같다.
부산시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주변 지자체와 인접 국가에서도 관광산업은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우 / 부산 숙박협회 해운대지부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