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 만성체(잦은 소화불량) 치료법.
날씨가 변죽스러워지며 아침, 저녁은 쌀쌀하고 낮에는 햇볕이 따갑다. 그러다보니 우리 몸도 적당한 적응이 필요한데 나이를 먹어가며 그게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신체의 적응능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전의 일이다. 상담을 하는 와중에 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상담을 끝내고 밖에 나와보니 보이지 않던 사람이 밖의 의자에 앉아 엎드려 있었다. 얼굴이 누렇게 떠 있고 식은땀을 흘린다. 합곡혈(合谷穴: 엄지와 검지사이)을 지그시 누르니 고통스러워한다. 급체를 한 것이다.
급체는 위험하다.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상체를 반듯하게 세우고 호흡을 크게 들이쉬게 하고 숨을 멈추라하였다. 숨을 멈추고 있을 때 양쪽 어깨를 지그시 뒤로 잡아당기며 신도(神道: 등의 중앙)를 무릎으로 힘껏 눌렀다. 억~하고 순간의 고통과 함께 체기가 빠진다. 그러자 그의 혈색이 돌아왔다. 일분도 채 되지 않아 가벼운 트림을 하며 얼굴의 표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대부분 급체를 약으로 다스린다. 이게 요행히 잘 내려가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는 호흡곤란은 면했으나 만성체로 남는 경우가 많다. 또는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음식 일부가 식도와 위장의 경계에 걸려 내려가지 않고 부패되면서 구토를 유발한다. 그리고 늘 체기를 지니고 있어 소화불량에 시달리기도 한다.
체기가 남아있으면 두통을 느끼고 손발이 차며 명치 끝이 당기고 늘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식도를 타고 음식이 내려가면 위장의 문을 닫고 위산을 분비해서 소화가 진행되어야하는데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소화를 방해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마른 가루 같은 것이 그릇에 묻었을 때 흐르는 물로 씻어도 잘 씻기지 않는 것을 목격한다.
우리의 몸도 이와 같다. 특히 마른 음식이나 가루음식(대표로 미숫가루), 고기, 생선, 과자 등을 먹었을 때 잘 체한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잘 내려가지 않고 계속 붙어 있으면서 소화를 방해하고 부패되어 식도염을 일으켜서 구토를 유발한다.
이럴 때는 탄산가스가 있는 사이다나 콜라를 마시면 좋은데 이 역시 한계가 있다. 특히 급체는 매우 위험하므로 신도(神道)에 충격을 주어 응급처치를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걸린 음식을 완전히 삭여서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의 방법은 급체나 만성체에 걸렀을 때 유효하다.
1. 담뱃재로 치료한다.
서너 개피의 담뱃재를 모아서 미온수에 타서 마신다. 흔히 잿물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체기가 빠지지 않으면 미량의 재를 물에 타서 마셨다. 그러나 많이 마시면 재의 독성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양잿물을 먹고 죽는다는 말이 생겼다. 요즘은 군불을 때지 않으니 담뱃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라 할 수 있다.
2. 베이킹소다를 먹는다.
일반소다나 파우더와 혼동하지 말자. 일반 소다도 효과가 있지만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 NaHCO3)가 가스생성이 더 잘 된다. 베이킹소다를 티스푼으로 반 정도를 물과 함께 복용한다. 일분도 채 되지 않아 트림이 나온다. 만성체로 부패된 음식을 완전히 삭이려면 일주일 정도 지속 복용한다.
위의 두 가지 방법이 필자의 경험으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합곡혈(合谷穴)을 계속 문지르거나 눌러서 지압해주는 방법이 있으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밀가루음식이나 팥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속쓰림이 있으면 만성체인 경우가 많다. 베이킹소다는 동네 마트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가정에 구급상비약으로 비치해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약초연구소 둥지.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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