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서둘러 동아리의 대절버스에 오른다.매주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
.남녘으로의 태풍“산산”이가 차라리 반갑다.
작년 휠라대회때 너무 더워서 힘들었던 기억때문일까.비오면 비랑 같이 달리지뭐..
동아리의 회원들이 강화대회는 언덕이 많아 고생스러웠단다.
그래도 맑은 공기와 주변 마을 풍경이 너무 좋아 힘든줄 몰랐다고..
나도 올해엔 꼭 그 배경에 한몫하고파 춘천대회를 대비해 32.195K에 도전장을 냈다.
훈련은 했어도 걱정은 걱정이다.
한발자국 내딛으면 달리게되겠지란 똥배짱으로 마음을 가라앉힌다.
드디어 길상 운동장에 도착.
소나기님께 무릎을 테이핑해달라 맡기고 바세린을 쓸리는 부분에 바르고. 화장실도 다녀와야하고 기념촬영도 해야하고.
운동장은 이미 축제분위기다.각색의 개성넘치는 마라톤복장에다 두둥실 떠다니는 풍선.거기다 사회자님께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느라 웃음으로 운동장을 채우신다.
드디어 풀코스의 선수들이 함성을 지르며 떠나가고.
우리도 한발 내딛는다.곁에선 미모짱이 배도 아프고 옆구리도 결리고..조금만 더 가자.그러면 마비될테니..잘 달리지도 못하면서 너무 앞에서 출발했나?앞서 가려는 주자들에게 조금 미안할 정도로 가볍게 달린다.긴여정을 위해서 힘 안배를 잘 해야지?..
낮은 구름과 하늘과 드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색색의 띠를 이루는 이 진풍경속에 내가 주인공이 되어 달리니 만감이 교차한다.
어려서 책상에서의 걱정은 안 했어도 운동에선 항상 주눅이 들어있었던터라 더욱 그렇다.
꼭 달려보고싶다던 그 친구가 한번만 같이 달리자고 권유해 거절못해 달리게 되었고.
그친구는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중도에 그만두고 나자신은 많이 생각한 끝에 친구안한다고 그만 두기도 어른이 그렇고.
시작했으니 3년만 해보자.했는데 해보니생각보다 매력덩어리다.
그러고보면 꼭 해보고싶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이것도 운명인가 싶다.
수영도 무릎이 아파서 시작했는데 마라톤까지 하니 자기 약점도 보완하면 더욱 큰 강점이 된다는 사실.이것도 전화위복이라 해도 되는건지?
앞에서 꽃바람.네잎클로버.깜찍이.산사님이 달린다.한 근성하시는 분들..완주의 기쁨을 누리시길..
“H2O화이팅” 뒤에서 유니폼을 보시고 파이팅을 외쳐주신다.
돌아보니 3시간15분때의 페이스메이커다.
뒤꽁무니에 커단 풍선이 기우뚱거리며 같이 달리고 주변에 동행자들과 함께 달리신다.
몇시간에 들어갈 계획이냐고 하신다.난 그 풍선을 보는순간 같이 들어가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자신은 없으면서도.. 그냥 완주가 목표예요..
겸손하게 대답은 하면서도 이미 도전장을 내밀다.
해보자.그러려면 앞서가자 힘빠지면 뒤처지더라도..앞서 달려본다.
뒤에서 “10K입니다”하시는 말씀이 들렸다.
언덕을 오르니 함성과 풍악이 울려퍼지고 하프의 반환점이 언덕위에 있었다.
하프라면 반환점돌아 내달릴텐데..내리막을 달리니 멀리 바다가 보이고 철조망이 바다를 막고 있다.언제 저 철조망은 철거되려나? 잠깐 남북통일을 생각해본다.
어릴적 북한 괴뢰군이라고해서 정말로 이상한 괴물인줄 알았던 어린시절도 있었다.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는 맛또한 다른맛이다.바람은 바다향을 담고 시원하게 우리의 땀을 씻어간다.
벌써 반환점을 돌아 프리맨님이 달려가고.파페가 뒤를 이으고.화이팅을 외친다. 나도 빨리
반환점을 향해야지?.
급수대를 지나 학생봉사자가 “H2O,화이팅..사랑해요”한다.너무 감사하다거기다 사랑한다고하니 얼마나 고마운가??“고마워..고마워..손만 흔들어 답례한다..
사실 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파이팅도 못 외쳤었다..지금은 그힘이 대단하다는걸 아는지라
잘 하는 편이다.우리를 위해 손흔들어주시는분들 정말로 감사하다.난 항상 손 흔들어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하려 한다.
약간의 오르막인데도 힘들다.멀리 보니 풀맨님이 온다.닥아오기에 불러도 딴곳을 보느라 답이 없다“여보세욧”하니 사람좋게 웃으며 손흔든다.컨디션이 좋은듯..연습을 했으니까.
어쩌면 반환점이 가까이 있을것같아 급수대를 그냥 지나친다.오르막을 애써 오르니 멀리 산둥성이에 주자들이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아!어쩌나 물도 안먹었는데 저언덕을 어찌 넘나...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산아래에 반환점이 숨어있었다.아마도 그 언덕의 주자들은 풀코스인것같았다.
반가워..정말로 반가워..붉은 융단?을 팡팡 밝고 돌아 가파른 언덕을 기분좋게 오른다.
올라 내려오니 미모짱.네잎클로버랑 깜찍이.힘겹게 오른다.
“반환점 다왔어.요아래야.”.외치니 웃지만 힘든 표정들..
허리춤에찬 파워겔을 꺼내 쭉쭉빨며 내려와 급수대에서 물을 먹는데 산사님을 만났다.
아는 사람을 만나니 꾀가 발동.“산사님 갈게 걱정이예요” 하니 씩 웃으신다.
그래도 반환점을 도니 힘이 난다 .한발자국 달릴때마다 줄어들테니까..힘을 내본다.
갈때는 몰랐는데 버드나무가 쏴아 바닷바람을 몰아다가 시원하게 온몸을 적셔준다.
우리 친정 냇가 장둑에도 시원한 그늘과 소리와 바람을 가져다가 여름의 명소를
만들어주었었는데..
무릎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한다.
자원봉사자가 멘소래담을 듬북 발라주니 한결 시원하고 통증이 가시는듯 발걸음이 가볍다.한가지 근심은 풀리고.
반환점을 돌아 가는길엔 킬로간판이 서있어 한결 마음의 부담이 적었다.
이제 12K가 남았다.인천대공원 크게 한바퀴다.힘내자..
뒤에서 “h2o화이팅”한다..뒤돌아보는것도 힘들고“보지는 못하지만 파이팅이예요..
하니 안보셔도 됩니다..하면서 대야동이 어쩌구...하신다.
어느새 따라오신 3시간 15분때의 페이스메이커시다.시흥시청에 근무하신다나?
걱정이 앞선다.이제는 따라가야하는데..
참 인간은 욕심에 고통스럽다. 동아대회때엔 4시간 50분의 페이스메이커를 따돌리느라
힘겨웠고.지금은 따라가느라 힘들고.
지친 선수들을 위로하느라 사탕을 건네시기도 하고 이런 저런도움되는 얘기를 건네신다.
자기의 속도가 아닌 페이스메이커란 정말로 힘든데..큰봉사다 싶다.
그것도 안해본사람 모르는 그런 힘든것중의 하나다.
이제는 힘이 많이 빠진 상태다.멀리 언덕이 보이는데 고통스럽다.
인천대공원을 상상하며 거리를 가늠하며 달린다.
군복입은 아주머니께서 손을 흔들어 주신다.감사한 얼굴로 손을 흔들고는 먹으려 했던 양갱을 드렸다.“무거워요”하니 막 웃으신다.
페이스메이커께서 저 언덕만 넘으면 골인점이란다.
정말요..?하니 힘이 남은분은 앞으로 나아가란다..
마지막 힘을 내어 본다는 기분으로 몸을 띄우니 조금은 가벼운것같기도 하고..힘을 내본다.
언덕을 넘으니 멀리 우리가 연습하던 출발할 때 내리막이던 언덕이 보이고 여러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조금 더 가니 누가"H2O화이팅“하더니 물을 가져다 주었다. 어디선가 번개가 번개같이 달려와 다리도 아프다면서도 같이 달려준다.
생각 같아선 치고 올라가고 싶은데 다리가 안떨어지는고 어느새 길상운동장 입구에 와 있었다.
와...다 왔다..전광판을 보니 시간은3시간14분 55.56..57...흘러가고 있었다.
성공..성공이다..해냈다.
동아리회원들의 환호속에 마음은 길상운동장을 메울만큼 들뜨고.
제로가 허리굽혀 운동화끈 풀러주고 칩 반납해주고 포포가 오더니 “언니 그열정 존경해요..”포옹해주고.로타리회장님운석이 격려해주고..오늘은 내날인가 싶다.
어찌어찌해서 시작한 마라톤.정말로 누구에게 어떻게 매력이 있는지 설명하긴 힘들지만 정말로 매력덩어리다. H2O동아리가 함께해서 더욱 즐거운 달리기다.남녀노소도 없고 같이 달리니 행복한 달림이들..회원님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그렇게 즐겁게 강화도와 함께 달리는것도 좋았는데 거기다 50대 3등까지 했다나요?
“h2o!!여러분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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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늦게나마 대회 소감 올립니다.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언제나 항상 웃는얼굴 정우님 화이팅
강화마라톤을 다시 완주하는 느낌입니다 정우님 완주기 감동입니다 목표하신시간에 완주하심을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감기몸살로 컨디션도 별로이신데 열심히 훈련하신 결과이십니다 다가오는 춘마때도 행복하게 즐런하십시요 정우님 화이팅~~~
언제나 열심히 하시는 모습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제게는 없는 왕언니의 그 도전정신, 따르고 싶은데 마음뿐 잘 안되네요.언제나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언니의 모습에서 제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정우언니 앞으로도 쭈욱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길.....화이팅!!!
한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네요....언제나 회원들의 귀감이 되시는 정우님....모든것이 힘들다고...않된다고 핑계만 대던 제가 정우님을 보면 그저 엄살에 지나지 않네요....묵묵히 꾸준히 도전하시는 정우님을 보며 제 자신을 돌이켜 봅니다....다시한번 추카 드리고요...춘마에서도 그 열정 다시한번 보여 주시길 바랄께요....언니 사랑해요...^&^
충분히 가능하신일입니다...올초 동마때도 발가락 사이로 흐르는 피가 얼어붙는데도 완주 하신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질않습니다.....늘상 스타(스스로 타에 모범이 되신)로서 넉넉하신 웃음..보기좋습니다. 저희들이 배워야할 덕목(겸손)까지도 사랑합니다....정우님! 화~~이~~팅!
언제나 항상웃으시면서 달리시는 모습이 평소에도 보기좋아습니다 항상하려는마음 모든걸 긍정적으로 받아드리시는마음이 있기에 달림에 고통속에서도 너그러움이 베어나오시는거랍니다 아담한 체구에...ㅎㅎ가장편안한 폼으로...끝까지 웃으시며 달리시는 정우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정우님/화이팅입니다요
울 멋진언니 이곳에 이렇게 감동적인 글이 있었군요...이제야 봤어요....골인 지점에서 신나게 직선코스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늘 존경스럽고, 모범이 되는 모습....많이 반성도 하고, 배우려 노력한답니다.. 꾸준한 도전 옆에서 같이 할 거구요..춘천대비 건강관리와함께 준비 잘 하시길 바랍니다.....화이팅이예요..
언제 읽어도 감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