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김용석입니다."
퇴근 후 막 샤워를 하려고 들어가는데 전화벨 소리에 급히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상대방의 이름이 없는
전화번호만 딸랑 적힌 화면이어서 내 신원을 먼저 밝힌다.
"예 거기 뻥튀기 기계 파는 테죠?"
조금은 젊어 보이는 목소리인데 필경 뻥튀기 장사를 해보고자 알아보려는 눈치다.
"예 맞습니다."
"그거 뻥튀기 기계 얼마씩이나 해요?"
"예 제가 취급하는 게 두 가지 종류예요."
"그럼 무엇무엇이 있는데요?"
"보통은 동그랗게 튀겨지는 접시 뻥튀기가 있고요, 강냉이 튀기는 튀밥 기계가 있어요."
" ........"
선뜻 생각도안해본 질문인지 대답을 없다."
" 대충 뻥튀기를 생각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실 거 아니에요"
" ........"
"네 강냉이 튀기는 거요."
"네 그건 삼 백만원 이에요."
대충 간이나 보려는 질문이라는 계산이 깔린다. 요즘 90%가 그런 질문이어서 얼른 결론으로 서둘렀다.
" 나도 옛날에 뻥튀기를 잠깐 했었는데 기계가 그렇게 비싸요? 중고는 없어요?"
" 중고 하나 백오십 짜리
팔아달라는 게 있어요."
"어 그렇게 비싸요?
나는 그렇게 안 가는 줄 알고 있는데 대구 어디에선 싸다고 하던데 ...."
" 네 가격은 대개 그렇게 해요."
"뭐 뻥튀기 기계가 그렇게 비싸?" 원래 그렇게 안 가는 건데...."
'그러면 거기에서 알아보시죠.'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오지만 대놓고 할 말이 아니니
" ... 네 잘 알아보시고 결정되면 연락 주세요."
한참이나 망설이는 듯 전화를 붙들고 있더니
"니기랄~"
하는 소라와 함께 통화 끝나는 소리가 이어진다.
실컷 남에 시간 빼앗고 물어보고
"니기랄이 뭐여....."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섣불리 뻥튀기 장사 하지마세요.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힘 버리고...
물고기가 낚시밥을 무는 것은
신의 뜻도 자신의 운명도
팔짜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건 다만 어리석기 때문이라고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카페 게시글
°³о★ 살며 생각하며
뻥튀기 창업 mind
e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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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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