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이해 은평구 기념식이 16일(화) 불광동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최용기 장애인이살기좋은은평을만드는사람들(장은사) 대표와 소속 단체 대표 및 활동가들,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미경 국회의원, 김종선 은평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기념식과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상영관을 가득 매웠다.
▲ 3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은평구 메가박스 상영관) © 임세환 기자 | | 최용기 대표 "1년 365일 차별받고 살다가 장애인의 날에 행복하라는 이야기 듣는다" 최용기 대표는 기념식 인사에서 "장애인의 날마다 '행복하다, 즐겁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날이다.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1년 365일 동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압받으며 살다가 단 하루 장애인의 날이라고 행복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최용기 대표는 "장애인들은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며 "그런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싶어도 문턱을 못 넘고, 시각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외출을 못하고, 외출을 해도 보도블록에 점자블록이 없거나 불법 적재물로 인해 가려져 이동에 제약을 받고, 청각장애인이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해도 의사소통이 안된다. 이것이 장애인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지금 광화문역에는 장애인들이 천막을 치고 230일 넘게 부양의무제도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농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는 장애인의 부모들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농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기 대표는 김우영 구청장에게 "매년 새해가 되면 주민센터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콘서트를 하는 것처럼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달라. 면담을 요청하면 줄 게 없다고 하는데 장애인들이 너무나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인가? 줄 것이 없다면 무엇을 요구하는지 들어달라. 듣는 것부터 시작이다. 듣는 것에서 시작해서 장애인의 문제 하나씩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은평구가 재정자립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2만2000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다. 장애인도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자."고 호소했다. 김우영 구청장 "장애인이 편해지면 비장애인도 편해진다" 김우영 구청장은 이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장애인 단체에서 구청에 와서 농성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은평구의 재정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자치구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 경제가 좋지 않고, 부동산 취등록세 중 지방으로 들어오는 것이 줄다보니 제 머리가 하얗게 세고, 허리도 아프다."며 "지방정부의 어려운 점을 절실하게 표현하는 층이 장애인"이라고 말했다. 또 "은평구 인구 중 4.4%가 장애인인데,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 어르신은 보행 등에 장애를 겪는 잠재적 장애인이다. 그래서 장애인이 편해지면 비장애인도 편해진다. 그러니까 장벽을 없애고 장애인에게 다양한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은평구도 장애인 이동 보장기기 수리 지원 사업, 장벽 없는 마을 만들기, 장애인 취업 박람회 등과 장애인 체육회도 만들어지는 등 작은 진보가 있지만 현재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구청장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하다. 대한민국 헌법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할 수 없다고 하고 있는데 그 권리의 보장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정치권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국회의원 "마음에도 문턱과 장벽이 있다" 이미경 국회의원(은평갑, 민주통합당)은 "장애인의 인권이 향상되는 것이 복지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에 넘어와 있는 장애인 관련 법들을 관심을 가지고 챙겨보겠다."고 했다.
이미경 의원은 "예전에 여성 인권 운동을 했는데 (장애 인권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가진다. 여성이 임신을 하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 장애를 느낀다. 좀 더 편하게 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다."며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문턱과 장벽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데 물리적인 문턱과 장벽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문턱과 장벽이 있는 것 같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는 편견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초록장애우 행사에 가면 장애를 길장(長)에 사랑애(愛)라고 쓴다. 변하지 않고 길게 가는 사랑. 사랑이 길게 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마다 조금씩 뭐가 달라졌는지 찾아보면 좋을 듯 하다. 그러면 우리가 조금씩 희망을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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