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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경고축구부(부산 288-01-002792-9) 원문보기 글쓴이: 이승곤(39회)
2010년 1월..
남승우, 안진범, 염호덕, 최봉진, 최치원, 심상민, 김용진, 우주성등 초호화라인업으로 무장하며 호기롭게 무학기(창원) 정벌에 나선 부경고는 언남고, 안동고, 태성고등 전국구 강호들을 연파하며 기세를 올리다 4강전에서 과천고에 0대5라는 믿을 수 없는 스코어로 참패를 당하고 맙니다..(이른바 '무학기 참사'...)
2월..실추된 명예을 되찾기위해 연이어 출전한 문체부장관기(경주)에서마저 22강에서 '복병'강릉제일고에 0대1로 무릎꿇고 만신창이가 되어버리며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부경고 축구부...
하지만 부산권리그를 발판삼아 권토중래에 나선 부경고는 마침내 8월 협회장배(김해)와 11월 왕중왕전 우승컵에 입맞추며 드디어 전국구 강호로 위세를 떨쳐나가기 시작합니다..
2010년 무학기 참사와 2013년 청룡기의 경기력 부진(한수 아래라 여겼던 개성고에 패배)....
데쟈뷰가 느껴지는듯 하지만 2010년과는 달리 부경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2011년 첫대회인 백운기 부진은 후원회해체가 직접적인 원인이었기에 제외...)
다가오는 부산권리그..
3년동안 이어져온 무패우승이라는 신화가 올해는 무너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엄습해오기 시작합니다..
때를 맞추어 부경고의 전력을 염탐하며 호시탐탐(虎視眈眈) 왕좌의 자리를 넘보던 제후국들이 드디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2009년 초대 부산권리그 우승팀인 학성고..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명문임을 자부하는 전통의 동래고..
또한 후원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전력이 급성장하며 청룡기 4강으로 마침내 존재감을 드러낸 경남공고..
강력한 도전자들이 저마다 우승이라는 목표와 아울러 '타도 부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진군하기 시작합니다..
3년간 범접할수 없었던 최강 부경고의 철옹성..
우승이 아니라 무패우승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이 선수단을 무겁게 짓누르지만 맹장 안선진감독의 눈빛은 추호도 동요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부산권리그 판도를 3강 1중 3약으로 예상했습니다..
(http://cafe.daum.net/bk-football/Uq9Q/29)
안선진감독은 팀 리빌딩에 초점을 맞춰 황소걸음으로 리그를 운용해 나갑니다..
(표1. 부산권리그 상위4개팀 1~7라운드 전적)
라운드
부경고(1위)
동래고(2위)
학성고(3위)
경남공고(4위)
상대팀
결과
승점
상대팀
결과
승점
상대팀
결과
승점
상대팀
결과
승점
1
기장고
3 : 0 승
3
학성고
3 : 2 승
3
동래고
2 : 3 패
0
부산정보
5 : 0 승
3
2
동아고
6 : 0 승
6
기장고
2 : 1 승
6
부산정보
1 : 0 승
3
휴식
3
3
휴식
6
동아고
1 : 0 승
9
경남공고
2 : 0 승
6
학성고
0 : 2 패
3
4
동래고
2 : 1 승
9
부경고
1 : 2 패
9
휴식
6
기장고
3 : 0 승
6
5
부산정보
3 : 1 승
12
휴식
9
기장고
2 : 0 승
9
동아고
8 : 2 승
9
6
경남공고
4 : 2 승
15
부산정보
5 : 0 승
12
동아고
12 : 1 승
12
부경고
2 : 4 패
9
7
학성고
1 : 1 무
16
경남공고
1 : 0 승
15
부경고
1 : 1 무
13
동래고
0 : 1 패
9
초반 7라운드동안 부경고는 학성고를 물리치며 기세를 올리던 동래고를 맞아 귀중한 승리를 거두고 호기롭게 도전하던 경남공고마저 4대2로 점잖게 달래며 5연승하며 달아나는가 싶더니 마지막 학성고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김승주가 퇴장당하는 수적열세와 심판들의 판정의 불리함속에 악전고투끝에 간신히 패배를 모면하며 승점 1점차 불안한 선두를 유지합니다..
반면 동래고는 선두 부경고에 일격을 당했을 뿐 다른 5개팀에게는 전승을 거두며 부경고를 바짝 뒤쫒기 시작합니다..
학성고도 1라운드 동래고에 패하며 초반 페이스가 주춤거리지만 7라운드에서 부경고를 맞아 특유의 콤팩트한 압박이 되살아나며 녹록치 않은 경기력으로 학성고의 저력을 보여줍니다..(1위팀과 승점 3점차로 우승가시권에 놓아두는데도 성공)
주목할 점은 경남공고가 상위 3개팀에게는 전패.. 하위 3개팀에게는 전승을 기록하며 정확히 중간레벨에 자리한 점인데
와일드카드가 없는 올해에는 4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중반라운드 경남공고의 파상공세가 예상되었습니다..
(표2. 부산권리그 상위4개팀 8~17라운드 전적-여름 전국대회 전)
라운드 | 부경고(1위) | 동래고(2위) | 학성고(3위) | 경남공고(4위) | ||||||||
상대팀 | 결과 | 승점 | 상대팀 | 결과 | 승점 | 상대팀 | 결과 | 승점 | 상대팀 | 결과 | 승점 | |
8 | 기장고 | 1 : 0 승 | 19 | 학성고 | 2 : 0 승 | 18 | 동래고 | 0 : 2 패 | 13 | 부산정보 | 6 : 0 승 | 12 |
9 | 동아고 | 5 : 0 승 | 22 | 기장고 | 2 : 1 승 | 21 | 부산정보 | 10 : 0 승 | 16 | 휴식 | 12 | |
10 | 휴식 | 22 | 동아고 | 4 : 1 승 | 24 | 경남공고 | 1 : 1 무 | 17 | 학성고 | 1 : 1 무 | 13 | |
11 | 동래고 | 2 : 1 승 | 25 | 부경고 | 1 : 2 패 | 24 | 휴식 | 17 | 기장고 | 2 : 0 승 | 16 | |
12 | 부산정보 | 5 : 0 승 | 28 | 휴식 | 24 | 기장고 | 4 : 2 승 | 20 | 동아고 | 3 : 0 승 | 19 | |
13 | 경남공고 | 1 : 1 무 | 29 | 부산정보 | 4 : 1 승 | 27 | 동아고 | 5 : 0 승 | 23 | 부경고 | 1 : 1 무 | 20 |
14 | 학성고 | 2 : 1 승 | 32 | 경남공고 | 1 : 0 승 | 30 | 부경고 | 1 : 2 패 | 23 | 동래고 | 0 : 1 패 | 20 |
15 | 기장고 | 5 : 1 승 | 35 | 학성고 | 1 : 6 패 | 30 | 동래고 | 6 : 1 승 | 26 | 부산정보 | 0 : 1 패 | 20 |
16 | 동아고 | 5 : 0 승 | 38 | 기장고 | 1 : 0 승 | 33 | 부산정보 | 5 : 1 승 | 29 | 휴식 | 20 | |
17 | 휴식 | 38 | 동아고 | 2 : 0 승 | 36 | 경남공고 | 0 : 2 패 | 29 | 학성고 | 2 : 0 승 | 23 |
중반라운드(8~14라운드)에 접어들며 초반라운드(1~7라운드)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2,3위간 간격이 벌어지며
2강 2중 3약의 구도가 형성됩니다..(표2. 14라운드 승점 참조)
동래고와 학성고의 8라운드...
학성고는 부경고와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력을 밑천삼아 동래고에 1라운드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선두권싸움에 완전히
뛰어들기위해 보무도 당당히 동래성에 진입하지만 또다시 0대2로 패퇴당하며 쓸쓸히 본거지로 물러납니다..
(부경고는 학성고의 선전(무승부)을 바랬는데 그 기대 또한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학성고에 2연승을 달리며 기세가 오른 동래고..
휴식기를 가진 부경고를 따돌리고 리그 1위에 오른 동래고는 이제 부경고를 홈으로 불러들여 왕좌 재탈환의 꿈에 부푼가슴을 쓸어내립니다..(표2. 10라운드 참조)
거기다 팀의 에이스이자 캡틴 김현욱이 합류하며 팀의 사기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듯 하늘을 찌릅니다..
그러나 드높은 명문(名門)의 향기를 품은 부경고의 저력은 100년 역사의 동래고 그라운드에 깊고도 짙은 족적(2대1 승)을 아로새기며 진정한 강자로서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시현해냅니다...
하지만 부경고는 경남공고와의 13라운드에서 선취골을 내주는 고전끝에 가까스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다시 한번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만 패배일보 직전에서 벗어난데 대해 스스로 안도하며 위안을 찾습니다..
학성고와의 14라운드에서 다시 승리를 따낸 부경고는 학성고가 동래고를 15라운드에서 6대1로 대파한데 힘입어 사실상 리그 우승을 예약하고 다가오는 부산MBC대회(양산)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여기서 올시즌 리그 21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태훈선수의 활약상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박지민의 졸업으로 가장 크게 느껴지던 골에 대한 우려와 갈증을 완벽히 잠재웠음은 물론..
특히, 동래고와의 3경기에서 나온 7골을 혼자 모두 독식하는 영양가 만점의 활약으로 '부경고 14번'의 계보를 훌륭히 이어나간 점이 너무나 대견스럽습니다..
(작년 이맘때 학교에 갔을때 인사하며 지나가던 태훈이를 붙잡고 내년 '14번''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갑자기 온 몸을 베베꼬면서 앙증맞게 굴던 녀석이라 더욱 애착이 가네요...ㅎㅎ)
또한 청룡기 대회 이후 리그 첫게임부터 센터백에 합류하여 안정감있고 견실한 수비를 보여준 김경수선수의 알토란 같은 활약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와닿았습니다..
뜨거운 여름...더욱 뜨거웠던 양산...그리고 명문(名門)의 향기여...
2006년(포항 전국고교선수권)부터 7년간 이어져온 부경고의 전국대회 결승진출 기록..
거기다 작년 3관왕이란 엄청난 타이틀의 무게..
그리고...어쩌면 올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국대회 우승기회...
부산MBC배를 향한 부경고 축구팬들의 간절한 눈빛이 한곳으로 모입니다..
대회직전 올봄 청룡기 우승팀 현대고와 가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4대1로 기분좋게 승리하며 전열을 가다듬은 부경고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경쾌해 보입니다..
이번 부산MBC대회에는 경기 남부리그의 과천고, 용호고, 수원공고 상위 3개팀이 모두 함께 참가한 점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모두다 우승후보 팀들로 마치 대회 접수하러 내려온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ㅋ
예선 리그 김해생명고와 포천 일동고를 가볍게 물리치고 예선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
(특히,김태훈선수는 김해생명고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2008년 전현철의 두번의 해트트릭 기록이후 5년만에 대기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16강 KHT U-18팀을 상대로 체력을 비축하며 몸을 가다듬은 후
8강에서 과천고를 물리치고 올라온 대구 현풍고(대구FC 유스팀)를 맞아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솔빈선수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무난히 4강에 안착하는데 성공합니다..
4강 상대는 영원한 맞수 동래고...
이변이 많은 토너먼트대회 특성상 리그에서의 두번에 걸친 승리는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부담감이 더 큰 쪽은 우리 부경고...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라.. 져도 그만인 동래고와 달리..부경고는 이겨도 본전이라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동래고 에이스 김현욱이 중원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부경고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더니 연장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지만 기대했던 골은 터지지 않고 급기야 승부차기까지 이어집니다..
동래고 1번키커로 나선 김현욱의 실축...
반면 부경고는 5명의 선수 모두가 자신감있는 킥으로 골을 성공하며 결승진출기록을 8년까지 늘려나가는데 성공합니다...
(경기후 펑펑우는 김현욱선수를 안으며 위로하는 손기련선수를 비롯한 부경고 선수들의 스포츠맨쉽이 승리보다 더욱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결승상대는 개성고를 연장접전끝에 2대1로 물리치고 올라온 경기 용호고...
용호고로서는 벼르고 벼른 상대...
작년 왕중왕전 16강에서 박지민에게 통한의 버저비터골을 얻어맞고 8강진출 일보직전에서 주저앉았던 쓰라린 기억이 있기에
용호고로서는 최상의 복수를 꿈꾸며 칼을 갑니다..
(작년 왕중왕전 우승 후 뒤풀이 자리에서 정동윤선수에게 내년 고교축구 전망을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용호고'라고 망설임없이 답하더군요...ㅋ
"선배님!!..걔들 대부분이 2학년이라면서요??.."
얼마나 혼이 났는지 지켜보던 저도 그랬지만 선수들도 그만큼 식겁했다는 방증이라 느껴집니다...ㅎ
물론 신일수선수의 경고누적 결장이 큰 부분 차지한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은 핑계....ㅋ...^^;;;)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어쨌든 두 팀의 용호상박의 대결이 결승무대에서 뜨겁게 펼쳐집니다...
잠깐의 휴식기를 맞은 작년 3관왕의 주역들이 대거 후배들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습니다...
(U-20세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 이창민을 비롯해 박지민, 신일수, 이상하, 정동윤, 지언학, 한지원선수..)
뿐만아니라 4강전부터는 졸업한 선수들 부모님도 경기장을 찾아 한목소리로 응원대열에 동참합니다..
(타학교에서는 보기힘든 부경고만의 풍경...명문의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전반전..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해가며 역시 부경고라는 찬사가 곳곳에서 터져나옵니다..
지치지 않은 체력으로 후반들어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골은 터지지않지만 축구의 묘미를 느끼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수준높은 플레이가 그라운드에 수놓아지며 축구팬들을 매료시키는 양 팀..
결국 득점없이 비기며 다시 승부차기에 돌입합니다...
팽팽한 긴장감..;;;
선축의 부경고...
부경고 선수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8명의 선수가 모두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해내고(13명 연속 승부차기 성공...)
용호고 마지막 8번 키커의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낸 수문장 문경건을 향해 그라운드와 벤치의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달려나가며 그토록 간절했던 우승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부경고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부산MBC대회...
저마다 명문임을 자부하는 팀들은 많습니다..
전통..신흥..이란 이름하에 스스로 자긍심을 각인시키기 위한 정신교육의 일환이기도 합니다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반짝하고 사라지는 밤하늘의 유성처럼 많은 팀들이 소리소문없이 명멸해가는 걸 어렵지 않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진정한 명문(名門)의 조건(條件)은 어떻게 정의할수 있을까요??..
누구나 선망의 대상으로 이름만으로도 어깨가 펴지는 자부심(自負心)이 첫째요..
선배들이 가꾸어 다듬어온 전통을 안주(安住)하지 않고 기꺼운 마음으로 짊어지는 후배들의 끝없는 담금질이 둘째요...
승리에도 오만하지 않고 패배에도 의연함을 잃지않는 초연한 부동심(不動心)이 셋째요..
교문을 나선 후에도 언제나 달려오고픈 어머니품같은 따스한 온기를 품음이 넷째요..
한결같은 열정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하는 동문(同門)들의 존재가 그 마지막이 아닐까요..
"명문(名門) 부경고(釜慶高).."
그 힘찬 아까라까의 포효가 세대를 관통해 유유히 흘러나갑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