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나무 (배롱나무)
조 수 정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립니다
온 몸이 저려옵니다
멀리서 바라보려고 했지만 또 다시 타오르는
애달픈 사랑
작렬한 태양아래
열병을 앓고
혼미해진 제 마음
정신을 차릴 수 없네요
사랑한다
말하지 마세요
피 흘리지 않는 것은
거짓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다
온 몸이 멍들었어요
기다릴께요
저는 이미 죽었어요
망울망울 피어난 그리움은
모두 당신의 것이에요
진분홍 꽃피가 터진 거에요
제 심장이 헐떡이는 거에요
사랑해요
이 말 밖에는 몰라요
/////////////////////////////////////////////////////////
이제는
어느 정도 사람과의 만남, 이별에 대해
적응할만도 되었는데
여전히 힘든 것이 관계입니다
특별히 믿었던 사람들로 인한 아픔은
무엇으로도 대치되기 힘이듭니다
겉으로 표현할 수도 없고 가슴앓이만 하는데
지나가는 길목 백일홍 나무와 마주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화사한 꽃으로만 보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망울망울 피어난 꽃몽오리가
마치 심장이 터지는 듯한
사랑의 언어로 들려졌습니다
사역이란
진분홍 꽃피가 터지는 가슴앓이입니다
가장 귀한 열매는
주님의 심정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입니다
요즘같이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진분홍 백일홍나무는
서글플만큼 아름답습니다.
더운 것은 참아 낼 수 있지만
사랑으로 인한 기다림,
아픔은 너무 잔혹합니다
꽃들을 대하면 신비한 그들의 언어를 듣고는 하죠.
그 속에 주님의 고백이 있습니다
배롱나무처럼 심장이 터져
진분홍 꽃피를 흘리는 여름
사랑하는 이여
주님과 같은 열병이 있다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픔일지언정 '사랑'을 논하는 것조차
얼마나 큰 은총인지
주님을 닮은 그 아픔을 한자락이라도 갖고 싶은
여름날에...
(배롱나무는 꽃이 100일 동안 피기에
백일홍(百日紅)이라고 하며,
나무를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리며
꽃이 완전히 질 때면
추수가 끝나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시기라고 해서
‘쌀밥나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