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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남자] 08
S#1. 기풍집. 옥상 / 밤
야경에서 팬하면,
땀에 범벅이 된 채로, 거칠게 샌드백을 두들기며..
기풍 : 장기풍, 이 등신아.. 듣고도 몰라? (지쳤다.. 치는 속도 느려지며) 백억..때문에.. 억지로 참고 보는 거잖아..
넌..송채린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구! 이 등신아!
있는 힘껏 샌드백에 주먹을 날리면, 샌드백 거칠게 흔들리며.
S#2. 사장실 밖. 밤 (회상)
급하게 밖으로 밀쳐지는 기풍.
기풍 : 왜, 왜 이래? 할 말 있어서 왔다니까!
채린 : (애원하듯) 제발.. 나가 줘..
영숙E : (안쪽에서 들리는) 너 이 나쁜 놈아! 어딜 도망가! 이리 오지 못해!
채린 : 엄마~ (돌아보며 버럭) 제발 좀 사라지란 말야!
기풍 눈 앞에서 타앙 닫히는 문.
멍하니 서 있는 기풍. 충선의 손에 이끌려 나가려는데,
채린E : 엄마도 이러지 좀 마!
쫘악 하는 따귀 소리와 함께 채린의 짧은 비명소리 들린다.
휙 돌아보는 기풍.
S#3. 사장실.
영숙 : (부들부들떨며) 이거 밖에 안되는 애였니?
채린 : ..엄마..
영숙 : 고작 저 따위 녀석 만나려고 승우를 버렸어?
채린 : 엄마~ 내가 다 설명할께.. 응?
영숙 : (손을 잡아 끌며) 다 필요없어. 필요없으니까 집으로 가~ 어서~
채린 : (흔들리다, 버티며) ..백화점.. 포기해도 좋아?
영숙 : (돌아보며) 뭐?
채린 : 아빠가 남긴 유일한 희망이야. 아빠를 기억할 유일한 증거구.. 백화점 살리려고 그러는 거야. 엄마.. 아빠 잃고 싶지 않아서..
영숙 : 그래서?! 저 따위 놈한테 붙어 있으면 백화점이 살아나니? 널 어떻게 키웠는데.. ('몸까지..'라는 말 차마 못하다가)
(속이 상해) 왜 하필 저 놈이냐구!
채린 : 엄마!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들어! 저 사람이랑 난 아무 관계도 아니라구!
S#4. 사장실 밖.
충선의 손에 끌려 가던 기풍, 뚝 멈춰 선다.
채린E : 백화점만 살리면, 아니, 그 돈 백억만 갚으면. 얼굴도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야..
너무 미워서.. 볼 때 마다 오빠 생각나서 미칠만큼 싫은 사람이라구!
충선, 눈치보며 기풍을 당기면..
기풍, 억지로 히죽 웃으며.
기풍 : 내가 그렇게 싫은 얼굴이야?
S#5. 동 옥상
혼자서 휘청거리는 샌드백.
난간으로 다가오는 기풍. 털썩 의자에 주저앉는다.
난간을 붙잡고, 숨을 후우 몰아쉬는 기풍. 고개를 들어, 눈물이 핑글 도는 눈으로 내려다 보면..
채린이 걸어오는게 보인다.
자기도 모르게 일어서는 기풍. 얼굴을 쓱쓱 비빈다.
S#6. 사채 골목. 밤
힘들게 걸어오는 채린. 승우가 기다리던 가로등 아래를 지나다가 문득 멈춰선다.
돌아보는 채린.
승우E : 널 내 힘으로 데려오고 말겠어!
문득 승우가 그립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걸어가는 채린.
채린E : 그래, 오빠..나 좀 데리고 가 줘. 이렇게 버티는 거 너무 힘이 들어..
S#7. 기풍집. 밤
채린, 들어오면..
싱크대 앞에서 라면을 봉투째 깨뜨리며..
기풍 : (일부러 밝게) 당신 집 여자들, 몽땅 칠공주 출신이냐? 볼때 마다 주먹질이야? (하면서 돌아보는데)
채린 :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기풍 : ..할 얘기가 있어.
채린 : 피곤해. 내일 얘기해. (방으로 들어 가는데)
기풍 : 백화점 주식, 팔린 거 알어?
채린 : 알아.
기풍 : 알아?
채린 : (버럭) 알아, 안다구!
기풍 : ....
채린 : 이제 됐어? (들어가, 문을 닫아 버리면)
기풍 : (속상하고, 열불 터진다)
쌔근대다가, 문을 확 열고 들어가며..
S#8. 채린 방.
기풍 : 니가 알긴 쥐뿔이나 알아?!
채린 : (짜증나게 돌아보면)
기풍 : 누군 이러고 싶어 이러는 줄 알어? 백화점이 무슨 지경에 있는 지 알기나 하냐구?
채린 : 그래, 알아! 적어도 당신 보다는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만 좀 해.. 쓸데없는 참견 좀 그만 하라구!
기풍 : (어이없어, 뻥해져 본다)
채린 : 나가 줘! (돌아서 단추 푸른다)
기풍 : ...좋아. 나도 더 이상 간섭 하기 싫어. 대신! 백화점 넘어간다 어쩐다 하면서, 내 돈 날리기만 해 봐.
그땐 정말 내 얼굴 보는게 지긋지긋하도록 괴롭혀줄테니까.. (휙 나간다)
쾅 닫히는 문 소리에 돌아보는 채린. 무슨 소리야 싶지만..
짜증스런 기분이 되어 침대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S#9. 옥 상
비명처럼 소리를 지르며, 샌드백을 치고, 날아서 차고, 머리로 들이 받고, 생 난리를 치다가
바닥에 즐비한 패트병을 걷어차다가 뒤로 자빠지는 기풍. 허덕대며 하늘만 보다가.. 자신에겐지, 채린에겐지 모르게..
기풍 : 비응신~ 이 비응신아..
(F. O)
S#10. 사 장 실.
자리에 앉으며.
미라 : 누가 백화점을 노리는 것 같다구?
채린 : 응, 누군가 우리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것 같애.
미라 : (조심스럽게) 누군지 알아냈니?
채린 : 아니.. 하지만..
미라 : (안심이다 O.L) 걱정마. 니가 내세운 자구대책이 시장에서도 통하는 거야.
채린 : 아니, 웬지 불안해. 아무래도 자세히 알아봐야..
미라 : (뜨끔하다가) 니가 가진 주식이 몇 프로지?
채린 : 글쎄.. 30% 조금..
미라 : 정확히 30.5%야. 내가 가진 주식이 24%구. 우리 둘 주식을 합치면 50.9%야.
채린 : 그럼..
미라 : 대통령 할애비가 온대도, 우리 삼송 못 건드려.
채린 : 그.렇겠지?
미라 : (손 잡아주며) 채린아, 딴데 신경쓰지 마. 우리한테 그럴 시간이 어딨니?
너랑 나랑 노력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백화점을 만들기로 했잖아. 안 그래?
채린 : (고개 끄덕인다) 고마워, 언니.
미라 : 고맙긴~ (손 툭툭 쳐주고 일어나며) 최실장이랑은 잘 되가니?
채린 : (표정이 굳는다)
미라 : (웃음) 부럽구나~ 사랑 싸움도 하구~ (쓱 눈치보고)
채린 : ....
S#11. 복 도
사장실에서 걸어나오는 미라.
미라 : 항~ 지가 감히 잔머리를 굴려~ 날 떠볼려구?
복규 : (달라 붙으며) 송채린이 걔가요. 아직 부사장님을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미라 : (무슨 소리야? 보면)
복규 : 세상에 잔머리 굴리는 걸로 부사장님 따라 올 인간이 어딨습니까? 부사장님 잔머리는 팽팽 돌잖습니까? 팽팽!
미라 : (칭찬이야, 욕이야~ 쓱 노려보면)
복규 : 무,물론 굵은 머리도 잘 도시죠. 예.
미라 : 송채린이 요즘 최승우 안 만나지?
복규 : 귀싸대기 때린 이후에 만난 적 없을껄요?
미라 : (흐흥 웃는다) 좋은 기회야.
복규 : 예?
S#12. 신우 그룹 회의실
승우 : 현재까지 삼송주식 매집량은 어느 정돕니까?
신팀장 : 총 천삼백만주중에, 00입니다.
최회장 : 그렇게 느려 터져서 언제 인수해? 한꺼번에 몽땅 인수해 버려!
승우 : 문제가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최회장 : 뭐가 간단하지 않다는 거냐?
승우 : (눈짓하면)
신팀장 : 타 기업 주식의 5% 이상을 매집하게 되면 매집 용도를 금융감독위에 신고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경영참여라고 밝히게 되면, 우리가 M&A를 준비 한다는게 시장 전체에 알려지게 됩니다.
최회장 : 다른 목적으로 쓰면 되잖아.
승우 : 그럼 경영참여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주식을 사봤자, 경영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는 거죠.
최회장 : 복잡하군.
승우 : 우선 5% 이내선으로 분산매집해서 최종적으로 통합하는게 유리합니다..
최회장 : (끄덕이더니) 최실장이 알아서 추진해. (일어난다)
승우 : 예.
S#13. 승우 집무실.
피곤한 듯, 등받이에 기대는 승우. 채린의 사진을 물끄러미 본다.
채린E : 오빠.. 그런 사람이었어? 내가 알던 오빠가.. 고작 그런 사람이었냐구.. 오빠 참 나쁘다~ 참 나쁜 사람이야..
채린의 사진을 안타깝게 만져보는 승우.
S#14. 식 품 매 장.
정육 매장 앞에 서 있는 주임과 채린, 충선.
채린 : 그만..뒀다구요?
주임 : 예. (봉투 내밀며) 아침에 와 보니까, 이게 놓여 있었습니다.
채린 : (펼쳐보면, 사직서다)...
충선 : 나쁜 자식~ 큰 소리 칠때부터 알아 봤다니까..
채린 : (접으며) 황재순씨 자리 마련해 놓으세요.
충선 : 예? 사표내고 나간 자식 자리는 뭐하러..
채린 : (O.L) 누구보다도 백화점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예요. 반드시 돌아 올 겁니다.
선행하는.
기풍E : 몰라, 그깟놈의 백화점 망하든지 말든지 알게 뭐야~
S#15. 백부자집. 거실.
뻥해져서 보고 있는 찬비와 백부자.
찬비 : 오빠, 왜 그래?
백부자 : 송사장한테 무슨 소릴 들은게지.
기풍 : 그 기집애가 뭐라 그러든 무슨 상관이야~
백부자 : (유심히 본다)
찬비 : 잘됐다. 오빠~ 그렇잖아도 그 늙은 여우땜에 괜히 신경쓰였는데.. (헤죽) 이제 나랑 놀 시간이 더 많아진거잖아.
(팔을 넙죽 잡으며) 우리 놀이공원 갈래?
기풍 : (심드렁하게 팔 뿌리치며) 할마이, 나 어음깡 하러 갔다 올께. (일어나 나가면)
찬비 : 오빠.. 같이 가아~ (따라 나서고)
백부자 : 그만 둬.
기풍 : 응? (돌아보면)
백부자 : 그만 두라고 했다.
기풍 : ...?
S#16. 산사. 낮
야생버섯을 감별해서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구분하며.
삼부 : 기래서, 부자 넌 어드런 생각이네?
S#17. 백부자집. 안방
부자 : 진흙탕에 굴려 볼 거이야. 지 눔 싫다구 나자빠지면 할 수 없는 거갔디.
S#18. 산사. 낮
삼부 : 기래. 잘 생각했다. 기놈도 사채업자가 뭔디 똑똑히 봐야디. 우리가 언제는 햇볕 보고 산 적 있었네?
(버섯 확인하며) 항상 음지에서 살았디. 그 음지에서 살아나면 약이 되는 거이고, 아니면, 독 밖에 더 되갔어?
독 될 놈은 애초부터 짤라 버려야디. 니 알아서 하라우. 기래. (끊는다)
동자승, 버섯을 주워 입에 넣더니, 퉤퉤 뱉으면..
삼부 : 이눔아. 독버섯이다. 아무거나 주워 먹는게 아니다이~
웃으며, 멀리 서울 쪽을 돌아보는 얼굴이 걱정스럽게 변하며.
삼부 : 간나.. 어쩌면 이 번일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갔다이..
S#19. 웨딩의류 공장. 낮
'악덕사채업자 물러가라' '원금 5억에 이자 50억이 웬말이냐, 고리대금업자 물러가라' 플랭카드가 붙어있고..
빨간 띠를 두른 남,여직원들이 비장한 얼굴로 스크럼을 짜고 공장입구를 봉쇄하고 서 있다.
그 앞으로 쓰윽 들어오는 보스(마석철).
석철 : 꼭 이래야 되겠냐?
기풍 :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달평 :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죠. 서류상으론 이미 우리 물껀으로 잡힌 거니까..
석철 : (기풍 보면)
기풍 : (시선은 고정한 채) 비지니스는 비지니스일 뿐이야. 애정 같은 거.. 가질 필요없어.. (싸늘하게) 깨!
석철 : (물끄러미 보다가 건달들에게 눈짓하면)
쇠파이프며 각목을 들고, 스크럼을 향해 전진해가는 건달들.
두려운 표정들이지만, 물러서지 않는 공장직원들.
와아~ 함성을 지르며, 스크럼을 향해 덥치는 건달들.
기풍, 보기 힘든 지 외면하고 돌아서면..
석철 : 적어도 너는.. 이런식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기풍 : ....
석철 : 하지만, 니가 원하는 일이니까..하는 거다. 널 믿으니까.
기풍 : (흔들리지만.. 이 앙다물고 빠져 나간다)
S#20. 백화점 회의실. 낮
빽빽이 적힌 화이트 보드 앞에서 보고를 하고 있는 행사팀장.
팀장 : 이상으로 가을 행사기획에 대한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자리에 앉는다.
후우~ 한숨을 내쉬는 채린.
S#21. 복 도. 낮
채린과 미라 함께 걷고,
뒷쪽에선 복규와 충선이 몸 실갱이를 하며 따라오고 있다.
채린 : (한숨처럼) 쓸만한 아이템이 하나도 없어.
미라 : (흐흥 비웃음)
채린 : 그 사람만 와주면 좋을텐데..
미라 : 누..구?
채린 : 있어.. 그런 사람이.. (하면서 모퉁이 도는데)
깔끔하게 면도를 한 황재순이 서 있다.
채린 : (놀라서) 황실장님..
황실장 : (양복을 들어 보이며) 오랫만에 입으니까 영 불편한데요? (웃음)
충선 : 야, 말짱 황 너 임마~
재순 : (충선 보고) 어허~ (채린에게) 사장님. 아직도 서열 모르고 반말하는 싸가지 없는 직원이 많네요? (슬쩍 미라 본다)
미라 : (기분이 상해) 누구..지?
채린 : 인사하시죠. 이 쪽은 새로 상품매입부를 맡아주실 황재순 부장님.
미라 : 황..재순? (놀란다)
S#22. 부사장실.
왔다갔다 하는 미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복규.
미라 : 알아 봤어?
복규 : 예.
미라 : 어떻게 그 인간이 우리 백화점에 근무를 하고 있었던 거야?
복규 : 죽은 송재환 사장이 스카웃을 해왔었답니다. 마침 부사장님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비밀병기처럼 식품부에 숨겨뒀던 모양입니다.
미라 : (치잇) 여우같은 늙은이~
복규 : 그 자식이 죽이는 아이템이라도 내놓으면 어떡합니까? 부사장님.
미라 : 내놓아야지. 그 아이템 때문에 죽는 꼴 보게 만들어 줄테니까~ (비웃음)
S#23. 사장실
채린, 충선.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듣고 있고,
재순 : 경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결혼은 합니다. 가을은 바야흐로 웨딩시즌이죠. 올 가을의 키워드는 웨딩입니다.
채린 : 다른 백화점에서도 그 정도는 기획하지 않을까요?
재순 : 문제는 어떤 식이냐는 거죠.
기대감 어린 채린의 표정 위로 들리는 처절한 비명소리와 고함소리들.
S#24. 웨딩의류 공장. 낮
스크럼이 깨지고, 여기저기 박살나는 사람들.
공장 문이 깨지면서, 쇠파이프로 자물쇠를 부수는 건달1.
문이 열리면, 건달들 우우~ 몰려 들어간다.
물끄러미 보고 있는 기풍 앞으로, 50대의 사장이 달려와 무릎을 꿇는다.
사장 : 선생님~ 며칠만 시간을 주십시오. 이번 물품들만 일본으로 수출되면, 빌린 돈 전부 갚아 드릴 수 있습니다. 선생님. 제발요.
공장안에서 박스를 메고 나오는 건달들.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마네킨을 들고 나오는 건달도 보인다.
직원들, 달려 와 기풍을 둘러싸고 애원한다. '선생님~ 시간을 좀 주세요' '저희 사장님, 거짓말 하실 분 아니예요' 울먹인다.
기풍을 보는 석철.
기풍 : (낮게) 피곤하게들 굴지 마.. (버럭) 제발 날 좀 가만 놔두라구!
S#25. 사장실. 낮
재순 : 지금까지 웨딩 이벤트는 마네킨에 드레스나 걸어놓는 식의 형식적인 행사였습니다.
이젠 고객들에게 직접 옷을 입히는 거죠.
충선 : 직..접?
이때, 노크 소리 들리며 들어오는 세나. 차를 내려 놓는다.
재순 : 웨딩샵과 연계해서 고객들에게 맞춤 드레스를 유도하고, 삼사십대에겐 즉석에서 드레스와 턱시도우를 대여해서,
결혼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겁니다.
충선 : 전 필이 빡 오는데요.
채린 : (끄덕끄덕) 신선해요. 추진하도록 하죠.
세나 : (귀를 쫑긋 듣는다)
재순 : 예. 다음은 혼수명품 대전에 대한 아이템인데요..
S#26. 부사장실
미라 : 제법이군~ 이름 값은 하는 인간이야~
복규 : (안달이 나) 지금 그 자식들 칭찬이나 하고 있을땝니까?
미라 : (세나 보고) 수고했어, 가 봐.
세나 : 예. (인사 꾸벅하고 나간다)
미라 : 심과장, 현진백화점에 친구가 있다고 했지?
복규 : 애인 뺏어간 놈이 무슨 친굽니까? 웬수지. 그 자식은 왜요? (하다가) 그럼, 현진백화점에 아이템을 넘기시려고..?
미라 : 우리만 갖고 있어 되겠어? 좋은 건 나눠 써야지. 안 그래?
복규 : 그럼요~ 팍팍 나줘 써야죠. 팍팍~
미라 : (미소) 어디 실컷 놀아봐라. 송채린.
선행하는 음악소리, 노랫소리.
S#27. 단란주점, 룸 / 밤
마이크를 붙잡고 '나는 문제없어'를 부르는 기풍. 노래가 아니라, 발악에 가깝다.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찬비.
마이크를 내던지고, 자리에 털썩 앉으며.
기풍 : (취했다) 야~ 넌 왜 또 우거지 죽상을 하고 있어?
찬비 : (걱정스럽다) 오빠~ 오늘 왜 그래?
기풍 : 뭘 왜 그래,마? 니네 할마이 시키는 대로 했잖아. 공장 폐쇄 시키래며? 시키는 대로 했는데 왜 다들 나만 갖고 난리냐구~ 썅!
(기풍, 테이블을 쓸어 버린다)
찬비 : (놀라서) 오빠아..
기풍 : (테이블에 머리 박고) 찬비야.. 너두 내가 싫어? 오빠가... 그렇게 싫어?
찬비 : 오빠.. (가엾다)
기풍 : 너 아냐? 다섯 살때 울 엄마 나 버리고 간거?
찬비 : (첨 듣는 말이다)
기풍 : 그때, 할배가 그랬다.. 니가 자꾸 힘들게 하니까 엄마가 간 거라고.. 그래서 생각했지.. 막 떠들고, 신나게 놀면.. (흐흥)
아무도 힘들게 안 하면... 가지 않을 거라고.. 나 버리고 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찬비 : 오..빠.. 나 아무데도 안 갈께.. 오빠 옆에만 있을께, 오빠~
기풍을 안아주는 찬비.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S#28. 백부자집. 거실. 밤
안경을 걸치고, 책을 읽는 백부자에게..
찬비 : (울먹이며) 함니~ 기풍 오빠한테 그런 일 시키지 마요~ 오빠 너무 힘들어하잖아~ 불쌍해서 도저히 못 보겠단 말야.
백부자 : 이 눔아.. 그 놈은 이무기야. 승천 할려면, 뻘밭에서도 기고, 천둥벼락도 맞아야 여의주를 물지.
찬비 : 그럼, 함니.. 기풍 오빠 미워서 그런 일 시키는 거 아니지? 그쵸?
백부자 : 때가 되면 알게 되갔지~ (염주알을 굴린다)
S#29. 기풍집. 밤
들어오는 채린.
소파에 엎드려 잠이 든 기풍이 보인다. 한 쪽 발에는 신발이 그대로 신겨져 있다.
한심하게 쳐다보는 채린.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돌아본다.
신발을 벗겨주는 채린.
몸을 뒤척이며, 채린 쪽으로 얼굴을 돌리는 기풍. 엄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문다.
땀에 절은 채 자는 기풍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물끄러미 내려다 보는 채린.
(경과)
기풍의 몸 위에 이불을 덮어주는 채린.
S#30. 채린 방.
침대에 털썩 앉는 채린. 피곤한 지, 머리를 뒤로 젖혔다가 숙인다.
가져 온 서류를 꺼내 내려놓던 채린. 사진틀에 시선을 준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승우와 채린.
그 사진을 보는 채린의 안타까운 얼굴에서..
(F. O)
S#31. 승우 방. 아침
출근준비를 하는 승우.
승우모 들어오며,
승우모 : 오늘 시간 괜찮니?
승우 : 왜요?
승우모 : (사진 한 장을 건넨다)
승우 : 뭐예요, 이게? (표정 굳는다)
여자(수인) 사진이다.
승우모 : 00재단 손녀랜다. 교육자 집안이니까, 가정교육은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더라. 적어도 누구처럼 동거나 하는..
승우 : (O.L) 어머니! 제가 다 말씀 드렸잖아요. 채린인..
승우모 : (O.L) 날짜는 너 편한대로 정하렴.
승우 : 어머니, 제발 이러지 좀 마세요.
승우모 : 아버지랑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다.
책상에 사진을 내려놓다가 채린 사진 발견하고, 사진틀 가져가려 하면.
승우, 승우모 손을 잡는다.
승우 : (굳은 목소리로) 결정은 제가 합니다..
S#32. 사 장 실. 낮
충선과 함께 서 있는 정주.
채린 : 이번 이벤트는 가을 엠디를 얼마나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나 하는 시험무대가 될 겁니다.
분야가 다르겠지만, 애 좀 써주세요.
정주 : 노력해 보겠습니다.
채린 : 김실장님. 김정주씨 많이 도와주세요.
충선 : (벌쭉) 걱정 붙들어 매십쇼, 사장님. (정주 보고 헤벌레 웃는데)
정주 : (어설프게 웃고, 도도해진다)
S#33. 기 풍 집. 낮
몸을 뒤척이다가, 소파에서 떨어지는 기풍. 술이 덜 깨 겨우 몸을 일으킨다. 소파에 기대고..
기풍 : 어우~ 골 아퍼.. (짜증나게 일어나 냉장고 앞으로 간다)
냉장고 문을 열려던 기풍. 과일모양의 자석에 붙어 있는 쪽지를 본다. 펼쳐보면..
채린E : 지난 번에 화낸 거 미안해. 기풍씨 탓이 아니란 거 알지만, 내가 너무 견디기 힘들었어. 사과할께..
쪽지를 내려다 보는 기풍의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어린다. 냉장고 문을 열며,
기풍 : 사과 쥬스 없나~ 애플! 쥬우스~
단순한 놈이다.
S#34. 웨딩 전문업체.
충선, 드레스를 만지며 감동한 표정위로..
사장E : 가을 웨딩은 봄하곤 달라서, 화이트톤은 신부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 있죠.
메모를 하고 있는 정주.
사장 : 그래서, 아이보리 컬러를 기본톤으로 하고, 실크 소재로 은은한 광택이 도는 원단을 썼습니다.
정주의 팔을 톡톡 치며.
충선 : (낮게) 정주씨~ 이 드레스 너무 이쁘지 않아요? 정주씨가 입으면, 무진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읔..
정주, 충선의 옆구리를 치고 쳐다보는 사장에게 웃어준다.
사장 : (큼 헛기침하고) 에.. 그래서 장식이 많은 것 보다는 포인트 느낌으로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게 되는 겁니다.
보십쇼~ 노블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정주 : (동시에) 그러네요..
충선 : (동시에) 글쎄요~
사장 : 예?
충선 : 옷이란게 입어봐야지 아는 건데, 이렇게 눈으로만 봐선 잘 알 수가 없겠는데요.. 어때요? 김정주씨. 한 번 입어 보시죠?
정주 : (당황해서) 예? 아니.. 됐어요..
사장 : 입어 보시죠.
정주 : (당황스러운데)
(경과)
탈의실 문이 열리면,
정주, 가슴이 깊게 패인 드레스를 입고 나온다.
환하게 밝아지는 충선의 표정. 감동했다.
부끄럽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은 정주.
사장 : 어떻습니까? 불편하시지 않죠?
정주 : (동시에) 네.
충선 : (동시에) 아뇨.
정주 : (또 뭐냐는 듯 보면)
충선 : (정주에게 다가가, 옆구리를 만지며) 여기 봉제선이 느껴지진 않습니까?
정주 : (당황해서) 괘,괜찮아요.
충선 : (어깨를 만지며) 어깨는 너무 조여지지 않나요?
정주 : (식은땀 난다) 괜찮다니까요.. (사장 보고 억지 웃음)
사장 : (얼결에 웃음)
충선 : (정주 앞쪽에 서서, 가슴앞에서 손을 만지작 거리며) 캐,캡이 너무 작아서.. 수,숨이 막히진 않나요?
순간, 퍽 돌아가는 충선의 얼굴.
S#35. 승우 집무실.
신팀장 : (서류 내려놓으며) 총 00주. 삼송지분의 4.9%야. 양미라 지분하고 합친다면, 28.9%
송사장 지분하고 겨우 1.4% 밖에 차이가 안나.
승우 : 금융감독원에 공시 신고하고, 나머지 주식 사들여.
신팀장 : 일이 너무 쉽게 끝나는 것 같다.
승우 : (보면)
신팀장 : 농담이야. (나간다)
인터폰 울리고,
승우 : 네.
비서E : 전화왔습니다. 삼송백화점이라는데요.
승우 : (채린일까? 기대감에) 바꿔줘요! (받는데) 여보세요?
S#36. 사장실.
깔끔한 광고 전단지를 내려놓는 재순.
재순 : 가을 웨딩 이벤트 광고입니다.
채린 : (훑어보며) 좋은데요.
재순 : 내일 아침 신문과 함께 배포될 겁니다.
채린 : (끄덕) 드레스 준비상황은 어떻죠?
싸늘하게 서 있는 정주.
충선, 벌겋게 부운 볼따구에 미소가 가득하다.
정주 : 00 웨딩에서 오늘 저녁에 도착할 겁니다.
채린 : 김정주씨 드레스 입은 모습이 그렇게 이쁘셨다구요?
정주 : 예 ? 아, 예. (충선을 흘겨본다)
채린 : 밤 새워 준비해야겠군요. (일어나며) 시작해 볼까요?
정주 : 아닙니다. 사장님. 저희끼리도 충분히..
채린 : 저 무시하지 마세요. 이래뵈도 디자인 전공 출신이라구요. 비록 중퇴해서 학윈 없지만요.
함께 웃는 사람들.
S#37. 안내 데스크.
채린과 일행들 나가면, 일어나 절을 하는 세나. 복도끝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더니,
잽싸게 수화기를 든다.
세나 : 심과장님?
S#38. 찜질방.
핸드폰을 탁 끄는 복규. 맛사지를 받고 있는 미라에게.
복규 : 00웨딩에서 오늘 저녁에 드레스가 들어온답니다. 부사장님.
미라 : (손을 쓱 내밀면)
복규 : (얼결에 미라 손을 붙잡으면)
미라 : (휙 빼며) 전화 달란 말야!
복규 : 아, 전화요~ (버튼 눌러 핸드폰 건네주면)
웨딩사장E : 00웨딩입니다.
미라 : 나, 삼송백화점 송채린 사장입니다.
웨딩사장E : 아, 사장님~ 그렇잖아도 지금 막 출발하려고..
미라 : 그럴 필요 없습니다.
웨딩사장E : 예?
미라 : 웨딩 이벤트 취소됐으니까, 출발시킬 필요 없단 말입니다.
웨딩사장E : (답답한 지) 하~ 참내..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떡합니까? 현진 백화점에서도 납품하라는 걸 거절했단 말입니다.
미라 : 그거야, 그쪽 사정이구~ 어쨌건 미안하게 됐네요. 끊습니다. (전화 끊고) 현진 백화점엔 연락했어?
복규 : 당연하죠~
미라 : 어디, 밤새 기다려 봐라. (흐흥)
S#39. 백화점 웨딩 이벤트 행사장.
부지런하게 마네킨들을 옮기고, 매장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마네킨을 세우다가 시계를 보는 정주.
정주 : 올 시간이 됐는데..
채린 : (마네킨 옆에 세우며) 곧 도착하겠죠. 여기다 놓으면 될까요?
정주 : 예.. (웃음)
채린 : (웃음)
S#40. 부사장실.
거울 앞에서 맵시 드러내는..
미라 : 어때? 아직 이십대로 같애?
복규 : 그, 뭐랄까~ 알프스 고원에 마악 피어나는 한떨기 에델바이스 같다고나 할까요? 알피니스트들의 영원한 희망~
(노래)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영어로 부르려다가 허밍으로) 에델바이스~
미라 : (비웃으면서도 기분은 좋다)
복규 : 어디 좋은데 가십니까, 부사장님.
미라 : 좋은데 가지. 좋은 사람 만나러..
복규 : 아,예~ (웃다가) 설마.. 최승우..
미라 : 심과장도 데이트도 좀 하고 그래~ 허구헌 날, 그러고 있으니 얼굴에 곰팡이 끼잖아.
어디 송채린이 꼴이나 구경하고 가볼까? (하면서 나간다)
복규 : 고,곰팡이.. (원망스럽다) 최승우, 이 곰팡이 같은 자식! 부사장님~
S#41. 웨딩 이벤트 행사장.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정주. 핸드폰 거는데,
재순이 허겁지겁 달려온다.
재순 : (다급하다) 사,사장님...
채린 : 무슨 일이죠?
재순 : (전단지를 보여준다)
전단지를 펼치면, 문구만 다른 가을웨딩이벤트 특집이 그대로 실려있다.
굳어 버리는 사람들.
충선 : 이,이게 어떻게 된거야 ?
재순 : 신문사 지국에 광고지를 배포하러 갔는데, 벌써 이 광고지가 들어와 있었어.
충선 : 뭐..야? 그럼 정보가 샜다는 얘기잖아.. 도대체 어떤 자식이~
재순 : 어,어떡하죠, 사장님?
채린 : (입을 꾸욱 다물고 있다가) 계획대로 진행합니다!
재순 : (죄스럽게) 알겠습니다. (하는데)
정주, 핸드폰 띠리링 울린다.
정주 : 여보세요? 아, 사장님. 왜 아직 드레스가 도착하지 않죠? (놀라서) 예? 무슨 말씀이세요? 뭐라구요? 사장님. 사장님!
일행들, 심상찮게 보면..
정주 : 아까 사장님께서 직접 전화해서, 이벤트가 취소됐다구 그랬답니다.
채린 : ....?!
충선 : 무슨 소립니까, 지금? 사장님은 아까부터 우리랑 계셨잖아요~
정주 : 송채린 사장이라고 밝힌 여자가 취소시켰답니다.
채린 : (어색하게 웃으며) 뭔가 착오가 있었나 보죠. 내가 직접 통화할께요.
정주 : 드레스 전부를 현진 백화점으로 넘겼답니다.
놀라서 서로의 얼굴을 보는 일행들.
채린 : 누가.. 이런 짓을.. 한거죠? 누가..
멀찌감치서 보고 서 있는 미라. 씨익 웃더니 사라진다.
침통해진 사람들을 돌아보는 채린. 이래선 안되겠다 싶다.
채린 : (입술을 지긋이 물고는, 부러 밝게) 내일 개장 시간까진.. (시계보더니) 아직 13시간이나 남았잖아요.
무슨 방법이 있을거예요.. (사이) 서울에 있는 모든 웨딩관련업체에 연락하세요!
S#42. 고급 술집.
마주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미라와 승우. 최대한 처연한 표정을 짓고,
미라 : 채린이 오늘도 밤새울 거예요. 가을 웨딩이벤트 준비한다고.. 오지도 않을 웨딩드레스 기다리면서, 밤을 새울 거라구요.
그런 모습.. 옆에서 보고 있는게 얼마나 괴로운 지 최실장님은.. 모르실꺼예요.
승우 : (채린 생각에 안타까워져) 그렇게까지 하실 필욘 없으실텐데..
미라 : 섭섭하군요. 다 최실장님을 위해서 한건데..
와인을 단숨에 마셔 버리는 미라.
승우, 물끄러미 보고 있다.
미라 : 인수합병.. 최대한.. 빨리 끝내 주세요.
승우 :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라 : (한숨처럼) 이 자리엔 내가 아니라.. 채린이가 있어야 되는 건데.. (떠보며) 그렇죠?
승우 : .... (어색하게 미소만)
미라 : 한 잔.. 더 주세요.
승우 : 괜찮겠습니까?
미라 : 빈 집에서 혼자 마시는게 버릇이 돼서 그런지, 제법 술이 쎄졌어요. 예전엔 한 모금도 못 마셨는데..
산다는 건, 사람을 참 많이 변하게 하나봐요. 바위처럼 굳세던 맹세들도, 어느새 다 바람에 날아가 버리죠.
사랑이란 것도.. (스윽 승우를 살핀다)
S#43. 사장실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있는 채린,정주,충선,재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정주 : 밤늦게 죄송합니다. 삼송백화점 김정줍니다. 내일 웨딩이벤트 때문에 전화 드렸는데요.
충선 : 참내~ 사장님.. 우리가 일 이년 아는 사입니까? 너무 그러시면 저희도 곤란하죠? 저희랑 거래 안하실겁니까?
재순 : 사장님. 그러니까 부탁드리는 거 아닙니까? 아니, 다섯 벌만.. 아니, 한 벌만이라도 빌려주세요. 사장님, 사장님..
전화를 힘없이 끊는 사람들. 서로 고개를 가로젓다보면..
채린, 핸드폰 들고 열심이다.
채린 : 죄송합니다. 사장님. 정말 안되시겠습니까? 예. 밤늦게 죄송합니다.
(찌익 줄을 긋고, 다른 번호를 누르는) 안녕하세요. 사장님. 삼송백화점 송채린이라고 합니다.
직원들, 민망해져 수화기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신호들이 가고..
S#44. 기풍 집. 밤
통화중 신호음만 계속 떨어지고..
전화를 끊는 기풍. 시계를 보면 1시 30분이다.
기풍 : 어쭈~ 이제 외박까지 하시겠다~ 너 증말 죽었어~
S#45. 미라 집.
술에 취한 미라의 팔을 부축하며 들어오는 승우. 털썩 소파에 앉힌다.
미라 : 미안해요.
승우 : 그만 가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돌아가는데)
미라 : 커피 한 잔만 만들어 주고 가실래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이면, 술이 깰 거 같은데..
승우 : 그러죠.. (둘러 보면)
미라 : 커핀 저쪽에 있어요.
승우 : (걸어가면)
거울 꺼내 얼굴 다듬는 미라. 거울 뒤로 비치는 승우 뒷모습 보며, 회심의 미소 짓는다.
S#46. 사 장 실.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놓는 채린. 채린의 눈치를 보는 직원들.
재순 : (겨우)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채린 : ..아니예요. 황부장님.
충선 : 어떤 놈인지 잡히기만 해 봐라. 내가 아주 요절을 내 버리고 말테니까~
정주 : 여자래잖아요.
충선 : 그럼.. 어떤 년인지..(하다가). 가만, 00웨딩이랑 일하는 건 우리 말곤 아무도 모르는데..
갑자기 서로 쳐다보며 썰렁해지는 사람들.
채린 : (눈치채고) 망친 건 이벤트 하나로 족해요. 여러분들 까지 잃고 싶진 않습니다.
충선 : 죄송합니다..사장님.. 제가 입방정을 떨었네요.
정주 : (한심하게 보고)
채린 : (부러 밝게) 이벤트 하나 실패했다고, 기죽을 필요없잖아요? 안 그래요? 자, 기운들 내고, 일어 납시다! 어서요!
주춤주춤 눈치보며 일어나는 직원들.
S#47. 미라집.
커피를 따르고 있는 승우.
겉옷을 벗은 미라, 다가와 승우의 등을 껴안는다.
미라 : 따듯하군요.
승우 : (흠칫 놀라, 떼어내려하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미라 : (더욱 꼬옥 안으며) 알아요. 승우씬 채린이 약혼자라는 거.. 마음속에 채린이 밖에 없다는 거, 다 알아요.
하지만.. 경계하진 말아요. 송채린이 남자인 최승우로서가 아니라..
따듯한 등을 가진 남자로서 당신을 안고 싶은 거 뿐이니까..
승우 : ... !
S#48. 웨딩 이벤트 행사장. 밤
불이 꺼진 어두운 행사장을 천천히 둘러보는 채린. 마네킨을 만져보다가, 흑~ 고개를 떨군다.
고작 이것 밖에 안되나 싶어..주저앉고 마는 채린. 소리를 죽여 울기 시작한다.
S#49. 미라 집.
승우의 볼을 쓰다듬는 미라.
승우, 미라의 손을 덜컥 잡는다.
미라, 흠칫 놀라지만.. 이내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미라 : 내가.. 싫은가요?
승우의 핸드폰이 울린다.
승우 : (미라 손 내려주고) 많이 취하셨군요.. 가보겠습니다.
미라를 어깨로 밀치며 걸어나오는 승우. 계속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
미라 : 이대로 가면 끝인줄 아나 부죠?
승우 : (멈춰서면) ...?
미라 : (돌아보며) 채린일 얻기 위해서 백화점을 인수하려는 거 아닌가요?
승우 : (뜨끔한다)
핸드폰 끊긴다.
미라 : 내가 승우씨 제안을 거절한다면, 채린일 영영 얻지 못할텐데.. 두렵지 않나요?
승우 : (분노가 떠오르는 얼굴.. 자제하는데)
다시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
미라 : 이 시간에 전화하는 사람이 누굴까? 피앙세?
승우의 가슴을 향해 들어오는 미라의 손. 휙 붙잡으며.
승우 :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로) 오늘 일.. 없었던 걸로 하죠. 양미라씨도.. 내일 아침이면, 아무 기억도 없길 바랍니다.
미라의 손을 확 밀치며 나가버리는 승우. 쾅하고 문이 닫히면.
미라 : (밀쳐져, 소파를 붙잡은 채) 아무 기억이 없어? 너희들 기억에 평생 남게 해주지~ (싸늘한 웃음)
미라의 얼굴 위로..
기풍E : 뭐어? 이벤트가 박살나?
S#50. 백화점 앞. 밤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충선일행들.
기풍 : 송사장 어딨어?
충선 : 아직 안 내려 오셨어.
정주 : 타격이 크셨을거예요. 사장되시고 처음 벌이는 이벤튼데..
기풍 : 비응신~ (백화점을 향해 빠르게 가다가) 무슨 이벤트였는대?
충선 : 웨딩드레스 이벤트.
기풍 : 웨딩드레스?
S#51. 웨딩이벤트 전시장 입구. 밤
불꺼진 전시장 코너를 더듬거리며 도는 기풍.
기풍 : 어이~ 씨 왜 이렇게 껌껌해?
라이터를 꺼내 불을 지피는데, 돌아앉은 채린의 뒷모습 보인다.
기풍 : (목소리 착 깔고) 야~ 송.. (부르려다가 멈춘다)
S#52. 웨딩이벤트 전시장 내.
채린 : (눈물을 닦으며) 나야. 오빠.. 채린이.. 잘 지내지? 나? 나도 잘..지.내.. 미안해.. 이러는 거 너무 싫은데..
힘이 들면, 습관처럼 오빨 찾게 된다?
S#53. 웨딩이벤트 전시장 입구.
기대서서 듣고 있던 기풍. 천천히 발길을 돌린다.
바닥을 툭툭 걷어차며.. 걷기 시작하는 기풍. 문득 멈춰서더니 돌아본다.
쓸쓸한 표정이 되더니.. 핸드폰을 꺼내든다.
기풍 : 나다. 기풍이.. 밤 늦게 미안하다.. 나 좀 만나 줄 수 있겠냐?
S#54. 웨딩이벤트 전시장내.
채린 : 이런 모습으로 전화하는 거 마지막이야.. 오늘 하루만 이해해 줘.. 그만 끊을께.. 오빠..
버튼을 누르는 채린.
음성서비스E : 메세지를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으시려면 1번.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으시려면 2번.
녹음한 내용을 지우시려면 3번을 누르십시오.
망설이는 채린. 3번 버튼을 누른다.
음성E : 녹음이 삭제되었습니다.
눈물을 닦고, 일어나는 채린.
S#55. 차 안
차에 올라타는 승우. 거칠게, 운전대를 내려친다. 치욕스럽다.
시동을 걸다가, 생각난 듯 핸드폰을 꺼내든다.
액정에 찍혀 있는 '부재중전화 송채린 011-0000 - 0000'이 찍혀 있다.
암담해지는 승우. 급하게 시동을 건다.
S#56. 백화점 앞 거리. 밤
택시를 기다리고 서 있는 기풍.
달려와 멈춰서는 택시.
기풍, 문을 여는데..
택시 앞쪽으로 끼익 멈춰서는 승우의 차.
돌아보는 기풍. 차에서 내리는 승우 보인다.
질투에 찬 눈으로 승우를 노려보는 기풍. 마음 같아선 한 방 날려주고 싶지만..
S#57. 차 안
조수석에 앉으며, 문 탕 닫고.
기풍 : (힘차게) 아이씨~ 광명!
기사 : 아이고~ 귀청 떨어지겠네요. 손님.
달리는 차창 옆으로 승우 모습 보인다.
바라보는 기풍의 눈에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다.
S#58. 동 백화점 앞.
불꺼진 백화점을 우두커니 올려다 보는 승우. 핸드폰을 열어, 채린 버튼을 누르려다가 만다.
어쩌면, 동거하는 채린에게 느끼는 불안감을 채린이도 느꼈을 것만 같아서..
돌아서는 승우의 모습에서.
(F. O)
S#59. 백화점 앞.
한가한 정문 앞. 개장 직전이다.
침통하게 서 있는 채린.정주,재순,충선.
채린의 어깨를 짚는 손.
채린 : (돌아보며) 언..니.
미라 : (다독이며) 괜찮아.. 이제 시작인데 뭘 그러니?
채린 : (끄덕) 고마워..
미라 : (시계보며) 개점 해야지? 이벤트 실패했다고, 영업을 안 할 순 없잖니? (하는데)
복규, 헐레벌떡 달려오며~
복규 : 지금 지하철역에 난리가 났습니다. 부사장님. 사람들이요, 어휴~ 개떼처럼 몰려나오는데~ 밟혀 죽을뻔 했다니까요.
채린 : (체념한 채) 현진 백화점 가는 사람들일꺼야..
복규 : 당연하죠~ 그 자식들 말입니다. 지하철 순환선을 뺑뺑 돌면서 웨딩드레스 패션쇼를 했다지 뭡니까?
구경하는 사람들 몽땅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려구요. 자식들, 그것까진 얘기도 안해줬는데.. (하다가, 합 입을 다문다)
미라 : (노려보고)
충선 : (뭔가 눈치챈 듯 복규를 노려본다)
복규 : (외면하다가..) 어~ 저기 오네~
모퉁이에서 인형인간이 재주를 부리며 돌아 나온다. 빨간 양탄자를 양쪽에서 들고, 주르르 양탄자 길을 내며 다가온다.
뒷쪽에선 커다란 녹음기를 둘러매고 인형들이 나오더니 사람들 시선을 모아, 녹음기의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긴장해서 보는 사람들.
일순간, 커다랗게 웨딩마치가 흘러 나오고..
예복 정장을 한 모델 남자들과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모퉁이를 걸어 나온다.
십 수쌍이 줄을 지어, 걸어오는 모습이 장관이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사람들. 독려하는 인형들.
미라 : (천천히 박수를 치며) 멋지군~ 비록 적이지만 멋지지 않니?
채린 : (끄덕끄덕.. 부럽다. 박수를 칠 수 없을 정도로)
침통한 직원들을 보고, 어색하게 웃어주고는 채린, 돌아서려는데..
복규 : 야~ 임마. 저리로 가! 현진 백화점은 저 쪽이라니까!
채린 : (돌아보면)
양탄자 길을 내는 인형들 채린 앞에 멈춰선다.
어리둥절한 채린 주위를 까불며 도는 인형들.
인형 : 송채린 사장님~ 안녕하세요?
채린 : (놀라서) 누..누구?
인형, 탈을 벗으면 기풍이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히죽 웃는다.
기풍 : 뭐해? 백화점 문 안열꺼야?
미라 : (경악하고)
복규 : (입이 안 다물어 지고)
충선 : (감격에 겨워) 야, 너 사채업자! 임마! (껴안으면)
기풍 : 아~ 씨 더워, 떨어져, 뚱땡아!
채린 : (당황스럽고, 고맙고 어쩔줄 몰라한다)
채린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멈춰서 있는 모델들과 시민들.
채린, 어쩔줄 몰라 기풍을 보면..
기풍 : (고개 끄덕여 준다)
채린 : (벅차게 돌아서) 개점 하세요!
웨딩마치와 함께.. 천천히 올라가는 철제셔터.
문이 열리면.. 모델들 양탄자를 밟고 들어가고..
사람들, 백화점으로 몰려 들어간다.
기풍, 히죽 웃고 다시 인형 뒤집어 쓴다. 재롱 피우며 손님들 입장시키고..
충선, 재순, 서로 껴안고 어쩔줄 몰라하다가 덥석 정주를 안는 충선.
정주도 얼결에 안지만, 이내 밀쳐낸다. 그래도 좋은 충선.
복규 : 그래도 장관은 장관이네요..그쵸?
미라 : 닥쳐! (사람들을 밀치고 걸어가 버린다)
S#60. 웨딩 이벤트 매장.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
정주와 충선, 재순 안내를 하며, 입이 찢어진다.
S#61. 백화점 앞.
인형머리를 벗어 던지는 기풍.
뒤따라 벗는 사람들. 마석철, 건달1. 오달평. 그리고 많은 건달들. 땀에 절어 있으면서도, 즐거운 표정들이다.
기풍, 마석철과 의미있게 하이파이브를 한다.
기풍 : 고맙다!
마석철 : 언제든지 연락만 해.
서로 껴안는데..
오달평 : 선생님.. 저 오늘 일당은 얼마 까주는 겁니까? 여기 땀띠 좀 보십시요. 베이비 파우다도 사서 발라야 되는데..
기풍 : 알았어, 마~ 자, 오늘은 내가 션한 맥주, 배 터질때까지 쏜다!
와아~ 함성을 지르는 건달들.
웃는 기풍과 석철. 어깨동무를 하고 가는데
채린E : 장기풍씨~
돌아보면, 채린이 서 있다.
기풍 : 먼저들 가 있어.. (채린 보면) !
채린 : (더듬더듬)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어.. (눈물이 글썽한다) 고..마..워..
항상.. 이런 말 밖에 할 수가 없어서.. 너무 비참하지만.. 당신 한텐 항상 빚만 지고 말아..
기풍 : 나한테 고마울 거 없어~
채린 : ....?
기풍 : (장부 흔들며) 벌써 다 올려 놨어.
채린 : ..뭐?
기풍 : 야~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 모델 인건비, 인형,양탄자 대여료. 드레스 렌탈료. 애들 일당, 맥주값..
다 당신 장부에 올려놨다구~
채린 : (어이없다)
기풍 : 떼먹을 생각하지 마. 죽어~ (걸어 간다)
채린 : (피식 웃고 만다. 돌아서 걸어가려 하면)
기풍 : 송채린!
채린 : (돌아 보면)
기풍 : (등을 보인 채) 앞으론 연락도 없이 늦지 마.. 돈 갚기 전엔 니 몸이 니 몸 아니란 것도. 잊지 말고. (걸어간다)
채린 : 잊지 않았어. 잊지 않을꺼구!
손을 털고 가는 기풍의 뒷모습을 보는 채린. 얄밉지만, 고맙고 든든하기까지 하다.
S#62. 사장실. 낮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재순,충선.그리고 미라의 얼굴 위로.
채린 : 예. 매출신장률은 보내 드린 대롭니다. (심각하다) 아직 부족한가요?
(환하게 밝아져서) 예? 정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전화를 끊는 채린, 표정이 터질 듯 밝다.
충선 : (궁금해 미치겠다는 얼굴로) 한별은행에선 뭐랍니까?
채린 : 신규여신 제공하겠대요!
와아! 함성을 지르는 충선과 재순.
미라 얼굴 일그러진다.
충선 : 축하드립니다. 사장님.
재순 : 축하합니다.
채린 : 여러분들 덕분이예요. 고맙습니다.
미라 : (손을 내밀며) 축하한다.
채린 : 고마워, 언니 (웃다가) 언니..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은데..
미라 : 아니야.. 그냥. (채린 주의를 끌려는 듯 문쪽을 조바심나게 본다)
충선 : 신규여신도 제공됐겠다. 백화점 주가도 올랐겠다.. 이제 백화점 살리는 건 시간문제 아닙니까, 하하.
채린 : (미라가 신경쓰이지만, 밝게 웃는다)
벌컥 문이 열리며, 뛰어 들어오는 복규. 미라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한다.
미라 : 뭐야?
사람들, 쳐다보면..
채린 : 무슨 일 있어?
미라 : (심각하게) 송사장.. 아, 아냐.. 모처럼 축하할 자리에서 할 얘기가 아닌 것 같다.
채린 : 얘기해 봐. 언니.
미라 : (망설이다가) 우리 주식을 매집하는 데가 어딘지 알고 있니?
채린 : 응?
미라 : 태영무역하고, 진한화학.. 우리 상호금고야.
충선 : 서,설마..?
채린 : (사람들 반응에, 불길한 예감이 들어 미라를 보면)
미라 : (슬프게 끄덕인다)
S#63. 복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채린.
뒤따르는 충선과 재순.
미라E : 믿기지 않겠지만, 모두 신우그룹 계열사들이야.
S#64. 기획실
모니터 앞에 서 있는 채린.
직원, 키보드를 조작하고 있다.
미라E : 더 놀라운 건 뭔지 아니?
빠르게 움직이는 모니터 화면.
미라E : 신우 그룹이 삼송백화점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했다는 거야.
모니터에 보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신우그룹 주식매집 신고 현황 : 삼송백화점:/ 용도: 경영참여'
파르르 떨리는 채린. 의자를 겨우 짚는다.
미라E : 선전포고를 한 거야. 삼송백화점을 적대적으로 인수하겠다고..
고개를 드는 채린의 표정이 분노로 터질 듯 하다.
S#65. 부사장실.
미라 : (전화를 하고 있는) 놀라셨죠? 저도 채린이 걔가 그렇게 용의주도한 진 몰랐어요. 벌써 다 알고 있더라니까요.
(걱정스럽게) 어떡하죠? 최실장님 마음 고생이 크시겠네요. 예.. 이만 끊습니다. (끊는다)
복규 : (갑갑하다) 저야 시키는대로 했다지만, 그런 중요한 정보를 흘려서 어떡 하실려고 그럽니까?
미라 : (흐흥) 내가 못 갖는 건, 어느 누구도 못 가져! 송채린, 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해! 백화점도, 최승우도..
(사악한 미소가 흐르고)
S#66. 신우 그룹 복도.
이글이글 불타는 얼굴로 걸어오고 있는 채린. 꾹 깨문 입술이 금방이라도 피를 터뜨릴 것만 같다.
무심결에 지나치던 신팀장, 채린을 발견하고 놀라서 돌아본다.
S#67. 승우 집무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승우. 어쩔줄을 모르겠다.
이때, 인터폰 울리고..
비서E : 실장님. 송채린씨 찾아 오셨는데요.
승우, 놀라서 일어서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채린.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힘겹게 문을 닫는다.
승우 : 채..린아..
채린 :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오빠가.. 그랬어?
승우 : 채린아.. 내 말 좀..
채린 : 변명 듣고 싶어 여기 온 거 아냐.. (고개 들며) 사실인지 아닌 지.. 그 것만 말해 줘.
푸들푸들 떨리는 얼굴을 겨우 짓누르고 서 있는 채린.
승우 : (할 말을 잃는다)
채린 : 얘기.. 안 해 줄꺼야?.. 안해.. 줄꺼냐구..
승우 : 그래.. 내가 지시했어. 삼송 백화점 주식 매입.. 내가 지시한거야.
채린 : (가슴이 와르르 무너지지만, 억지 웃음 지으며) 아빠한테.. 그렇게 빌었는데..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용서해 달라고.. 오빤.. 모르는 일이었다고.. 근데, 이젠..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다..
승우 : (설명할 수 없어.. 참담하다) 채린아..
채린 : 아빤.. 용서했을 꺼야. 오빨 너무 좋아했으니까.. 이젠.. 내가 용서 못 해..! (눈물이 툭 떨어진다)
승우 : (뜨끔..)
채린 : 절대.. 용서하지 않을꺼야.. (돌아선다)
승우 : (붙잡으며) 채린아.. 이러지 말자. 이러지 마..
채린 : (얼어붙은 목소리로) 최승우씨..
승우 : ...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채린 : 당신들이 벌인 전쟁이야.. 끝까지 싸우겠어..! 끝..까..지..
채린의 눈물 그렁그렁하지만, 분노에 불타는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