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4 아테네올림픽출전권 2장이 걸려있는 이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전력이 예상보다 강해 한국이 2위안에 들기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전력탐색차 대만을 다녀온 천보성(전 LG감독)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말로 대만의 전력을 평가했다.
한국은 대만을 반드시 이기고 최정예가 출전하는 일본과는 접전을 벌인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복병’으로 치부했던 대만이 예상 외의 전력을 갖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어느 한 경기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다음달 5일 삿포로돔에서 대만과 첫 경기를 벌인 뒤 6일 예선통과팀, 7일 일본과 일전을 벌인다.
천위원은 “이미 지난 27일 선수단을 일본에 보내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대만은 최근 국회의원과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대만측에선 이번에 한국을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투·타의 핵심은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첸진펑과 왕치엔밍. 첸진펑은 다저스 산하 트리플A에서 올시즌 26홈런을 기록한 거포. 양키스 더블A 소속인 왕치엔밍은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다. 이밖에 일본 세이부 선발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치지아(7승7패), 쉬밍지에(4승2패)와 대만 프로야구 최초로 ‘100홈런-100도루’를 달성한 창타이샨(시농)도 경계 대상이다.
천위원은 “수비력은 한국, 투수력은 대만이 앞서고 타력은 엇비슷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면서 “경기 당일 컨디션과 정신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는 나가시마 감독 체제의 일본은 투·타 모두 프로 정예들을 출동시켜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일본시리즈 우승의 주역 와다(다이에)를 비롯해 퍼시픽리그 탈삼진·방어율 2관왕 마쓰자카(세이부), 센트럴리그 탈삼진왕 우에하라(요미우리) 등이 마운드에 버티고 있다. 타선에서는 2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 오가사와라(니혼햄)와 조지마(다이에·32홈런), 후쿠도메(주니치·32홈런), 마쓰이(세이부·31홈런) 등 힘과 기를 갖춘 타자들이 즐비하다.
한편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통해 프로와 아마를 망라한 ‘드림팀 Ⅰ’을 선보인 데 이어 6번째 드림팀을 구성한 한국 야구는 그동안 상대전적에서 일본에 7승1패, 대만에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