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주요 부문에서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레이디 버드>는 2018년 아카데미의 가장 존재감 있는 영화 중 하나였다. 그리고 좋은 배우이자, 훌륭한 작가인 그레타 거윅은 자신의 첫 단독 연출작으로 8년 만에 감독상 후보에 오른 여성 감독이 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입증했다.
이 영화는 새크라멘토에 사는 17세 소녀의 한 해 동안을 그린 이야기다. 실제 거윅이 성장기를 보낸 새크라멘토에 대한 애정 어린 이미지가 가득한 영화이기도 하다. ‘중소도시의 평범한 십 대 소녀’인 자신을 온몸으로 벗어나고 싶어서, 그녀는 머리를 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본명 대신 자신이 붙인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레이디 버드>에는 십 대의 성장영화에 있는 모든 공식이 등장한다. 우정과 질투, 가족과의 갈등, 미래에 대한 고민 등등. 그러나 익숙한 듯한 요소들을 쫓다 보면 결코 빤하지 않은 결말에 도달하게 되는 영화다. 잘생긴 남자친구가 십 대 소녀의 모든 것이라는 전형성에서도 완전히 벗어난다. 무엇보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레이디 버드와 엄마 매리언의 관계, 서로를 사랑하지만 매 순간 격하게 충돌하는 모녀 관계는 그야말로 강렬하고 흥미롭다.
해외 반응도 비슷하다. 독창적이면서도 정직한 성장영화, 여성이 여성의 언어로 쓴 진짜 소녀 이야기라는 점에서 대개 의견이 일치하는 모습이다. 레이디 버드와 매리언을 맡은 시얼샤 로넌, 로리 매캘프의 연기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레이디 버드>는 4월 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