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17~2006.06.19.
키나발루산(4095.2m)이 있는 키나바루 공원은
2000년 12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유산으로 지정 되었고
넓이는 싱가폴 보다 넓은 754 평방 킬로미터 이다.
사자(死者)의 성지(聖地), 죽은자의 영혼이 머무는곳이란 뜻.
옛날 노예로 잡혀온 중국인 남자와 결혼한 원주민 여인이 배타고 돈 벌러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등산로는 옛날 부터 있던 팀포혼 게이트(Timpohon Gate)에서 오르는 등로와
새로 만든 메실라우 게이트(Mesilau Gate)에서 오르는 등로가 있는데
어디서 오르든 라양라양(Layang-Layang 제비 서식지란 뜻이며 2740m)에서 만나게되고
메실라우에서 라양라양 까지가
팀포혼에서 라양라양 보다 1.5km 더 멀며 오르내림이 많고 시간도 두시간 더 걸린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강과 수로가 많아 사람의 접근이 쉬워 파괴가 계속 되고 있지만
키나바루가 있는 보르네오 열대우림은 강이 별로 없고 접근하기 어려워
아마존 우림 보다 원시상태를 더 잘 보존 하고 있는 곳이란다.
수년전부터 처가 키나발루산에 갔다오자는데
일에 매이다 보니 마음같지 않아 들은양 못들은양
지내 오고있는데 올해는 자기가 환갑이고 우리 결혼도 35주년되는데
은혼식 금혼식 하는 것 처럼 35주년도 이름이 있다며 산호비취 혼식이라나???
동생이랑 다녀 오랬더니 처제는 어찌어찌 같이 가기로 한 모양이나,
남편이랑 가지 않으면 환갑에 35주년이 뜻이 없다며 자기도 않가겠다는데...
처연한게 불쌍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그래 같이 가자 하니 좋아라 하며 셀란디아항공여행사의 클럽 말레이시아 여행사를 통하여
모든 수속을 하고 키나발루에 대한 공부야 진작에 다 마쳤을 터이나 찬찬히 또 공부 하는 가 보다.
첫째날 2006. 6,17
11시35분 말레이시아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떠났다.
한 스튜어디스의 명찰을 자세히 보았더니 "저도 한국사람이예요"한다.
말레이시아 항공이지만 우리나라 스튜어디스가 여럿 있어서 국적기나 다름없다.
비행기에서 말레이시아 사람보다 한국 사람이 더 잘 생겼다고 처가 말하는데
나도 그리 생각 한다. 일만미터 이상 고공이라 기압 조절때문에 기내가 다소 추워
난방 해 달라니 안된다며 담요 덮으란다.
말레이시아가 우리나라보다 남서쪽이다 보니 1시간 시차가 나서 5시간 날아 와 말레이시아
시간으로 오후 3시 40분에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내렸다.
현지 담당 가이드 서도원 대리는 군산 출신이며 중1부터 말레이시아에 유학와 고3은 중국에서
마치고 대학은 다시 말레이시아에서 공부하여 영어까지 4개국 언어가 능통한 28세 젊은이다.
공항에서 서대리 만나, 쌍용 이스타나( 벤즈 엔진을 얹어 벤즈 마크를 달았으며,
현지 가격은 4천5백 만원이나 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차에 130% 세금을 매겨 NF도아닌 EF소나타도 오천 만원이란다 .
대신에 기름값과 세금이 싸기때문에 유지비는 적게 든단다) 를 타고
주변 설명 들으며 이틀후 하산 지점이 되는 팀포혼 게이트(Timpohon Gate 1866.4m)에 도착하여
등산시 가져갈 짐과 가져가지 않을 짐을 분리 하느라고 가방을 풀어 놓으니
마치 피난 보따리 풀어 헤쳐 싸는것 같다.
가져가지 않을 짐은 맡기고
등산 기점이되는 메실라우(Mesilau 2000m)로 차량 이동중에 계속 비가 온다.
이동 중에 다음날 산행시 먹을 간식으로 작은 바나나와 귤을 사고 메실라우 살렛에 도착 하여
식당에서 네사람씩 한 식탁에 앉아 스팀 보트 라는 음식을 먹었다.
가운데 칸막이 처진 샤브샤브 냄비에 오른쪽은 안 매운 국물, 왼쪽은 매운 국물에
각종 야채와 해산물 육류를 익혀 젓가락 질도 안되는 안남미 볶음밥과
쌀국수로 저녁밥을 먹었는데 음식은 먹을만 했다.
2인 1실씩 배정 받고 서대리가 일행들을 소개를 하지않아
내가 연장자라 라운지에 모여, 여덟사람이 서로 자기 소개 하고 통성명을 하니
병점에서 오신분은 한전 다니는 윤수돌(尹壽乭 56세)씨와 부인,
전라도 광주모녀팀 - 부인은 자기 이름은 촌스러워 한번만 들어도 절대 안 잊어버릴거라며
망서리다 김점례(59세)라 말한다.
전주에서 오신 최순복(38세)씨,처제와 우리부부.
잠이 안와 밤새 한잠도 못자고
둘째날 2006.06.18.
아침 일찍 나와 오른편 높은 봉을 보고 사방을 두루 바라 보는데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춰 오늘 하루 산행은 좋을것 같다.
이리저리 한동안 구경 하다보니 다른 이들도 나오는데 처제와 전주 부인은 추웠다는데
우린 평소 난방온도를 낮게 하고 살아 그런지 춥지는 않았다.
여기는 적도 부근이라 연중 밤낮의 길이가 비슷 하여 6시경에 해가 뜨고 해가진다
아침은 뷔페식 식빵 쌀국수 밀국수 소세지 야채등등 종류가 단촐 하다.
점심으로 샌드위치 도시락을 준비하여 배낭에 넣는데 여행사에서 준 22 리터 에델바이스 배낭이
작아 비닐봉지에 넣은 도시락을 배낭 양옆에 매달고 보니 대롱대롱 흔들흔들 우습다.
칫솔과 치약을 숙소에 두고온 처는 가지러 다시가고 메실라우 게이트의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 3,4인당 현지인 산악가이드 한명씩 동행 해야하기 때문에,
두사람 배정 받아 앞뒤로 호위 받으며 8시 24분 부터 산행이다.
짐이 무거운 사람은 현지인 가이드가 대신 왕복으로 저다주기도 하는데 kg당 2500원 이다.
처와 처제가 내 무릎 생각하여 배낭 맡기라는데 처음엔 거절 하다가 생각하니 처와 처제의 짐을
세사람이 교대로 지고 쉽게 오르는게 좋을것 같아 8kg 내 배낭은 가이드에게 맡기고
빈몸으로 오르는데도 힘들어, 맡기기 잘했다 생각하며
처와 처제 짐도 내가 교대로 지기로 생각 하며 오른다.
내려다 보는 경치
등산로는 황토색 사암의 잘 부서질 것 같은 돌 길에 우리나라 황토는 붉은색이지만
이곳은 노란색으로 흐르는 빗물도 노랗게 보일 정도 이다.
큰 나무에 기생 하는 난(蘭)
윤수돌씨가 큰 나무에 기생 하는 난(蘭)을 알려주어 나도 사진찍으며 오른다.
윤수돌씨는 평소 산에서 시속4km 속도로 다닌다는데,
부인을 앞세워 독려하니 부인도 빨리 잘 간단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현지 가이드가 고산병을 우려하여
천천히 천천히 하며 자기 뒤를 따르게 하니
윤수돌씨 부인 말이 "오늘 자기 남편은 되게 답답 할 거라"하여 서로 웃었다.
공기도 희박 하고 경사도 있어 그런지 힘든 산행의 연속이다.
30분 정도 가면 육각정 지붕밑에 한뼘정도폭의 등받이 없는 긴 나무의자를 빙둘러 만들어
쉴수 있고 수도시설이 있어 식수 보충과 화장실이 있는 쉼터가 나타난다.
처음으로 Bambu Shelter 에서 쉬고
처제가 배낭을 더 지고 가겠다 하지만 한시간 반이나 졌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지고
광주 부인도 배낭 지고, 딸은 맨몸으로 올라도 어머니보다 잘 못 가는것 같다.
전주 부인은 지금 가이드에게 배낭 맡기고 컨디션이 안좋다며 힘들어 한다.
해발 2000m 에서 출발하여 2300m까지 힘들게 올랐는데 다시 내려간다
아까와라 !!!!!
다리까지 내려 간다는데 아무리 내려 가도 다리가 없다.
한참을 더 가니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 건너고도 또 더 내려가니
계곡에 다소 긴 다리가 있고 1900m 까지 400m나 내려 온거다.
에구!에구!!!
12시 50분 라양라양 가기전 쉼터에서 점심을 먹는데 소나기가 쏟아지니 쉼터가 좁아
의자에 앉아 먹는 사람,나처럼 자리 깔고 맨땅에 앉아 먹는사람,서서 먹는사람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지렁인 팥 색이며 작은데 점심 먹는 곳에서 본 지렁인 내 엄지보다 약간 가늘며
색은 회색에 약간 투명하고 길이는 50cm정도 구물구물 한참만에 숲속으로 없어졌다.
소나기는 계속 내리는데 한 10분 기다리면 그치지 않겠냐고 내처가 서대리에게 물으니
이곳 날씬 예측이 안 된다며 우의입고 가자는데,조금 더 기다리니 비가 잦아든다.
처는 판초, 나는 우산을 펼치니 살도 부러져 있고...가랑비 맞으며 가도 많이 젖지는 않는다.
라양라양은 메실라우에서 5.5km 팀포혼에서는 4km 되는 곳이다.
팀포혼에서의 등로가 먼저 만들어져 이제부터는 팀포혼 기준의 거리(km)가 표시된다.
새로운 리조트라도 짓는지 길 옆에는 철근과 건축 자재가 많다.넝마 같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메실라우 등산로는 오름 내림도 있고 길어서 힘이 들지만 더아름답고 좋았다
메실라우로 올라가서 팀포혼으로 내려오는 것이 탁월한 선택!!!!
(이제는 6년이나 지났으니 지금 가는사람은 흉물스러운 꼴은 안보겠구나)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식충식물이 더러 더러 보인다.
붉은색의 식충식물 주머니에 빗물 들어 가지 말라는것인지
구멍에 맞게 지붕까지 있는것도 있고
그래도 기울여 보니 빗물이 나온다.
아마도 곤충이 나오다 뚜껑에 부딛혀 다시 빠지게 하는 용도가 아닐런지.
회백색 나무에 누런색 실같은 균사인지,
같은 종류의 나무에는 같은 균사가 주렁주렁이다.
균사가 아닐수도 있고 이 지방에서는 뭐라는지 모르겠다.
나무딸기도 있는데 맛은 없다.
우리나라 논에서 처럼 개구리가 울어대고,
수시로 비가 오지만 그래도 연못이나 웅덩이는 없는데
우림이라 숲은 물기가 많아 개구리 서식에 적당한가 보다.
그럼 올챙인 어디서 크나. 성체가 되어 개구리도 등산을 왔나.
많은 나무와 꽃들이 등산로 주변에 가득하여 사진찍기가 바쁘다.
추적추적 내리는 실비는 오다 말다 하여 비를 맞다 안맞다 하며
30여분 마다 나타나는 쉼터에 쉬며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기도 하는데
처제가 "언니 배낭 내가 좀 메고 갈께" 해도 "괜찮아 " 하며
"여기서 제대로 가야 안나푸루나 트레킹 갈거란다.
우리말에 먹을수록 양양 거린다더니 키나발루에서 11월에 안나푸루나 타령이다.
초겨울에 안나푸루나 트레킹 해야 할려나...
어쨌든 건강은 한가보다 자기 배낭을 끝까지 사수 했으니.
드디어 오늘의 잠잘곳 라반 라타 산장(Laban Rata Resthouse 3353m) 이다.
오후 3시50분.식당 밖의 한란계의 온도는 11도를 알리고 있다.
비를 계속 맞으며 7.8분 더 올라가 방 배정 받고,샤워하고
다시 내려가 뷔페식으로 저녁밥 먹는데 쌀밥은 항상 볶음밥이고 양고기 맛은 좋았다.
원주민 처럼 손가락으로 집어 먹어봐도 밥알이 몇톨 집히지도 않고.......
김점례씨 모녀와 최순복씨는 식당에 오지 않고 방에서 라면으로 저녁을 대신 한단다.
지칠수록 잘 먹어 영양 섭취 제대로 해야 하는데.
라반라타산장에서 뭉근하게 높이 보이는 화강암 바위봉.
말 안장 처럼 보이는 능선,- 우리가 내일 오를 산이다.
비가와 두갈래로 쌍폭포가 흐르고 안개도 피어올라 보였다 안보였다 숨바꼭질 한다.
날은 서서히 어두워 가고.
4인 1실이라 윤수돌씨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한방에 들어 2층 침대라 윗칸에 처 아래엔 내가 누웠고
윤수돌씨네는 춥다고 아래층에서 부부가 같이.....
7시 부터 불끄고 누웠으나 한밤을 전전반측 뜬눈으로 새우니 연 이틀을 잠못자 피곤하다.
이래서야 내일 새벽 올라 가겠나 프랑스와 하는 축구나 보며 쉬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