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일기를 올리지 않으면 걱정하는 톡이 오기도 합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있지 않나하는 우려를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주에는 자는 시간을 빼면 계속 동작모드였을 정도지만 실체는 여전히 이사준비와 두 녀석들 뒷치닥거리에 따른 분주함입니다. 거기에 살짝, 퇴직을 앞둔 우리집 가장의 급속우울증이 전염되었는지 우울모드가 며칠을 지배하기도 했습니다.
준이의 경기조짐은 월요일 폭발적인 상동부정언어로 시작되기에 여전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정신과 우울증약물 SSRI의 긍정적인 측면이 끝났다싶어 중단하고 차분히 대처하자 화요일부터는 안정모드로 잘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꼬박 일주일을 지내다 온 후유증이 크기도 하고, 준이경기가 드디어 전두엽 쪽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삶이란 게 불편한 심적 문제나 감정문제를 '말'이라는 것으로 표현하기에, 대처하기가 그나마 쉽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대로 행동으로 나오곤 하니 뇌를 모르면 정말 해석과 대처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뇌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신비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알수록 더 많은 관심이 가게 됩니다.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뇌를 보게 됩니다. 그야말로 뇌의 상태는 행동과 언사에 그대로 드러나기에 깨닫게 되는 바도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결론은 정신적인 문제는 누구도 벗어날 수가 없다는 사실! 언어기능이 충분히 동반된 정신적인 문제들은 비록 자폐성이 강해도 '그저 그러려니' 혹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이거니 하는 것을 퉁처져지는 측면이 강합니다.
언어기능이 안되니 뒤죽박죽 뇌 속 상황들이 뒤죽박죽 행동으로 적나라하게 나오는 우리 아이들이 어려우면서도 알고보면 단순합니다. 태균이처럼 뒤죽박죽 행동을 그나마 잡아주는 것이 강박과 집착이라서 이 어려운 국면도 알고보면 긍정적 성장과정이기도 합니다. 준이가 희미하게나마 강박이란 초입으로 진입하는 모습이고 그것도 발전이기에 더 긍정적으로 보려합니다.
월, 화, 수 센터에서 돌아오면 태균이 스스로 수산한못 세바퀴돌기를 빼먹는 법이 없습니다. 일부러 그 시간에 제가 집에 없었더니 수산한못에서 저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합니다. 어제는 일부러 김밥과 만두를 사서 아예 저녁 겸 먹였습니다. 이런 시간을 태균이 너무 좋아하지요. 먹고나더니 발걸음도 가벼워진 듯 합니다.
요즘 제주도는 어딜가도 수국과 메밀이 한창입니다. 탐스러운 수국무리는 6월의 상징인 양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토양성분에 따라 수국꽃 색깔이 결정된다는데 같은 무리에서도 어찌 그리도 다양한 빛깔을 품어내는지 요즘 수국보기도 한 재미입니다.
메밀 역시 제주도 상당히 많은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표선민속촌 입구에 있는 메밀음식점은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 정갈하고 맛도 훌륭했습니다.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들! 며칠 바쁜 와중에도 우울모드가 강해서 이를 떨꿔내려 더 바쁘게 움직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내 마음을 달래 준 네잎, 다섯잎 클로버들! 액자로 만들어서 부모님들께 보충제보낼 때 하나씩 포장해서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기적같은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첫댓글 안 그래도 정말 궁금했습니다.
수산한 못 산책길의 꽃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수국의 시절이네요.
이사에 차질이 없도록 새 보금자리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길,
날씨도 도와 주길 바라게 됩니다.
준이의 뇌가 평안해지길, 잘 발전하길,
태균 형님처럼 좋은 루틴이 이끌어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