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이기도 했던 부산의 '1954년' 모습을 담은 '컬러사진'이 미국인으로부터 입수됐다.
이 사진들의 촬영자 '폴 잉글리쉬 비'(Paul English
Bee)씨는 1954년 당시, 현재의 부산롯데호텔(구.부산상고) 자리에 위치했던 스웨덴군 적십자병원에서
파견근무한 미군이었다. 전쟁 뒤 미국으로 귀국한 그는 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당시 촬영한 소중한 사진첩을 들고 왔다.
(사진=1954년 당시의 잉글리쉬씨. 우측에 보이는 건물이 적십자병원으로 지금의 부산롯데호텔 자리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 당시로서는 사진도
드물었을 뿐만 아니라 컬러사진은 더더욱 귀했다. 사진이 있다해도 대부분 탈색되어 명확한 장면을 확인키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잉글리쉬 비 씨는 이 사진을 미국으로 가져간
뒤 슬라이드로 바꿔 지금까지 보관한 덕분에 비교적
선명한 당시의 부산풍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최근
한국을 다시 찾은
잉글리쉬
비 씨(사진 오른쪽)는 "너무도 변한
부산의 서면거리를
보고 매우
놀랐다"면서 "몇몇
사진은 어디서 찍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아쉽게도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사진 가운데의 'Bob Dye'씨는 지금도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 부산을 잘 아는 60세 이상의 네티즌 독자 가운데 아래 사진의 정확한 장소를 기억하는
분은 이메일(sunny2@joins.com)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제공=골드베이 http://www.goldbay.co.kr)
◇ 부산 도심지 풍경
(사진=1954년 부산 서면로터리 풍경. 좌측에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고 우측에 지게꾼이 보인다)
(지금의 부산역으로 추정되는 이 기차역을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듯 싶다. 잉글리쉬 비 씨는 '초량역'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현재 부산시청이 있는 연산동 일대의 전경으로 1954년 여름쯤 되는 듯하다. 당시 이 일대가 논밭이었음을 보여준다.)
(큰 도로변의 길거리 풍경. 뒤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보인다.)
(1954년 당시의 부산 도로변. 도로 한복판에 서있는 교통신호원이 눈에 띈다.)
(지금의 자갈치시장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우측에 '서울미장원', 사진관 간판이 뚜렷하고 좌측으로 가방, 책, 양복점 등이 보인다. 거리엔 군복차림의 남자와, 한복 차림의 여성이 보이고 남자군인 사이로 머리를 양갈레로 땋은 처녀로 추정되는 여성 셋이 모여
있다.)
(현재 부산롯데호텔(구.부산상고) 자리에 위치했던 야전병원으로 항공촬영한 사진이다.)
◇ 54년 부산, 사람과 사람
(시장에서 고구마 등을 파는 아주머니와 자녀들로 보이는 아이들)
(54년 추석이나 설날로 추정되는 날. 깔끔한 새옷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왼쪽), 그리고
갓과 두루마기 차림의 노인)
(명절날 색동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분홍꽃 장식을 한 아이들의 모습. 마치 지금의 북한
어린이들을 보는 듯 하다.)
(잠시 허리를 펴고 있는 듯한 지겟꾼과 검정고무신을 신은 아이들)
(다정한 자매의 모습(사진 왼쪽). 아이를 많이 낳았던 옛날에는 언니가 동생을 업어 키우는 경우가 매우 흔했다. 양복점 옆골목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오른쪽))
(토정비결을 보고 있는 노인들. 사진으로 미루어보아 설날인 것으로 추정된다.)
◇ 당시의 사회상
(구멍가게 풍경)
(당시로서는 상당히 큰 가게로 추정되고 앞쪽에는 사과등 과일, 중간에는 빵, 뒤쪽에는
술이 보이고 우측에는 영문으로 '다이아몬드'라고 쓰여진 미제 상품이 보인다.)
(푸줏간에 고기걸린 모습. 가난했던 당시로서는 명절이 아니고는 푸줏간엘 가기 어려웠는데 지금도 우시장에 가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당시의 '똥차'. 요즘으로 말하면 '정화조 청소차'인데 소가 끌고 다녔고 비료로 사용됐다.)
(작은 내천가로 줄줄이 늘어난 피난민 판자촌. 1954년 당시 부산에는 이런 판자촌이 즐비했다고 한다.)
(큰깊 옆 신작로. 부산 초읍동의 하야리야 부대로 추정되는 지역)
(부산 성지곡 수원지(어린이 대공원)나 회동 수원지로 여겨지는 곳으로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어 아름답다.)
(시내 외곽지역의 푸르른 모습)
(명절날 시골집 풍경)
(부산의 어느 바닷가. 해변가로 올망졸망 집들이 모여 있다.)
('청구관'으로 여겨지는 회관 또는 극장 건물. 중앙 우측 '대평이용원'이라는 간판 옆에
오늘의 상영 프로 '읽어버린 지평선(地平線)'이 선명하고 그 앞에 다수의 군인이 모여있다.)
* 일부 사진은 포토샵을 이용, 명도·색상 트리밍을 했으나 대다수 사진이 매우 선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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