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들! 이제 우린 노년의 인생이다. 80년 비바람과 눈보라의 긴 세월 견디고 마지막 낙엽만 달린 고목같은 존재다. 태산준령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이 있다. 우리도 한 때 사계절의 온갖 풍상에 찢기고 부러지면서도, 청청한 푸른 모습으로 찬란한 태양 아래 좋은 벗들과 어울리고 산 적 있지? 자식들 안온한 쉼터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 적 있지? 벼슬 얻어 당당한 적 있지? 그러나 이제 우리는 몸에 작은 病 하나씩 키우는 노년이다. '풀벌레만 애처로이 울고 있는 외로운 이 산장에. 병 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 나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히 살아가네' 권혜경이 노래 같은 처지다. 일단 마지막 단풍이 더 아름다운 법인데, 그 단풍 떨어지면 우리도 진다. 인생이란 그저 그런 것이다. 유치하게 돈 이나 지식 가지고 잘난 척 하지 말자. 화장장 불구덩이 속에 들어가면 끝이다. 자주 만나서 막걸리나 한 잔 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살다가 가자. 안 나오면 죄인이다.
첫댓글 "안 나오면 죄인이다"나이 들어 가면서 새겨야 할 말 인것 같습니다."서로 의지 하면서 가자"가 마음에 와 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