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페이지
앞면과 뒷면
해와 달이
오거니 가거니
넘겨 가네
참, 날씨 좋은 가을 밤이다
이 좋은 밤도 내 발걸음 따라
조금씩 조금씩 넘어가네
내일의 페이지에도
그렇구나
무별비분별(無別非分別 : 분별이 아닌 분별함이 없다) 하여
서로가 다르게 존재함을 존중하고
오히려 권우(眷佑: 애정으로 보살피다)하면서
하루를 보람있게 지냈노라
넘기고 싶네
-11월 9일 밤
화리의 인생 페이지 글에
문득 ,스잔나, 한 구절이 떠오른다
해는 서산에 지고
쌀쌀한 바람 부네
날리는 오동잎
가을은 깊었네
가을은 하냥 겨울로 달리고
단풍은 어느 여인의 붉은 순정인가
그림자 벗삼아 가는 그 길에
오상고절이 파르르 떨고 있구나
- 무재
* 오상고절(傲霜孤節, 서릿발이 심(甚)한 속에서도 굴(屈)하지 아니하고
외로이 지키는 절개(節槪ㆍ節介)’라는 뜻으로, ‘국화(菊花)’를 이르는 말)
오상고절은
조선 숙종~영조 때 대문신으로
성품이 엄정하고 강직하여
바른 말을 반복하여 상소하는 탓에
여러번 파직되곤 했지만
이조판서 등 여러 정이품의 벼슬을 역임하고
두세 개의 벼슬을 겸직도 하였으며
시조 78수를 남긴 이정보의 시조에 등장한다
국화(菊花)야, 너난 어이 삼월(三月) 춘풍(春風)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