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야기
아프리카 사막지대 소년소녀들이 몇 십리를 걸어가서 마른 강바닥을 후벼 파 흙탕물을 길어다가 먹는 장면을 TV에서 자주 만난다. 나는 그걸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하다 우리는 언제든 물 같은 거야 말 그대로 ‘물 쓰듯’ 흔히 쓰고 있는데, 미안하다 우리가 물을 좀 아껴 쓰면 그쪽에서 샘이 펑 터져 샘물 수돗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지구는 둥글고 수구水球이니까(행성지구는 본래 물로 태어난 수구이고 모든 동식물 등은 물에서 태어나 물 없이는 못 사는 생명, 물은 뭇 생명체의 생명수) 수맥이 상통하지 않을까 간절하게 그런 생각도 해본다.
내 어린 적에 어머니께선 나를 삼보도령이라 부르셨는데 삼보란 물보, 떡보, 늘보란 뜻이란다. 물을 많이 마셔 땀도 많이 흘렸지 그래서 나중엔 물보가 땀보로 변했지만 어쨌든 내가 송산중고교 교사시절 아이들은 나를 붕어선생이라 불렀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수업시간 전에 당번학생이 물주전자를 아예 교탁 위에 미리 올려놓아 주었지. 이름이 대구니까 나의 전생은 아마도 물고기였지 싶다. 요즘도 사회교육원봉사 강의시간에 풍천님과 청지님이 물을 따라준다 따뜻한 물을, 따뜻한 물을 마셔야 뱃속이 따뜻해지고 뱃속이 따뜻해야 따뜻한 말이 나온다.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