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 희귀병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박승일 전 울산 모비스 코치(32)가 4년여간의 결혼생활을 눈물로 마감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씨는 부인 J모씨(28)와 지난 1월 협의이혼했다.
지난 30일 프로농구 스프링리그 결승전 경기가 열리는 수원 모비스 체육관에 40여일 만에 모습을 나타낸 박승일은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며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털어놓아 주위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나의 병이 무엇인지 알고나서부터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컸다. 옆에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것이 병만큼이나 큰 고통이었다"며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박씨는 아직 아이도 없고 20대인 부인을 놓아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 여기고 이혼 결심을 굳혔다. 박씨는 그렇게 헤어진 후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노래를 수없이 되뇌었다고 했다.
또 그는 "좋은 기억, 즐거웠던 추억만을 간직하겠다. 떠나보낸 그녀가 잘 지내길 기도하고 있다"며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박승일은 몸상태가 더욱 악화돼 이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수 출신의 봉하민 KBL심판의 도움을 받아 경기를 관전했다. 더 이상 몸을 혼자 가눌 수 없어 특수 휠체어를 주문해놓기도 했다. 머리를 들고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힘들어 번번이 무릎에 고개를 파묻고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마지막 농구관전이 아닐까 싶어 선수들의 모습을 두눈에 모두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제 박씨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자신의 팬카페 '★우리의 영원한 코치님 박*승*일(cafe.daum.net/seungilforever)'에 올라온 글을 보는 것과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모금이 늘어나는 것을 매일 확인할 때다. 현재까지 4,300만원이 모였다.
스프링리그 경기가 끝난 직후 부축받으며 나가던 박씨는 "몸이 다시 좋아지면 조성민처럼 신인드래프트를 신청하겠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