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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회장은 송이가 검사직을 그만 두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된다.
이제는 마음 놓고 서로 오가면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임신을 하고 심한 입덧으로 병원에 입원을 한 것을 알면서도 찾아가 보지도 못하는 애비의 심정이 참으로 안타깝고 애가 타들어가는 것만 같다.
무엇이라도 보내려고 해도 이미 언론에 노출이 될 것을 생각해서 그 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송이가 검사직을 사퇴한 이상 그런 눈치를 볼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변호사를 개업을 하고 나면 세신의 전문 변호사는 당연히 송이가 될 것이고 이제는 자신의 성을 물려받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딸과 아버지로 당당하게 만나고 오가고 싶고 정을 나누고 싶다.
민회장은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한검사 소식을 들었소?”
“네!
심한 입덧으로 검사직을 사퇴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표를 냈는지............“
“여자가 아기를 갖고 키운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더구나 남다른 직업인데 함께 병행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둘 중에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하는데 그래도 자식을 먼저 생각한 한검사의 결단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요.“
“그런가?
그 정도로 힘든 일인가?“
민회장은 여자들이 임신을 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출산까지 가는 것인 줄로만 생각을 했던 것이다.
“당신도 그렇게 힘이 들었소?”
“나도 여자인데 왜 안 그렇겠어요?
그저 당신이 신경 쓸까 싶어서 내색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그런 것이었소?
난 그런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그런 고생을 했었소?“
”그렇기 때문에 부정보다는 모정이 더 강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공연한 말이 아닙니다.
엄마는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내 놓고 자식을 지키는 것입니다.
여자보다 엄마가 더 강하다는 것도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자식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민회장은 새삼스럽게 여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지 않아도 한검사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서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도 사 먹이고 싶은 생각에서 연락을 했지요.“
“참으로 잘 하시었소.
이제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도 되지 않을까 싶소.
변호사를 개업하기 전에 우리 세진의 전문변호사로 영입할 생각이오.“
”그렇게 되겠지요.
그리고 이제는 한검사 자신의 성도 찾아야 할 것이고요.“
심수경은 이미 한송이를 남편의 자식으로 받아드릴 것을 결정을 하고 있다.
어차피 남편의 핏줄이고 사랑해서 낳은 자식이다.
또한 자신과 결혼 전에 일어난 일들이다.
새삼스럽게 자신이 질투를 하고 문제를 일으킬 것도 없는 일들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검사가 남편의 성을 이어받고 그룹을 위해서 그룹의 변호사로서 자신의 모든 실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알고 있는 민회장은 아내의 그런 마음들에 대해 늘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슨 일이든 너그럽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아내의 성품이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심수경은 송이와의 약속을 생각하면서 집을 나선다.
임신을 해서 몸이 힘든 송이를 집 근처에까지 데리러 간다.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송이를 본다.
심수경을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린다.
“안녕하세요?
공연히 이곳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무슨 그런 말이 있어요?
입덧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을 불러내어서 내가 미안하지요.
자, 어서 탑시다.“
심수경은 송이를 태우고 차의 문을 닫고 돌아서 운전석으로 간다.
언제나 외출할 때에는 기사를 쓰지 않는 심수경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볼일로 운전기사를 부른다는 것은 낭비고 사치라는 생각을 하는 심수경은 언제나 스스로 운전을 하고 다닌다.
심수경은 예약을 해 둔 식당으로 간다.
주로 야채와 신선한 과일과 생선을 주 재료를 쓰면서 가볍고 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 나오는 곳이다.
“이곳은 내가 가끔 입맛을 잃을 때 들려서 입맛을 돋우고 가는 집인데 생각보다 음식이 무겁지 않고 산뜻해서 입덧을 하는 우리 한검사에게 맞을 것 같아오 왔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사모님!
이제는 편안하게 말씀을 해 주십시오.
검사직도 사퇴한 사람입니다.
딸처럼 그렇게 편안하게 대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참으로 고맙소.
내 마음엔 벌써부터 자식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
우리 회장님은 이제 당신의 성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기대가 크시지.“
”네!
아무래도 그래야겠지요.
그래야만 태어나는 아기에게 자신의 외조부가 누구신지를 정확하게 알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또한 사모님도 역시 제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도 이제부터는 딸이라는 생각을 하며 편안하게 대하겠네!
이젠 언제든지 마음 놓고 집에도 드나들었으면 하는 마음이고.“
“네!
아마 제가 아버지의 성을 되찾으면 당분간은 몹시 시끄러울 것입니다.
기자들이 별의별 억측을 만들어 세상을 시끄럽게 하겠지요.
제 어머니의 일로 인해서 회장님을 공격하려고 들 것입니다.
적당한 기회에 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절대 앞으로 나서지 마시라고 전해 주십시오.“
”혼자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겠나?“
”해야겠지요.
제 부모님들의 일이니 제가 감당하고 수습을 하려고 합니다.
당분간 제 어머니를 기자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모셔다 놓아야겠지요.
아직도 그 옛날의 일로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은 어머니가 공연히 심적인 상처를 더 받지 않도록 해
드려야 하고요.“”아직 그렇게 많이 힘들어하고 계시는가?“
”가끔은 아직도 많이 힘들어하고 계시는 것 같지만 스스로가 이겨내시려는 노력도 많이 하고 계십니
다.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하면 참으로 불쌍하고 가슴 아픈 사람이지.
이제라도 좋은 세상에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네!“
송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상당히 음식을 많이 먹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안으로 음식을 가져가면서 맛있게 먹는다.
그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심수경은 마치 엄마가 딸의 모습을 보는 듯한 인자스러운 눈빛이 된다.
“아, 참으로 많이 먹은 것 같습니다.
모처럼만에 이렇게 배가 부른 것을 느끼네요.“
”나도 먹는 것을 보니 참으로 좋다.
가끔은 이렇게 입맛에 맞는 것을 사 먹이러 나와야겠구나!“
심수경은 어느 사이에 편안한 말투로 바뀌어져 있다.
이제 그들은 누가 보던지 엄마와 딸의 모습으로 보일 정도로 정겹다.
송이는 점차 입덧이 가라앉으며 편안해진다.
이제는 출산을 하기 전에 자신의 성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법적 절차에 따라 민회장
의 친자로서 한송이에서 민송이로 이름이 바뀐다.
기자들이 그것을 용케도 알아내어 매스컴마다 대서특필이 된다.
더구나 한송이 검사의 생모에 대한 이야기도 새삼스럽게 불거져 나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기영이 그렇게 남해의 작은 섬에 있었던 것도 민회장 측에서 벌인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이
야기가 나돌기 시작한다.
여자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그 먼 섬에 보내버렸다는 그럴듯한 스토리가 꾸며지면서 더욱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기자들은 민영진 회장을 만나려고 애를 쓰지만 민영진 회장을 만날 수가 없기에 더욱 기사는 부풀어
지고 있다.
송이는 우선 엄마를 남편의 먼 친척이 되는 조용한 곳에 모시고 나서 기자회견을 자청한다.
기자들 앞에 엄마가 노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엄마가 다시 그 일로 인해서 정신적인 충격에
빠질 위험이 있기에 기자들과의 만남을 철저하게 막아 놓고 있는 송이다.
엄마는 그 일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기자회견을 청하면서 임산부라는 것을 내세우며 일체의 질문을 사양한다는 조건을 내 세운다.
남편인 임주형은 자신의 채널을 모두 동원해서 아내의 신변안전을 부탁하고 기자회견장에서의 모든
불상사를 사전에 막을 준비를 한다.
송이는 보디가드의 보호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선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의 후레쉬를 받으며 잠시 눈살을 찌푸리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침착한
모습으로 단상으로 올라선다.
“저와 민영진회장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억측들이 나돌고 있음을 알기에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모든 것을 숨김없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송이는 잠시 수많은 취재진들을 바라본다.
송이의 양옆으로는 송이를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보호를 하려는 듯 보디가드들이 엄중하게 나열이 되어 있다.
“사실 민영진 회장님은 제 생부라는 것을 밝히고자 합니다.
제 생모, 즉 저를 낳으신 제 생모와 민회장님께서는 젊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었다는 것 또한 부인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 세진은 대 기업그룹에조차 올라 있지 않은 상태였고 민회장님 또한 그저 사업을 하
는 부모를 둔 젊은 청춘이었지요.“
송이는 또 잠시 취재진들을 쭉 바라본다.
모두들 숨죽여 송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인다.
“사업에 욕심이 많으셨던 민회장님의 부모님께서는 제 생모와의 결혼을 심하게 반대를 하신 것은 아
마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아들에게 모든 것을 걸고 계신 부모님은 제 생모처럼 평범한 집안의 딸보다는 앞으로 사업을 일으켜
세울 만한 집안의 며느리 감을 원하셨겠지요.
그래서 아들을 막아 놓으시고 제 어머니가 변심을 했다고 그리고 갓 낳은 자식인 제가 잘못되었다는
말씀을 하시며 제 생부의 마음을 돌리셨던 것입니다.“
송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면서 다시 장내를 둘러본다.
“제 생모의 기억상실증은 생부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지요.
혼자서 외출을 했다가 어떤 사고를 당하셨는지 지금도 제 생모는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습
니다. 다만 순간적으로 어떤 충격으로 인해서 모든 기억을 상실 당했다는 것만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
이지요.“
송이의 표정은 꼿꼿하다.
눈동자 또한 흔들림 없이 좌중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간다.
“제가 생모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 생모의 일기장을 기억하다시피 읽어가며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에
서야 생부가 세진의 민회장님이시라는 것을 알아낸 것입니다.
저 역시 행여 민회장님이 그 모든 일들을 지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었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하시고 오히려 제 생모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는 너무나 놀라시던 그 표정을 저는 또
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민회장님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친자확인을 거쳤고 지금까지는 법조인으로 대그룹과의 밀착관계
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 미루고 있던 일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너무 터무니없이 상상을 부풀려 기사화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
는 일입니다.
이렇게 부탁을 드립니다.
더 이상 개인적인 사생활을 들추어 내지 마십시오.“
송이는 고개를 깊숙하게 숙이고는 단상에서 내려온다.
임산부의 힘든 모습이 역력하게 나타나는 송이의 모습이다.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송이를 더 이상 잡을 수가 없는 취재진들이다.
힘들어 하는 임산부의 모습이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들이 다시 크로즈업이 되면서 그 모든 것들이 차츰 가라앉기 시작한
다.
한송이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뒤에 있는 세진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힘이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임주형의 사조직이 많은 것을 움직였고 막대한 그룹의 힘이 더 이상은 말을 하지 못하도록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송이는 비로소 대그룹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을 한다.
누구도 감히 함부로 더 이상 날조된 일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라는 안도감에 송이는 긴 안도의 숨
을 몰아쉰다.
이제는 민회장의 대문을 넘어선다는 것이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된다.
심수경은 이제 송이를 집으로 불러 마음껏 자신의 솜씨로서 음식을 해 먹이고 쉬도록 해 준다.
송이 역시 편안한 마음으로 그 모든 것을 받아드린다.
이제 송이는 집보다는 민회장님 댁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출산 달을 맞이하고부터는 심수경이 보살펴주는 것이 더 편안하고 안정이 되어 그곳에서 보내곤 한
다.
기영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는 없다.
자신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도 하지만 매장을 소홀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송이를 보
살펴줄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정숙 또한 아름이의 결혼준비로 인해서 정신이 없다.
예단이나 혼수를 아무것도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프랑스에서 나오시는 아름이의 시댁어른들을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결혼식이 끝나서 모두 프랑스로 돌아가 버리면 언제 다시 귀국을 하실 수 있을 것인지 모르는
일이라서 결혼 전에 시댁 어른들을 초청을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모든 준비를 해 나간다.
집에서 모든 준비를 할 것이다.
며느리의 집이 어떤 집이라는 것도 보여드리고 음식 또한 어떤 것인지도 제대로 준비를 해서 대접하
리라는 생각을 하며 순전한 한국식으로 준비를 해서 초대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다.
문정숙은 이제 송이가 제 성을 찾고 아버지의 집에서 편안하게 출산 준비를 하고 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을 한다.
송이로서는 참으로 잘 된 일이고 그런 송이를 친자로 맞이해준 민회장의 아내에 대해서 감사하고 고
마운 마음이다.
송이가 그 댁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무사하게 출산을 하기 바라고 있는 문정숙은 아름이의 결혼을 앞
두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제 모든 것들이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제는 혼자 남게 되는 시누이가 걱정스럽지만 날이 지나감에 따라 많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시누이다.
매일 저녁이면 남편과 퇴근을 하면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온다.
처음보다 많이 안정이 되고 매장을 가꾸고 매출을 올리는 일에 대해서도 점차 많은 의욕을 보인다는
남편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는 문정숙은 이제 시누이도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딸인 송이를 바라보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가 홀로 살아가기를 노력하고 그렇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
라고 있다.
누구를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추스르면서 그렇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
고 있는 문정숙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많은 도움을 주어야겠지만 온 가족이 그런 시누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
각을 한다.
그런 노력덕분인지 기영은 송이가 없는 집에서도 이제는 잘 견디며 숙달이 되어 가고 있다.
첫댓글 즐독 감사합니다
즐~~~감!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