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을 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때만해도 부모와 자식간에는 호칭이 까다로웠다. 그렇지만 저 드라마의 시기는 개화기가 아닌가? 그래서 책 -『조선시대 백성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인용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조선시대까지의 부모자식의 호칭의 경우는 아래와 같다.
부모와 자식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어러한 엄격함 속에서 이루어졌다. 부부 사이와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식 간에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는 않았다. 특히 묵언의 윤리가 강조된 남자들, 즉 부자간의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고전 소설에서도 매우 드물었다.
부모와 대면 상황에서 자식은 스스로를 ‘소자’, ‘소인’ 등으로 낮추었다...(생략)
한편 제3자와의 대화에서는 자기 아버지를 칭할때는 ‘부친’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다...(생략)
어머니와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면전 대화에서는 대부분 ‘모친’이라 호칭하며 항상 깍듯한 경어를 사용하였다. (생략)
부모는 평어체로
한편 부모는 자식과의 대면 상황에서 별도의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너’ 혹은 ‘네’ 등의 인칭 대명사로 지칭하였다. 《조웅전》에서 먼길을 다녀온 조웅이 어머니에게 인사드리며 “모친은 그사이 기체일향하시니까?”라고 문안을 여쭙자 어머니는 “나는 잘 있거니와, 네 그사이 어디 가 머물며 저 칼과 말을 어디서 얻었느뇨.”라고 응답한다. 서자의 설움을 말한 홍길동도 그 아버지, 어머니 모두 “재상의 집안에 천한 종의 몸에서 태어난 자식이 너뿐이 아닌데”라며 야단을 친다.
부모들이 면전에서 자식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즉 부모는 자식에게 너, 네 라는 호칭이 대부분이고 특별한 일 없을 때는 자식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그렇지만 개화기에는 그 호칭이 달라진다.
책의 내용을 인용해보면 이렇다.
개화기의 신소설들에서도 자식들은 부모에게 공손한 경어를 사용하고 부모들은 자식에게 하대하는 양상은 조선 후기 고전 소설들과 같았다. 다만 호칭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자식들은 부모를 대개 '어머니', '아버지'로 부르고 경어로 말하였으며 부모는 자식에게 '너' 등의 인칭 대명사로 부르며 낮춤말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생략)
조선 시대 고전 소설에서는 면전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개화기 신소설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이 아버지라는 호칭이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음을 보여 준다. 어머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고전 소설에서는 드물게 면전에서 '모친'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사례가 있었지만 개화기에 오면 직접 '어머니'라 부르는 사례가 매우 많이 등장하였다. 모친이라는 한자 표현 대신 어머니라는 한글식 호칭이 마찬가지로 일반화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자식은 이름으로 불러
개화기에 오면 부모가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치악산》(288)에 나오는 모녀간 대화 장면을 보면 어머니가 딸을 "이애 남순아"라고 부르며 대화를 이어간다. 《혈의누》(48)에도 미국 땅에서 극적으로부녀간 재상봉한 뒤 아버지가 "이애 옥련아, 그만 일어나서 너의 어머니 편지나 보아라"며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보라고 건넨다. 《구마검》(138)에서도 사촌동생의 아들을 양자로 받은 최씨 부인이 양자 종표에게 "종표야, 날이 선선하다. 핫옷을 갈아입어라." 즉 날이 선선하니 솜옷으로 갈아입으라고 대화를 이어간다.
이처럼 개인의 이름이 호칭으로 빈번하게 사용된다. 전술한 대로 조선 시대에는 이름을 직접 부르는 사례가 거의 없었고, 성인이 되고나서는 자나 호를 부르거나 관직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전래의 풍습이 개화기에 들어 상당히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스터 션샤인의 예를 들자면 극중 시기가 대한제국 시기인만큼
주역 중 1명인 고애신이나 김희성의 부모가 자식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경우에는 고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첫댓글 조선시대에도 자식을 부를 때 반가에서만 이름을 쓰지 않고 상민들은 그냥 이름으로 부른 것은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