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세상에서 실속없이 거드럭대는 대는것을
보고 의기양양(意氣揚揚) 하다고 한다.
오늘은 의기양양이란 문자가 언제부터 흔히
쓰이게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옛 中國 제(齊) 나라에 안평중(安平仲) 이라는
어진 정승이 있었다.
사람이 어질어 그를 존경해 안자(安子)라 불렀다.
대내외적으로도 그의 인물됨을 높이 평가해
백성들은 그의 행차가 있는날엔 길가에
쭉 나와 그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장사진을 쳤다.
어느 날 안자가 어디를 가니 연도에
많은 사람들이 구경 나와 있었다.
그구경하는 사람중엔 안자의 수레를 어거하는
馬夫의 아내도 끼어 있었다.
그아내가 안자의 행렬을 구경하는데 그안자의
표정은 근엄하고 부드러히 주위를 돌아 보며
미소를 머금은 모습이 얼마나 좋아보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자기 남편은 말의 고삐를 쥐고
수레 앞채에 걸터 앉아 말을 모는데
마치 제가 정승이라도 된듯이 의기양양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날이 저물자 남편은 큰일이나 하고 들어온듯
의기양양해 가지고 집에 돌아 오니
아내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었는지라
웬일이냐고 물은즉 아내는 그대와는 살수가 없으니
오늘부터 남이 되자고 하는것이었다.
"갑자기 무슨 말을 그렇게 하오?" 하니
아내는 벌떡 일어나 정색을 하며 말했다.
"무슨 말이라뇨? 妾은 오늘 안자의 행차를 구경 했소.
안자로 말하면 일국의 정승이요,
그의 이름이 다른 나라까지에 떨치고 있지만
그분의 태도를 보니 어디까지나 겸손해 보이는데
당신은 그의 馬夫로서 무엇이 잘나서
그렇게도 意氣揚揚 하단 말이요?
사람이 궁해서 남의 밑에서 마부질은 할지언정
뜻까지 그렇게 비루하단 말이요?
妾은 창피해서 더이상 당신과는 살수가 없소."
이말을 들은 남편은 아내에게 사과 하고
그다음 날부터 태도를 일변하여
지극히 겸손한 사람이 되었다.
이것을 안 安子가 물으니 馬夫는
사실데로 이야기 했다.
安子는 말하기를 아내도 어질거니와
얘기를 듣고 자기의 허물을 고칠줄을 아는
馬夫도 또한 착한 사람이라 하여
차차 벼슬을 시켜 大夫에까지 오르게 했다.
문헌에 의기양양이라 말은 여기에서
처음 나온 문자였다.
이 얘기에서 볼때 의기양양해서
거드럭대는 자기의 남편을 보고 부끄럽게 여긴
아내는 얼마나 어질며 아내의 충고를 듣고
행실을 고친 마부는 또한 얼마나 어진 사람인가.
오늘 날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권력가의
운전수 쯤 되면 그것은 의기양양의 정도를
벗어나 橫暴하기 짝이 없을 지경인데....
어느 누가 권력을 잡으면 본인 보다는
집안 가족으로부터 주위 친근자까지도
권력을 행사한다.
심지어는 먼 일가까지,더하면 그친구까지도
권력 행사를 하려 든다.
옛 사람을 견주어 볼때 여자로서도
부끄러워 하던 것을 이시대의 사람들은
영광으로 알고 날뛰니 탄식치 않을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