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김병현 고춧가루 부대 탬파베이 주의보
이젠 탬파베이도 만만치 않다. 김병현(25·보스턴)이 메이저리그 최대의 격전지로 꼽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어떤 생존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팀별 전력보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현재 '앙숙' 뉴욕 양키스를 필두로 오프시즌의 승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팀이 없다. 당초 최약체로 꼽히던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또한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위협적이지는 않아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탬파베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초로 감독-선수 트레이드를 단행해 외야수 랜디 윈을 시애틀 매리너스에 내주고 루 피넬라 감독을 영입했다.비록 2003시즌 63승 99패(0.389)에 그쳐 팀 창단 6년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이어가야 했지만,'100패 악몽'에서 벗어나며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달라지며 이기는 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전까지 동네북(32승 60패) 신세를 면치 못했던 탬파베이였지만 8월 이후 180도 달라졌다. 후반기 31승 39패를 올리며'내일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젊은피들이 매경기 상대팀들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투지로 이어져, 만나는 팀마다 템파베이가 뿌린 고춧가루를 흠뻑 뒤집어 썼다. 선발진이 올린 승수가 37승에 불과했지만, 1억달러를 더 쓴 텍사스 레인저스보다 더 좋은 득실점 편차를 기록했을 정도로 끈적한 승부를 펼쳤다.
같은 지구 팀들 상대로는 그 매서움이 더하다. 동부지구 팀들과의 경기에서 시즌 승률을 훨씬 앞지르는 34승 42패(0.447)를 기록했으며 토론토와 볼티모어와의 상대전적에서 각각 11승 8패의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올 오프시즌 탬파베이의 화두는 관록과 패기의 하모니였다. 지난해 탬파베이가 1점차 또는 2점차로 패한 경기는 51경기. 이중 절반만 이겼어도 88승 74패, 승률 0.543에 이른다. 매경기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젊은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좌초한 셈이다. 이에 루 피넬라 감독은 베테랑 티노 마르티네스와 호세 크루스 등 20명이 넘는 선수를 새롭게 영입하며 팀의 구심점 확보와 신구조화에 나섰다. 도루왕 칼 크로퍼드와 '신예' 로코 볼델리,'차세대 거포' 오브리 허프 등 빠르고 강한 라이업에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얹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양키스, 볼티모어 등과 피말리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 김병현의 소속팀 보스턴 역시 더 이상 템파베이를 '동네북'쯤으로 여기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29승 27패 86세이브에 방어율 3.24를 기록중인 김병현은 같은 지구 팀들 가운데 양키스와 오리올스에는 약세를 드러낸 반면 탬파베이전에는 지난해 처음 6차례 등판, 2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운 하위팀들이 던진 돌에 상위팀이 맞으면 그야말로 치명타가 된다. 김병현 또한 순위다툼에 결정적인 변수역할을 할 '고춧가루 부대'의 딴죽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 | 최우근기자 cwk7162@
첫댓글 개인적으로, 올시즌 최고의 고춧가루 부대는 볼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볼티모어 무서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