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연고로 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선출된 버락 오바마에게 공개 초대장을 보냈다. 업튼 파크에 들러 경기를 보라는 것이다. 얼핏 '생뚱맞다'고 생각될 수 있는 웨스트햄의 초대에는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다. 오바마는 웨스트햄의 팬으로 알려진데다 평소 축구에 깊은 관심을 가진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함께 한 오바마 당선자 – 왼쪽 세번째가 '리틀 축구선수'인 큰 딸 말리아 |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오바마는 5년 전 웨스트햄의 홈 구장인 업튼 파크에 들러 경기를 직접 관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이복 누이와 지인들이 웨스트햄의 열성팬인 덕분인데 이번 선거 운동 기간 중에는 오바마 캠프 쪽에서 "오바마 후보는 웨스트햄 팬"이라는 이야기를 직접 흘리기도 했다니 웨스트햄 측의 초대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축구에 관심이 많은 미국내 히스패틱 및 흑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웨스트햄 팬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었던 모양이다. 미국 대통령이 축구에 관심이 큰 남자라는 사실, 또 더 나아가 자신들과 같은 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한 것이다. 일부 웨스트햄 팬 사이트에서는 "아스널은 오사마(빈 라덴), 우리는 오바마"라고 낄낄대며 은근히 자부심을 내세우는 팬들도 생겼다고 하니 웨스트햄의 초대에 오바마가 응하는 날이 온다면 분명 축구계의 큰 이슈가 될 것 같다. 아무튼 오바마의 백악관 입성이 확정되자 영국의 <더 선>이 웨스트햄 엠블럼에 적힌 'WEST HAM UTD'라는 문구를 'WHITE HOUSE UTD'로 바꿔 합성한 사진이 영국 내에서 화제를 일으킬 정도니 오바마의 '축구 사랑'은 이래저래 큰 화제를 뿌리는 것 같다.
그러나, 오바마와 축구의 연관성은 웨스트햄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예를 들면, 오바마의 열 살짜리 딸 말리아가 있다. 오바마는 매주 리틀 축구단에서 공을 차는 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종종 축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열성 후원자인 헐리웃 영화 제작자 조 로스도 빼놓을 수 없다. MLS(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시애틀의 구단주이기도 한 로스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지역은 대부분 축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라는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오바마가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크게 뒤져있을 때부터 스필버그 감독 등과 함께 후원금을 조성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백인들만의 국가가 아니"라면서 "점점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이 늘어나는 풍토에서 앞으로는 축구가 (미국에서도) 메인 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더 선>에 실린 '해머스' 오바마 |
그래서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측에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로스의 발언과 오바마의 축구 선호 성향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흑인 대통령의 탄생이 최근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축구가 미국 내에서 이른바 '소수 민족'의 스포츠로 분류되는 풍토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베컴에 이은 또 하나의 호재가 나타났다고 믿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축구를 원한다'는 로스는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시애틀 팀에 최근 프리미어리그 스타 프레디 륭베리를 영입해 자신의 신념에 힘을 실었다. 당초 "LA 아니면 뉴욕으로 가고 싶다"던 륭베리가 시애틀로 급선회한 것은 로스의 적극적인 '캐스팅'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에 스타 배우들을 성공적으로 캐스팅했던 경험을 살려 륭베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섰고 결국 원하는 스타 선수와 손을 잡게 됐다. "LA는 축구가 아니라 연예 도시, 뉴욕에 살면 파파라치 때문에 고생할 것"이라는 설득이 먹혀든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미국 축구계에 관심을 갖고 힘을 쓰는 사람들의 범주가 크게 확장되어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축구 관계자들은 오바마 차기 대통령 재임 기간을 MLS 발전의 호기로 보고있다는 전언이다. 그래서 웨스트햄 측의 초청이 성사될 지 여부가 더 큰 관심을 모으는 모양이다. 몇 달 전, "오바마가 업튼 파크에 오면 모든 비용 및 보안을 책임지겠다"던 웨스트햄의 메인 스폰서 XL은 재정난으로 이미 웨스트햄을 떠났지만 팀에서는 여전히 그 제안은 유효하다며 오바마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다. 미국 축구 사정도 사정이지만 당장 재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웨스트햄 입장에서도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분명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을 테니 이해하고도 남는 제스쳐라 하겠다. 물론, 오바마 역시 자신의 지지층을 확고히 다지고 변화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축구와의 친숙한 관계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이니 서로에게 모두 이득이 될만한 거래(?)가 아닐까. 오바마와 연고가 같은 웨스트햄의 미국인 수비수 조나단 스펙터가 조만간 백악관에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오버일려나.
FRIDAY DISSERT
미국 대통령과는 정치적 대척점에 있다 할 오사마 빈 라덴의 경우 열성적인 아스널 팬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1994년에 아스널이 유럽 컵위너스컵[현재 UEFA컵과 통합] 결승에 진출할 당시 하이버리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전했다고 한다. 오바마의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언젠가 '맨유 팬'이라고 밝혔던 남편 빌 클린턴의 인터뷰를 근거로 영국 팬들 사이에서 '맨유 팬'으로 분류되며 영국 여왕은 아스널 팬,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첼시 서포터,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뉴캐슬 팬으로 알려져 있다. 고든 브라운 현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의 작은 팀 레이트 로버스 팬이라고.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60&article_id=0000000105
첫댓글 아직까지 이렇다 하고 말하긴 그렇지만.. 일단 첫인상이.. 굉장히 호감형이다.. 어떤 블로그에서 농구도 좋아한다고 하고 또, 잘한다고 하던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길 기대해봐야지.. ㅋㅋ
농구팬에 야구팬이고 또 축구팬이기도 한데 아무래도 미국인이니까 농구,야구가 우선일듯
농구, 야구는 미국에서 모두 인기가 많은데 축구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축구를 좀 살리고 싶어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