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을 뜨겁게 달굴 핫뉴스 하나. 철도파업이 되겠습니다.
극적인 타결을 보지 않으면 일주일후에 파업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
있습니다. 많은 불편함이 따를것입니다.
철도노조의 최하층에서 바라보는 철도노조는 그다지 철도의 발전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거의 직종간의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서
상대의 발전이 나의 불행이라는 인식하에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도
철도청과의 싸움에선 동지애를 발휘하는 희한한 조직이기도 합니다.
가령 기관사라는 직업이 철도에서 월급과 대우가 가장 좋다고 보는
분이 있다면 안타깝지만 아닙니다. 하다못해 수도권전동차 차장이
더 진급이 빠릅니다. 그리고 월급은 검수원이 더 많습니다.
디젤기관차를 개조를 해서 고장도 적고 검수도 쉽게 하려는 시도는
어이없게도 그렇게 되면 검수원의 정원이 준다는 논리때문에 시도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그 덕택에 기관사들은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기관차를 몰고 다닙니다.
서울기관차에 CDC동차를 들여오려고 했지만 이또한 검수원들이 절대불가
를 외치는 바람에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그 덕분에 기관사들은
지옥과도 같은 디젤기관차로 경의선을 오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십년된 단 하나의 모델밖에 존재하지 않는데도 검수원은 벌떼처럼
모여있고(한사람이 하나의 분야밖에 고칠수 없다는 규정때문에)
쉬는 시간이면 술집에서 삼삼오오 술이나 마시면서, 점검중에 고장을
발견하고 고쳐달라고 요구하면 연속극이나 보면서 밍기적 거리며
인상쓰고 나와서는 이상없다고 그냥 나가라는 검수원들이
"살인적인 노동강도"때문에 죽어나간다고 사기를 칩니다.
전동차기관사들은 언제 철길로 뛰어들지 모르는 자살자를 경계하랴
다닥다닥붙어있는 신호기를 확인하랴 종류도 여러가지인 전동차의
특성에 맞게 운전하랴 정신없는데, 맨뒤의 차장은 떡하니 의자에 앉아서
신문이나 보면서 때론 졸면서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외칩니다.
그런데도 진급은 더 빠릅니다. 그리고 대놓고 기관사들을 무시합니다.
이런 엄청난 사태를 진정시켜야 할 철도노조는 뜻밖에도 대부분이
이런 사람들이 장악을 하고 있어 사태를 더욱더 부채질합니다.
이러니 기관사들이 파업에 적극나설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파업의
효과는 기관사가 있어야 극대화되므로 억지로 끌어다가 파업에 동참시키
려고 합니다. 환장할 노릇입니다.
기관사들 대부분이 민영화를 찬성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이유
때문입니다.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면 물론 기관사들도 힘들겠지만
일같지도 않은 일하면서 진급은 더 빨리되고 수십년을 달랑 한가지기술로
버티는 사람들이 좀더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대처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철도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균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정당한
대우를 받기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런 개혁은 당분간은 상당히 어렵게
생겼습니다. 정부에서 마련한 민영화는 말그대로 영국식의 망한 민영화
라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공사화는 하필이면 영국식의 민영화의 중간단
계랍니다.
적어도 일본식이나 프랑스식의 민영화를 원하는 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당분간은 기관사로서의 자존심외에는
돈도 진급도 포기하고 살아야할것 같군요...
현재 추진중인 공사화가 영국식 민영화의 중간단계라... 운송과 건설사업을 분리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는 건지요? 그 외에 영국식 민영화로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제가 알기론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등등 유럽 국가에서 "영국식으로" 철도운송과 건설사업을 분리하고 있는데... 그게 반드시 나쁜 건가요?)
첫댓글 비록 그방면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저의 생각과 거의 일치하네요...친구가 군대에서 휴가나왔는데..기차를 타야만 매우 편하게 복귀할수 있는곳이라..진짜 파업하면 참 불편해질듯..
음.... 어느 쪽이든간에 정보 차단이 빈번하군요.... 조중동이야 말할 것도 없고 철도노조조차도 일부 계층의 이익을 위한 정보 차단을 하고 있으니... 솔직히 철도 순직자 중에 누가 가장 많을까요? ^^;
정말이지 우리나의 철도의 개혁은 언제 시작되는것일가요? 생각 같아선 각목들고 나쁜노조원들은 잡아서 패고 싶을 판입니다. 그런데 못하잖아요. 뭔가 아주 좋은 철도개혁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정말 철도개혁이 아주 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현재 추진중인 공사화가 영국식 민영화의 중간단계라... 운송과 건설사업을 분리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는 건지요? 그 외에 영국식 민영화로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제가 알기론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등등 유럽 국가에서 "영국식으로" 철도운송과 건설사업을 분리하고 있는데... 그게 반드시 나쁜 건가요?)
철도노조는 순직자 몇명이다 이런 소리만 하지 말고 순직자 중 어느 계층이 순직했나... 하는 것도 가르쳐 주기기 바랍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는 기관사는 철도청과 철도노조 양쪽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다. 철도노조 집행부 바꿔야 합니다.)
철도운송과 시설유지보수를 영국은 둘다 잘게잘게 잘라민영화를 했고, 나머지는 시설유지는 국영체제혹은 공단형식으로 국가가 관리를 합니다. 영국식을 스웨덴에선 "영국과 많이 다르며 답습하고싶지 않은 모델입니다"하고 하네요(건교부 발행 자료집)
물론 나쁘다고 할수는 없죠. 하지만 영국식은 민영화찬성론조차 들먹이지 않는 모델이고요(결국엔 재국유화). 시설과 운영분리는 대부분의 유럽에서 하지만 가까운 일본에선 하지 않는 모델이니까 꼭 좋다고도 할수 없군요